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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맨이 보여준 세로운 세상, 그리고 절망

설사복서(74.192) 2009.05.03 18:22:36
조회 319 추천 0 댓글 7


오늘 팩맨 경기를 보면서 유달리 타이슨이 떠올랐었다. 지금에 와서야 타이슨에 대한 생각은 좀 많이 바뀌었지만, 90년대 초반 타이슨은 내게 환호 - 경악 - 공포를 모두 안겨준 선수였었다. 김철호 만화에서나 보던 복서가 실제로 등장한 것에 대한 놀라움, 처음엔 급호감이었지만 점차 인간이 아닌 괴물이라는 생각에 환호는 경악으로 바뀌고, 이윽고 몇 년 뒤에는 제발 타이슨을 잡아줄 선수가 나타나길 하고 기원했던 기억이 난다. 더글라스가 타이슨을 잡았을 때, "그래 너도 인간이군"이라고 안도의 숨을 쉬고, 비겁하게 그 이후에 다시 타이슨의 팬이 되었지..

그 때 타이슨에게 느꼈던 그 느낌을 오늘 팩맨에게 받았다. 아시아인 복서로서 4체급 석권, 그것도 페더-슈페에서 바레라-모랄레스-마르케즈의 굴레에서 성공적으로 생존했었고, 인격적으로도 존중받을 만한 복서라서 아주 좋아하던 선수였다. 그런데 그런 호감이 어느 순간에 경악, 그리고 오늘 공포로 바뀌었다. 해튼은 내가 전혀 좋아하는 선수는 아니지만, 정말 "여기까지다. 더 이상 넘어오지 마라"라는 무의식이 있었던 것 같다. 해튼이 떡실신 당하는 순간 스핑크스가 떠올랐었다. 이제 그렇게 비호감이던 메이웨더에게 갑자기 기대를 걸게 되는 심리까지 생기다니...

복싱뿐 아니라 나의 스포츠 관전 성향은 상당히 보수적일 뿐 아니라, 이미 나에게 확고한 영웅으로 자리잡은 선수의 명성을 넘어서는 선수에 대해서는 질투도 많이 느끼는 성정이.....  그 이유인 것 같애.. 타이슨이 알리를 넘어서는게 싫었고 (결국 발끝에도 못가게 되었지만), 팩맨이라면.. 아무래도 호야의 처절한 패배가 나를 돌아서게 만들었지. 호야욕 많이 했지만, 그건 애정어린 욕이었고..

사실 알고보면 복싱이든 축구든 야구든 내가 특정 스포츠를 좋아하고 보기 시작한 건 모두 초인적인 선수들 때문이었는데 (해글러, 바지오, 최동원) 그 스포츠를 많이 보고 정이 깊어지면 깊어질 수록 더욱 더 보수적으로 변해가는 건 확실한 것 같다. 아주 비겁한 팬심이야....  

격투 스포츠팬들이 자주 하는 반응이 "검증" 논쟁이지.. 이게 재미있는게 무패의 선수일 수록 같다 붙이기 더욱 쉬운 논리라는 건데.. 소위 역사적으로 제대로 검증되었다는 선수들을 보자면 몇차례의 패배를 성공적으로 리벤지를 했거나, 그걸 딛고 더 큰 업적들을 세운 선수들이 많지.. 전성기 타이슨에게도 검증의 논리는 끊임없이 따라다녔었고, 메이웨더도 마찬가지이고, 그런데 팩맨은 이런 것도 통하지 않아.. 무리한 체급 월장에 대한 비판론을 들고 나온다 하더라도, 오히려 가장 기본적인 격투 스포츠의 논리, 즉 "강한자가 이기는 것이고, 이긴자가 강한법"이라는 것을 깔끔하게 보여줬을 뿐이라는 생각만 든다. 혼란스러워.. 하룻밤 자고 나면 강한자가 당연히 이긴 결과로 받아들이겠지만 그래도 오늘 하루는 정말 혼란스러워.. 이곳 시각이 새벽 4시가 넘었는데 아직까지 잠을 못이루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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