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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영웅\' 파퀴아오, 델라호야에 8라운드 TKO승

체급을 뛰어넘는 세기의 대결로 관심을 모은 경기에서 \'필리핀의 복싱영웅\' 매니 파퀴아오(필리핀)가 \'골든보이\' 오스카 델라호야(미국)를 쓰러뜨리는 파란을 일으켰다.

파퀴아오는 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라스베가스 MGM그랜드가든에서 열린 델라호야와의 웰터급(66.68kg) 12라운드 논타이틀전에서 훨씬 앞선 기량을 뽐내면서 8라운드 TKO승을 거뒀다.

현역 WBC 라이트급 챔피언인 파퀴아오는 ‘대어’ 델라호야를 제압함으로써 복서로서의 주가가 하늘을 찌르게 됐다. 이날 경기를 포함, 48승3패2무 36KO를 기록하게 됐다. 168cm의 작은 체구를 가진 파퀴아오는 그동안 라이트급(61.23kg) 위로는 뛰어본 적이 없는 전형적인 경량급 복서다. 원래 플라이급(50.8kg)에서 시작했다. 이번에 파퀴아오는 웰터급 체중으로 경기를 치르기 위해 몸무게를 5.65kg나 늘려야 했다.

반면 라이트, 라이트웰터, 슈퍼웰터급, 미들급에서 챔피언을 지낸 델라호야는 2001년 아트루토 가티와의 경기 이후 가장 적은 몸무게로 경기에 임했지만 파퀴아오의 스피드를 따라잡지 못했다. 이번 패배로 39승6패를 기록한 델라호야는 전성기에 비해 훨씬 못미치는 기량을 드러내며 은퇴 위기에 몰렸다.

당초 불리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파퀴아오는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델라호야의 공세를 피한 뒤 날카로운 스트레이트로 반격했다. 초반부터 파퀴아오의 스트레이트를 안면에 얻어맞은 델라호야의 눈가는 점점 부어올라 눈을 뜨기 조차 힘든 상황이 이어졌다.

4라운드에선 파퀴아와의 스트레이트에 여러 차례 델라호야의 머리가 뒤로 젖혀지기도 했고 5라운드 마지막에는 강력한 훅이 세 차례나 델라호야에게 꽂혀 경기 종료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결국 7라운드에 접어들어 파퀴아오는 완전히 델라호야를 압도했다. 7라운드에서만 파퀴아오가 47개의 펀치를 적중시킨데 반해 델라호야는 7개 밖에 성공시키지 못했다. 8라운드에도 파퀴아오는 델라호야를 일방적으로 몰아쳐 그로기 상태까지 몰고 갔다.

결국 델라호야는 8라운드를 마친 뒤 세컨과 상의해 스스로 경기를 포기했고 파퀴아오의 8라운드 종료 TKO승이 선언됐다. 대어를 낚은 파퀴아오는 승리가 확정되자 자신의 코너에서 무릎을 꿇고 감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파퀴아오는 경기 후 "오늘 경기가 잘 풀렸다. 운이 좋았다”라며 “이 날을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반면 델라호야는 "내 마음은 경기를 계속하고 싶다는 생각이었지만 몸이 도저히 말을 듣지 않았다. 앞으로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했다"라고 기권을 한 이유를 밝힌 뒤 "파퀴아오는 진정한 챔피언이이다. 그는 무엇하나 모자람이 없는 선수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