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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식의 알리 이야기]'어둠의 철권'소니 리스턴②

나윤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9.03.25 23:52:40
조회 466 추천 4 댓글 1

소니 리스턴은 너무도 강했다.

1953년 프로에 데뷔한 리스턴은 버트 화이트허스트와의 경기에서 두번 판정승을 거뒀을 뿐 당대의 강타자들을 모조리 때려눕혔다. 백인 강타자 마이크 드존, 쿠바의 거인 니노 발데스를 비롯해 조라 폴리, ‘빅캣’ 클리블랜드 윌리엄스 등 내로라 하는 철권들이 리스턴 앞에 모두 무릎을 꿇었다.

오직 마티 마샬이라는 선수가 판정승으로 리스턴에게 유일한 1패를 안겼다. 마샬은 그다지 두려운 상대는 아니었지만 링 위에서 우스꽝스런 동작으로 팬들과 상대 선수를 웃기는 코믹 복서다. 리스턴은 1회 그의 동작을 보고 웃는 사이 기습을 당해 턱뼈가 부서진 끝에 판정패를 당했다.

리스턴은 승리를 해도 그냥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처절히 무너뜨렸다. 영국 헤비급 간판 선수 헨리 쿠퍼는 리스턴과의 경기를 피했고, 당시 헤비급 챔피언 플로이드 패터슨은 스웨덴의 잉게마르 요한슨과 타이틀을 주고 받으며 시간을 끌었다.

사회적 분위기도 리스턴의 타이틀 도전에 방해가 됐다. 험상 궂은 인상에 전과자라는 낙인, 마피아와의 연관설을 들먹이며 미국 백인팬들은 리스턴을 부적격자로 혐오했다. 그처럼 온순하지 않은 흑인이 만약 세계 헤비급 챔피언이 될 경우 미국의 젊은 흑인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한 마디로 그는 조 루이스 이후 판에 박힌 ‘말 잘 듣는 흑인’이 아니었다. 반면 당시 챔피언 패터슨은 말 잘 듣고 고분고분한 전형적인 ‘착한 흑인’이었다.

그러나 패터슨이 끝내 리스턴의 도전을 피할 길은 없었다. 게다가 패터슨이 리스턴의 도전을 피할 수 없게 된 결정적인 이유 가운데 하나는 바로 당시 미국 대통령 존 F. 케네디였다.

1961년 12월4일 패터슨과 리스턴은 같은 날 다른 장소에서 나란히 경기를 했다. 패터슨은 캐나다 토론토에서 톰 맥닐리를 4라운드 KO로 마무리했고, 리스턴은 필라델피아에서 독일 헤비급 챔피언 앨버트 웨스트팔을 1회 KO로 눌렀다. 특히 리스턴은 웨스트팔과의 경기에서 단 한방의 레프트잽으로 KO승을 거두는 믿기 힘든 장면을 연출했다.

이 두 경기를 케네디 대통령이 TV를 통해 모두 지켜보았다. 케네디 대통령은 패터슨이 잉게마르 요한슨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그를 백악관으로 초대했다. 패터슨이 헤비급 역사상 최초로 헤비급 챔피언에 복귀한 것을 축하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대화는 자연스럽게 다음 상대 이야기로 이어졌다.

케네디 대통령이 패터슨에게 “다음 상대는 누구냐?”고 물었을 때 플로이드는 벌써 그의 의중을 알아차렸다. 당시 막 주목을 받기 시작한 캐시어스 클레이는 아직 스무 살도 안됐을 때였다. 대통령 앞에서 어린 애송이 클레이를 거론할 수 없었던 패터슨은 “리스턴”이라고 대답했다. 케네디 대통령은 “맞아, 당신은 그 친구를 꺾어야 해”라고 맞장구를 쳤다.

리스턴은 케네디 대통령과의 약속이 아니었다면 결코 패터슨이 자신과 싸우지 않았을 것이라고 믿었다.

아무튼 ‘악당’ 리스턴은 62년 9월25일 ‘정의의 사나이’ 패터슨과의 타이틀매치도 웨스트팔과의 경기처럼 1회 KO로 마쳤다. 리스턴 앞에 패터슨은 마치 호랑이 앞의 토끼였다.

10개월 뒤인 63년 7월22일 리턴 매치가 벌어졌지만 결과는 똑 같은 1회 KO. 두 번째 대결에서 변한 게 있다면 패터슨이 첫 번째 경기보다 4초를 더 버텨 2분10초만에 경기가 끝났다는 사실뿐이었다.

평생을 음지에서 살아온 리스턴에게는 꿈이 있었다. 헤비급 챔피언에 올라 다른 흑인은 물론 백인들의 존경을 받으며 살고 싶다는 것이었다.

리스턴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는 거 아니냐”고 자신의 과거에 대한 용서를 구했지만 결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패터슨과 리스턴의 경기는 ‘악인’대 ‘선인’, ‘말 잘 듣는 흑인’대 ‘무서운 흑인’의 대결 양상이 됐다.

리스턴은 모든 것을 받아들였다. 헤비급 타이틀매치는 늘 선과 악이 싸울 때 최고의 흥행을 기록했다. 흥행을 위해서라면 도전자인 자신이 악역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다만 챔피언이 되고 나면 모든 게 달라질 거라는 희망만은 잃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챔피언이 되고 난 뒤 그런 희망도 여지없이 깨졌다. 리스턴이 거주하던 필라델피아 시장은 “당신의 업적은 한 사람의 과거를 보고 그의 미래까지 점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말해준다”며 축전을 보냈다.

하지만 그가 세계헤비급 챔피언 벨트를 두르고 필라델피아 공항에 내렸을 때 그를 마중 나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비행기에서 내리기 전 넥타이를 고쳐 매고 깃털로 장식된 멋진 모자까지 썼지만 그야말로 공항에 그를 환영하는 사람이라곤 몇몇 기자가 전부였다.

“내가 백악관에 초대 받아 영부인 재클린 케네디 여사 옆에 앉아서 그 훌륭한 케네디가의 애들하고 레슬링을 할 수 있을 거라고는 기대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시궁창 쥐 같은 대접을 받을 거라고는 역시 생각하지 못했다.”

‘훌륭한 시민’, ‘존경 받는 챔피언’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리스턴의 희망은 좌절과 실망으로 무너져 내렸다.

일부 복싱 팬들은 이미 리스턴을 잭 존슨, 잭 댐프시, 조 루이스, 로키 마르시아노와 같은 위대한 챔피언의 반열에 올려 놓고 있었다. 하지만 대중들에게 그는 여전히 흉악한 전과자에다 도박꾼, 마피아의 하수인일 뿐이었다.

리스턴이 패터슨과 두 차례 경기를 모두 1회 KO로 승리하며 명실상부한 세계 제일의 철권이 됐을 때 어린 클레이도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다.

그는 리스턴과 패터슨이 두 번째 대결을 벌이기 약 1개월 전인 63년 6월18일 영국 웸블리 구장에서 왼손 강타자 헨리 쿠퍼를 5라운드 KO로 제압하고 정상 도전을 위한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고 있었다. 클레이의 전적 19전 19승 15 KO승이었다.




리스턴형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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