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케즈는 어떤 복서인가.......
개인적인 견해로는 마르케즈는 체격의 우위를 점할 때나 아니나
항상 신체 능력을 앞세운 복싱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먼저 상대가 들어오기를 기다리거나 바디 펀치로 상대가 들어올 떡밥을 제공한다.
그리고 몇 대 맞는 한이 있더라도 항상 눈을 떼지 않고 기다린다. 상대의 빈틈을.
그리고 쑤셔넣는다. 즉 타고난 카운터 펀처란 말씀.

마르케즈에 대해 간과하기 쉬운 두 가지 사실.....
첫째 그의 펀치는 매우 간결하고 효과적이라는 점.
빅 펀처가 아니고 화려한 콤비네이션을 보여주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마르케즈가 대체 무엇으로 지금의 지위에 도달했나 궁금해지기도 하는데
자세히 보면 매우 무서울 정도다. 주로 왼손 어퍼컷과 오른손 스트레이트를 섞어서
세네 발에 끝나는 연타가 많지만 움직임의 크기나 각도를 마르케즈는 자유자재로 조정한다.....

둘째로 그의 방어 능력이 수준급이라는 점.
흔히 그의 방어를 생각하면 투지와 맷집 만을 생각하기 쉬운데
마르케즈는 가드 자체가 단단한 편이다. 그래서 그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신체 능력을 앞세우는 복서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펀치는 막아낸다.
또 상대의 맥을 끊어놓는 카운터가 일품이기 때문에 그의 방어 능력은 더욱 돋보인다.
이는 디아즈의 연타 뒤에 반드시 이어지는 마르케즈의 스트레이트나 왼손 어퍼컷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마르케즈는 타고난 카운터이다. 그의 눈은 어떤 경우에도 상대방을 떠나는 적이 없다.
빈 곳을 탐색해서 찌르는 식의 마르퀘즈 복싱은 매 라운드마다 탐색을 필요로 하는데
이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출혈은 감당해야 한다. 그래서 마르케즈는 많이 맞는 것처럼 보이고
그걸 맷집이나 투지로만 극복하는 투사형 복서로 떠올려지는 게 아닐까?

디아즈는 고향이라 그랬는지 지난 부진을 마르퀘즈라는 빅 네임을 잡음으로써 깨끗이
씻어내려는 까닭이었는지 본인의 몸뚱이가 버티지 못할 업템포 복싱을 구사하던데......
차분히 카운터를 꽂으며 때를 기다리던 마르퀘즈의 모습을 인식한 캘러맨에게 박수를...짝짝짝.

그래도 디아즈가 잽을 다량 살포하면서...한박자 쉬는 복싱을 했으면 접전 끝에라도
판정으로 승부를 가져가지 않았을까 한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