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말 하기 부끄럽지만 내 얼굴은 박진영을 닮았다.

내가 고등학생이 되기전까진 나름대로 꽤 잘생긴 얼굴이라고 자부하며 살아왔는데

반에서 세번째로 사귄 친구의 주딩이 에서 튀어나온 그 말.

야 너 박진영 닮았다 ㅋ

그때부터 내 인생은 틀어지기 시작했다.

언제부턴가 친구들의 기억속에서 내 본명은 사라지고 박진영이라는 이름만이 남았다.

석진이라는 내 이름대신 JYP, 섹시고릴라 라고 불리었으며, 노는애들은 나에게 텔미춤을 춰보라는 둥,

허니를 불러보라는 둥 각종 참을 수 없는 수치심을 일으켰다.

내 치욕이 정점에 달했을 때가 바로 수학여행 갔을 때 인데, 노는애들이 시켜서 억지로 장기자랑에 나갔다.

나는 늘 그랬듯이 전교생 앞에서 박진영처럼 노랠 부르고 춤을 추었다.

내 생애 가장 치욕스런 3분이었다. 그 사건이후로 내 명성은 2학년을 넘어 1, 3 학년. 그리고

옆학교까지 뻗어나가 졸지에 강동구 전체의 웃음거리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내 진정한 친구 재혁이는 언제나 나를 석진이라고 불러주었다.

유일하게 내 이름을 정확히 불러주었다.

그가 나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나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그가 나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나는 그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그가 나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김춘수 -꽃

오백만불의 사나이 평점에 이딴거 있음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