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선수 모두 자기가 선호하는 거리에서 안전핀 푸는 면에서는 비슷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선호하는 거리에서만큼은
동체급에서 압도적이었다는 사실도 비슷합니다. 전체적인 모습은 현저히 다르지만 게임을 풀어가는 방식은 공격에서
만큼은 흡사합니다. 지근거리로 유도, 개발살.

대부분 마르케즈에게 거시는 이유를 저는 전체적인 기량이 좀더 보기좋게 다듬어져있어서일거라고 짐작합니다.
실제로도 공격력에서는 마르케즈가 디아즈보다는 낫다고 생각하고요. 둘다 연타가 훌륭하지만 마르케즈의 그것이
좀더 예리하고, 정돈되어 있습니다. 더 빠르기도 하고요.

하지만 디아즈의 기량도 크게 떨어지지는 않습니다. 좀 덜 예쁘기는 하지만 정확도나 조밀함에서 상당히 높은 점수를
줄만하고, 그러한 연타를 12라운드까지 끊임없이 펼칠수 있는 체력이 있습니다. 스스로 무너진 경기를 제외하고는
경기가 끝날때까지 그의 기세가 무뎌진 경기를 보지못했습니다. (젊음이 확실히 좋죠.^^;)

그리고 제가 디아즈를 믿는 가장 큰 이유는 그의 수비때문입니다. 아직 그의 가드를 파훼한 선수나 파훼할 방법에
대한 힌트라도 던져준 선수를 못봤습니다. 라이트급의 그래도 a급이라 할만한 선수들중에 어느 누구도 그의 가드를
열지 못했죠. 부수지도 열지도, 흐트러트리지도 못했습니다. 그들이 한 건, 가드위에 주먹을 얹은 것뿐, 그에 대한
답례로 소나기 펀치만 푸지게 받았습니다.

같은 체급에서 윙키 안부러운 단단한 가드를 가지고 있으면서 그냥 수비로 끝나지않고 공격으로의 연계도
자연스럽습니다. 앞손잽하나로 공격의 대부분을 의존하는 윙키와는 다르게 굳건한 가드로 수비하다가 상대방의
실투가 눈에띈다 싶으면 주먹 시원시원하게 나갑니다. 불받으면 모랄레스의 발광비슷한, 어쩌면 능가하는
살기가 발현됩니다.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물주먹이라고 하나, 경악스러운 실신이 없다 뿐이지 상대가 아예 반응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선혈이
낭자하거나, 얼굴표면적을 늘려주는 수준은 아니지만 상대가 확실히 곯아요. 예의 연타를 몇번 허용하면
페이스가 급하락 합니다. 경기를 보면 중반이후면 누구라도 경기의 결과를 알 수 있습니다. 상대가 맛이
가있거든요. 심판이 중간에 말리는 경우가 많은 이유입니다.

몇경기 보지못했지만 디아즈의 경기는 \'임팩트\'가 있었습니다. 이 녀석은 큰다. 반드시 체급을 정리하고
왕조를 열거다 라는 생각을 가지게 만든 몇 안되는 선수입니다. 자신의 피탄면적은 제로에 가깝게 줄이면서도
상대방을 무력화시킬 공격력도 가지고 있습니다. 아직 파훼법 비슷한 것도 안나왔습니다. 젊고 더 다듬어질
여지도 많습니다.

스스로 무너지는 경우가 아니라면 이길 방법은 압도적인 피지컬로 가드를 쪼개버리거나, 홉킨스수준의 테크닉과
전략을 겸비한 선수가 컨디션 만땅으로 상대하는 방법밖에는 안떠오릅니다. 마르케즈는 아래체급에서 올라왔고
라이트급의 한다하는 선수도 못깨던 가드를 깰 수는 없습니다. 지근거리의 연타는 예술이지만 다양한 전략을
소화할 선수는 아니라고 보여집니다.

그의 승리방정식, \'지근거리로 유도후 예리한 연타로 상대의 틈을 공략한다\'는 디아즈도 일가를 이룬 분야입니다.
그리고 디아즈는 마르케즈보다 훌륭한 리드펀치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보다 굳건가 가드와 보다 훌륭한
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 나이 문제로 체력과 컨디션유지에서 만전을 기하기가 나날이 어려워지는 마르케즈에게
크게 꿇리는바 없다고 생각합니다.

공격력면에서는 마르케즈가 앞설 수 있지만, 전체적인 조합에서는 디아즈가 낫다고 생각하기에 저는 디아즈의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경기를 기점으로 확실한 메이저로 발돋움해서 라이트급을 그의 체급으로 만들기를
바랍니다. 주니어웰터가 추의 영역이었듯이, 2010년대 라이트급은 디아즈의 세상이었다고 훗날 기록에 남았으면
하네요.

* 배팅에서 디아즈란에 ㅁㄴㅇㄹ 걸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