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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톰슨 stratechery DeepSeek 분석
사건의 발단은 워싱턴이 2023년 중국이 7나노를 만들어내는 것을 보고 과하게 경기를 일으킨 것부터 시작된다. 2023년 9월 화웨이가 SMIC를 통해 만든 7나노가 탑재된 Mate 60 Pro를 발표했을 때, 그 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놀라운 일은 아니었는데 말이다.이미 그로부터 1년 전, SMIC는 7나노를 만들었었고 타사들도 다 만들 수 있음에도 수율이 안나와서 안만들었을 뿐인 사건인데 말이다. 오히려 놀라웠던건 워싱턴 DC의 반응이었고 그때부터 미국은 칩 판매를 허가기반으로 바꿔버린 것이다. DeepSeek 사건도 이때와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다.사실 이번 훈련비용 절감 관련한 사실은 R1 모델이 아니라 지난 크리스마스에 공개된 V3 논문에서 드러났었다.https://github.com/deepseek-ai/DeepSeek-V3/blob/main/DeepSeek_V3.pdf그들은 V3모델 이전의 V2에서 DeepSeekMoE, DeepSeekMLA를 소개했었는데, 이 성과가 V3에서부터 나기 시작했다.우선 DeepSeekMoE는 MoE, Mixture of Experts 전문가 혼합이라는 뜻인데 GPT-3.5 같은 모델은 훈련시든 추론시든 어떤 토큰이 모델로 들어오면 전체를 활성화시키는데 반해, MoE는 특정 주제에 맞는 전문가만 활성화시킨다. (**물론 이것이 잘 발동하려면 게이트가 토큰의 종류를 적절히 판별해 알맞는 전문가에 보내도록 해야한다. 사전학습시 Dense 모델처럼 토큰마다 모든 GPU를 사용하지 않으니 Sparse할 것이고 연산량과 GPU타임이 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최근 트렌드는 거의 모든 훈련모델들이 MoE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 때문에 효율성이 특출나졌다는 것은 불가능한 이야기다.)이어서 DeepSeekMLA는 추론에서의 제한사항을 혁신해주었다. 어마어마한 양의 메모리 사용량을 줄여준 것이다. 기존에는 모델 전체를 메모리에 로드하고 긴 컨텍스트 윈도우의 토큰 모두를 Key, Value 값으로 저장해야했는데 이런식은 Key-Value 값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서 비용이 늘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메모리 부담도 매우 커지고. 하지만 MLA, Multi-head latent attention을 통해 key-value 저장을 압축시켜서 추론시 필요한 메모리를 크게 줄였다.여기에 V3에서 통신오버헤드를 줄이는 로드 밸런싱 방식과 훈련단계에서 여러 토큰을 동시에 예측하도록(multi-token prediction)하는 기법이 추가된 것이다. 그 결과 훈련 효율이 크게 향상되어 H800 GPU 타임이 2,788K로 전체 비용이 557.6만 달러가 나온 것이다. (**라마 훈련비용에 비해 3%)Q: 그건 아무리 봐도 너무 낮은 것 아닌가? A: 최종 훈련단계에서의 비용만 계산한 것이다. 그외 모든 비용은 제외시킨 것이다. V3 논문 자체에도 이런 표현이 명시되어 있다.- 모델구조, 알고리즘, 데이터, 사전 연구, 비교실험 등에 사용된 비용은 포함하지 않았다.즉, 이번 DeepSeek 사건을 재현하려면 3%보다 훨씬 더 큰 돈이 든다는 말이다. 하지만 "최종 훈련" 자체만 보면 그 비용은 말이 된다.Q: 알렉산드르 왕이 한 H100 5만개 이야기는 뭔가?A: 아마 그는 Dylan Patel이 2024년 11월에 한 트윗을 본 것이 아닐까 추측한다. 당시 파텔은 DeepSeek이 호퍼 5만개분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사실 H800은 H100에서 메모리 대역폭을 크게 줄인 버전이다. 중요한 점은 DeepSeek은 그 GPU간의 통신에서 제한이 걸렸기 때문에 이런 연구를 시작했고 거기서 성과를 냈다는 것이다. H800 각 칩에서 132개 프로세싱 유닛 중 20개를 통신 전담으로 할당했다는 것은 쿠다로는 불가능하다. PTX라는 저수준 GPU 명령어집합까지 내려가야만 가능한 일이다. 이정도로 미친수준의 최적화까지 집착했다는 것은 오히려 H100이 아니라 H800에서 훈련을 해내겠다는 집념을 보인 셈이다. 또 지금처럼 추론 서비스를 실제 제공하고 있으려면 상당량의 GPU가 확보되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어마어마한 양의 GPU가 필요하다.(**아마 호퍼 5만개 이상은 확보했을 것이라는 추측이며 최근 일론 머스크도 여기에 동의했다.)Q: 그럼 칩 규제 위반 아닌가?A: 아니다. H100은 막았어도 H800은 막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들 프론티어 모델을 개발하려면 칩간 대역폭이 중요할 것이라 추측했는데 DeepSeek은 그 한계를 극복하도록 모델 구조와 인프라를 최적화시킨 셈이다. 만약 H100 수출규제가 없었다면 더 쉽게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모델을 만들어냈을 것이다.Q: 그럼 V3가 (base에서의) 프론티어 모델이란 말인가?A: 적어도 4o, Sonnet-3.5 와 비빌 수준임은 확실해보이고 라마보다는 훨씬 더 위다. 다만 DeepSeek은 4o, 소넷을 디스틸(distill)해서 훈련용 토큰을 만들어냈을 확률이 아주 높아보인다.Q: 디스틸레이션(distillation)이 뭔가?A: 디스틸레이션은 다른 모델의 이해를 추출하는 방법이다. 선생 모델에서 다양한 입력을 넣고 만들어진 출력으로 학생 모델의 학습에 사용시키는 것이다. 각 연구소들은 이런 디스틸레이션을 명백히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매우 흔하게, DeepSeek 외에도 수많은 곳에서 다들 하고 있다. 때문에 4o, 소넷급 모델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솔직히 안했을리가 없다고 생각될 정도로 흔한 방법이다.Q: 그럼 1등 모델들은 불리한 것 아닌가?A: 맞다. 앞서가는 연구소들은 가장자리를 넓히는데에 이런 방식은 사용할 수 없다. 대신에 자사 모델 최적화에는 사용할 수 있는 정도다. 부정적인 면은, 이런식으로 디스틸하게 되면 타 연구소들이 계속해서 무임승차하는 것이 가능해진다는 이야기다. 최첨단 모델을 개발하는데 드는 비용은 오직 프론티어 랩들만이 떠안게 된다. 그 결과, 리딩 엣지(leading edge) 모델들에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서 개발되어도, 금방 디스틸레이션으로 카피해서 들어간 돈이 회수가 어렵게 되는 것이다. 곧바로 상품화되고 흔해지니까 말이다. 바로 이 점이 마이크로소프트와 OpenAI가 점점 더 결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이유인 것 같다. 1천억 달러를 들여서 최신 모델을 개발해봐야, 금방 감가상각되어 흔해지면 돈을 회수할 수가 없다.Q: 이런 이유로 빅테크 주가가 떨어지고 있는 것인가?A: 장기적으로보면 추론비용이 싸지는 것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기업에 유리하다. 그들은 서비스 제공업자이기 때문이다. 아마존 역시 AWS 때문에 수혜자다.이번 사건으로 가장 큰 수혜를 보는 곳 중 하나는 애플이다. 메모리 요구량이 급격하게 줄면 애플 실리콘 같은 엣지 디바이스에서 추론이 실현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애플은 CPU, GPU, NPU가 모두 통합된 메모리를 공유한다. 즉, 애플의 고사양 칩이 곧바로 소비자용 추론 칩이 될 수 있다.엔1비디아의 게이밍 GPU VRAM은 32GB가 최대치지만 애플의 경우 128GB의 램을 사용할 수 있다.메타도 수혜자다. 그들의 비전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 추론 비용이었는데 이게 사전훈련 비용과 마찬가지로 매우 싸진다면 그들의 비전 역시 더욱 실현가능해질 것이다.다만 구글의 경우는 악재다. 하드웨어 요구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그들의 TPU로 누려왔던 이점이 줄어들고 추론비용이 제로에 가까워질수록 새로운 검색서비스 등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물론 구글도 자체비용을 줄일 순 있겠지만 잃는 것이 더 크다.Q: 그럼 왜 주가가 떨어지나A: 내가 말한 건 장기적 비전이고 현재는 R1으로 인한 충격이 수습되기 전이다.Q: R1은 어떤가A: R1은 추론형 모델이다. 이는 openai의 o1 신화를 두 가지 면에서 무너뜨린다. 첫째 존재 자체다. 추론에 오픈ai만의 특별한 비법이 없다는 것이다. 둘째, 가중치를 공개해버렸다는 것이다. 물론 데이터는 숨겼기 때문에 오픈소스라 일컫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말이다. 이제 굳이 OpenAI에 돈을 내지 않고도 원하는 서버나 로컬환경에서 추론모델을 돌릴 수 있게 되었다.사실 deepseek은 이번에 R1과 R1zero를 함께 공개했는데 후자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R1-zero는 인간의 피드백을 완전히 빼버렸다. 순수 RL(강화학습)이다. 이 모델에 문제를 잔뜩 주고 올바른 답을 내면 보상을 주고, 체계적인 사고과정을 보여주면 또 보상을 주는 방식으로 만들었다. 마치 알파고가 이기면 보상을 주는 보상함수를 만들었더니 모델 스스로 인간이 가르치지 않은 방식대로 서로 학습시킨 것 처럼 말이다.이를 보면 The bitter Lesson이 다시 한번 입증된 것 같다. 추론하는 방법을 일일히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연산자원과 데이터만 주면 알아서 학습한다는 것이다. Q: 그럼 결국 우린 AGI에 더 가까워진 것인가?A: 그렇게 보인다. 소프트뱅크의 마사요시가 왜 마이크로소프트가 아닌 OpenAI에 돈을 댄 것인지도 설명이 된다. 1등에 서면 엄청난 수익이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이 있는 것이다. (** 곧 모델이 알아서 똑똑해지기 시작할 것이기 때문)Q: 그럼 R1이 선두에 선 것인가?A: 그렇다고 보긴 어렵다. 여러 정황 상 R1은 o1-pro를 디스틸레이션한 것으로 보인다. OpenAI는 이미 o3를 선보였다. DeepSeek은 확실히 효율성에서 선두를 차지했지만 그게 최고의 모델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뿐만 아니라 o1-mini도 R1 671B 디스틸에 사용된 정황으로 보이는 케이스도 속속 드러났다. https://x.com/JJitsev/status/1883158764863537336)Q: 그럼 왜 이렇게 다들 호들갑인건가?A: 세 가지 요인 때문이다. 1. 중국은 미국보다 많이 뒤쳐져있다 는 인식이 틀렸기 때문에 사람들이 충격받는 것이다. 중국의 소프트웨어 역량은 매우 높은 수준임이 드러났다.2. V3의 낮은 훈련비용, R1의 낮은 추론 비용 때문이다. 계산상으로는 가능한 수치였기 때문에 NVDA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이다.3. DeepSeek이 칩 규제라는 벽을 뚫고 이 성과를 이뤄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는 어쨌든 합법적으로 구한 H800으로 훈련한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허점이 많다.Q: 난 NVDA 갖고 있는데 망한건가?A: NVDA 해자가 2개 있었다.1. 쿠다2. 여러 GPU를 하나로 묶어 가상의 거대한 GPU로 만들어내는 기술 - 이 능력은 그 회사만의 독보적인 영역이었다.이 둘은 서로를 더욱 강화시켜주는 것이었는데 약한 하드웨어와 낮은 대역폭으로도 극단적인 최적화가 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되었기 때문에 NVDA는 새로운 스토리들이 더 필요하게 되었다.다만 아직 유리한 점이 3가지 있다.1. DeepSeek의 접근방식을 오히려 H100이나 GB100 같은 최신식 칩에 사용하게 된다면 얼마나 더 강력해질까? 더 효율적인 컴퓨팅이 가능해진다 하더라도 더 많은 컴퓨팅은 여전히 유효하다.2. 추론 비용이 낮아지면 -> 오히려 모델 사용량이 더 늘어나는 측면이 있다.(** 사티아 나델라는 간밤에 제본스의 역설을 언급하며 AI가 점점 더 싸지고 접근가능성이 높아진다면 사용량이 더 크게 오를 것이라고 언질을 주었다.)(** 제본스의 역설이란 단일 비용이 A에서 B로 싸진다면 사용량이 C에서 D로 늘어나기 때문에 전체 사용량은 오히려 늘어남을 지적하는 것이다.)3. R1이나 o1같은 추론모델들은 더 많은 컴퓨팅을 사용할수록 더 똑똑해진다. 인공지능의 성능을 높이는 방법이 여전히 컴퓨팅에 달려있다면 여전히 NVDA가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다.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DeepSeek의 효율성과 오픈웨이트로 인한 광범위한 공개는 NVDA의 단기적인 낙관적 성공스토리에 물음표를 달아버렸다.특히. 추론단계에서는 NVDA 칩 외에도 다른 대안 시나리오가 작동하기 시작했다.예를 들어 AMD 칩 하나로도 추론이 가능해진다면 칩간 대역폭이 낮다는 AMD 측의 단점을 상쇄할 수 있게 된다.추론 전용칩이 각광을 받을 수도 있다.요약하자면 NVDA가 사라지진 않을 것이다. 다만 지금까지 고려되지 않았던 불확실성에 노출되었고 이는 하방압력을 키울 수 밖에 없다.Q: 칩 규제는 어떻게 되는건가?A: 칩규제가 더 중요해졌다고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2023년의 백악관의 규제가 DeepSeek을 부추긴 것이라고도 볼 수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의문이다.Q: 그럼 왜 중국은 오픈소스를 하는건가?A: 중국이 아니라 DeepSeek이 그렇게 하는거다. CEO 량원펑은 오픈소스야말로 인재를 끌어들이는 핵심이라고 언급했다. Q: 그럼 OpenAI는 망한건가?A: 그렇다고 볼 순 없다. 결국은 AI Take-off에 가장 먼저 도달한 자가 승리한다. 반면 이번 주말의 가장 큰 패배자는 앤트로픽이다. DeepSeek이 앱스토어 1위를 차지하기까지 샌프란시스코 지역 외에서 클로드는 주목조차 끌지 못했다. API가 그나마 잘돌아간다고 어필하지만, DeepSeek 같은 방식대로 디스틸로 프론티어모델이 흔하게 퍼져버리면 가장 먼저 무너지는 쪽이 이 API 비즈니스다. 돈주고 API 쓰느니 성능이 비슷하다면 DeepSeek 같은 오픈웨이트 모델을 쓰기 때문이다.결국 가장 큰 수혜자는 소비자와 기업들이다. 이런 미래는 사실상 무료에 가까운 AI 제품과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제 자신감이 점점 더 커질 것이다.미국은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다. 더 강경하게 나아갈 것인가, 아니면 더 큰 혁신으로 나아갈 것인가. 연구소들이 이제 로비에 신경쓰지 않고 혁신에만 집중하게된다면, 우린 DeepSeek에게 감사하게 될지도 모른다.
작성자 : KurisuMakise고정닉
(스압)국제커플의 로드트립 후기<2>
(스압)국제커플의 로드트립 후기{1} - 국제커플 마이너 갤러리안녕! 지금까진 눈팅만 하다가 내 경험도 공유하면 좋을 것 같아 글도 한 번 써보려 해이번 글은 재작년에 미국으로 여자친구를 보러 가서 같이 여행 갔다 온 후기글이야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Better late gall.dcinside.com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internationalcouple&no=109914&page=1안녕! 어제 1편은 너무 늦은 시간에 두서없이 써서 오늘은 좀 더 깔끔하게 정리해서 써볼게.읽어준 모든 사람들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 모두 잘 되길 바라~서론은 이쯤하고, 이제 이야기를 이어 나가볼게!방 불을 탁 켜고 들어갔을 때, 뭔가 샤샤샥 숨는 느낌이 들었어. 순간적으로 실루엣이 보였던 것 같기도 하고, 온몸에 소름이 돋았지. 나랑 여친 둘 다 몸은 천근만근이었지만, 곱등이가 우리를 어딘가에서 보고 있다는 걸 알아버렸으니, 그 상태에서 도저히 잘 수는 없겠다고 판단했어. 결국 불을 켜놓고 집을 다시 나가기로 했지.우리는 일단 차로 돌아가서 해결책을 찾아보려 했지만, 밤이 너무 늦어서 주변 월마트는 이미 다 닫은 상태였어. 그래서 결국 CVS로 향했어. CVS는 미국의 약국 체인으로, 생활용품도 같이 팔기도 하는 곳이야.CVS에 도착해서 곱등이 퇴치용 스프레이와 다양한 해충 구제 용품을 사고, 다시 가게를 나섰어. 제발 곱등이들이 숙소에서 보이지 않길 기도하면서 숙소로 돌아갔지.다행히도 숙소 안에는 곱등이들이 없었고, 그날은 옷도 못 갈아입고 그대로 기절하듯 잠이 들었어.다음 날 아침, 나른한 느낌으로 잠에서 깼어. 눈을 살짝 떴는데, 여자친구를 안고 자고 있더라고. 아마 전날 밤 곱등이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커서 잠결에 그런 행동을 한 것 같아. 그 때 우리는 사귀는 사이도 아니었고, 나도 당황스러웠고 여친도 놀랐는지 몇 분간 어색한 침묵을 유지했어. 내가 먼저 오늘 뭐 할지 물어보면서 운을 띄워서, 그 날 일은 그렇게 해프닝으로 마무리됐어.우리는 둘 다 극P라(여친은 ISFP 난 ENTP) 미리 계획을 하나도 안 세워 놓고 무작정 여행을 온 상태였고 그래서 기상 후 그 날 그 날 계획을 세웠어.둘째 날은 어제 맨해튼에서 광고를 봤던 해리포터 전시회에 가기로 했지. 나는 해리포터를 1편밖에 안 봐서 별로 내키지 않았지만, 여자친구가 해리포터의 광팬이라서 어쩔 수 없이 가기로 결정했어. 전시회가 코리아타운에서 열리니까, 여자친구가 날 생각해서 저녁은 한식을 먹기로 타협했어.전시회에 도착했을 때, 꽤 큰 건물에 들어갔는데, 외부는 전시회라기보다는 연회장처럼 웅장한 느낌이라 안 어울린다고 생각했어. (사진은 내가 찍지 못해서 인터넷에서 가져온 거야)하지만 내부에 들어가 보니, 내가 알고 있던 것들이 많아서 나도 여자친구도 지루하지 않고 재밌게 관람할 수 있었어. (전시 삼매경인 여자친구)더들리네 계단 밑에도 들어가보고, 여러 영화 인물들의 설명을 읽으며 전시를 마친 후 1층의 기념품 상점으로 내려갔는데, 여기서 나는 깜짝 놀랐어."이게 바로 뉴욕 물가인가?" 싶은 가격들이 나를 맞이했거든. 초콜릿 하나가 7불, 에코백이 30불, 후드가 100불! 가격을 보고 정신이 어질어질해졌고, 상술에 당하지 않겠다는 일념 하에 해리포터 팬인 어머니와 여자친구를 위한 선물을 사곤 재빨리 상점을 빠져나왔어.그 후 우리는 코리아타운에서 이만오천원짜리 설렁탕과 사만원짜리 갈비탕을 먹었어. 팁까지 포함해서 총 8만원을 냈는데, 내 앞에 있는 사람이 캐셔인지 강도인지 분간이 안 되더라. 그러고나서는 가격만 뉴욕식인 한국식 노래방을 갔어. 한 시간에 7만원이라는 신선한 충격을 받으면서 직원의 안내에 따라 방으로 들어갔어.무슨 노래를 부를까 고민 끝에 나는 빈지노의 "아쿠아맨"을 불렀어.여친은 모르는 노래라 따라부르지 않았지만 내가 좋아하는 노래니까 아무렴 어떤가 생각하고 불렀어. 이제 여자친구 차례가 돼서 노래를 부르라고 말했는데 안 부르고 싶다는 거야.이유를 물었는데도 답을 제대로 안 해서 계속 따지다가 결국 말싸움으로 번져서 홧김에 노래방을 나와버렸어.돈도 너무 아깝고 화도 머리 끝까지 나서 숙소에 갈 때까지 여친이랑 아무 말도 안 했어.그렇게 각자 샤워하고 옷 갈아입고 잠에 자려고 하는데 여자친구가 내 손을 잡더니 사과를 하는 거야.본인이 노래도 잘 못 부르고 게다가 자기가 좋아하는 노래를 내가 못 따라불러서 혼자 부르게 되면 너무 쑥스러울 것 같아 노래를 안 부르겠다고 했다는 거야.아직 남은 화가 좀 있었지만 '얘가 이렇게까지 하는데 너무 매정하게 구는 건 나한테도 득 될 게 없다'고 생각해 사과를 받아줬어.그러고나서는 내가 가져온 스위치로 마리오 카트랑 it takes two를 즐겁게 플레이했어.스위치가 질릴 즈음에 내일을 위해 계획을 세우기로 했어.하루를 통째로 날리는 걸 반복하고 싶지 않아서 계획도 제대로 세우고 이른 시간으로 알람도 여러 개 맞춰놓고 예약도 다 잡은 후에 서로에게 악감정 없이 잠에 들었어.시간을 확인했는데 입장 시간까지 1시간 반도 넘게 남은 상태였어.시간이 충분한 줄 알고 늑장을 부리다가 구글맵에서 예상 소요 시간을 확인했는데 지금 당장 나가도 시간이 간당간당한 거야.'낭패다!' 하는 마음으로 서둘러 여친 차에 탑승해 부랴부랴 해리슨 역으로 향했어.차를 주차하고 헐레벌떡 역으로 뛰어가 계단을 뛰어 올라가 카드를 스와이프 했는데 전철이 이미 도착해 있는 거야.문이 닫힐까 노심초사하며 여친 손을 잡고 전속력으로 달려 가까스로 전철 안으로 뛰어들어갔어.다행히 전철을 놓치지 않아 배터리 파크에 제 시간보다 일찍 도착할 수 있었어.예상보다 10분 가량 일찍 도착해서 허드슨 강의 하구와 그 주변 풍경을 감상했어.때가 되어 페리에 탑승했고 강을 가로질러 리버티 섬에 도착했어.이름에서부터 느껴지지만 이 섬은 자유의 여신상이 있는 섬이야.다음 페리 도착 시간이 넉넉해서 카페에서 밥도 먹고 천천히 섬을 순회하면서 자유의 여신상을 감상했어.자유의 여신상 위에 올라가 볼 수도 있었는데 계단이 무지 많다는 얘기를 들어서 무릎 관절이 걱정돼 올라가지 않았어.시간이 좀 흐른 후, 페리에 다시 탑승 해 엘리스 섬으로 넘어갔어.이 곳은 예전에 대서양을 건너 미국에 도착한 이민자들을 심사하던 곳이었대. (이민자가 된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의자에 앉은 나ㅋㅋㅋ)(이민 심사관 체험하기ㅋㅋ)당시에는 국적별 이민자 수 쿼터제가 있어서 적정 인원을 초과하면 다시 배에 태워보내기도 했대.괴혈병까지 걸려 가며 여러 달의 인고 속 선상 생활을 힘겹게 견뎌낸 끝에 대서양을 마침내 횡단했는데 너무나 허무하게도 거절 도장을 받고 본국으로 돌아가는 그 심정이 참담하게 느껴져서 여러모로 마음이 편치 않아지는 공간이었어(뉴욕 전 주지사 동상)현재는 박물관으로 사용되는 중이래. 내부에 전시 내용이 너무 많아서 대충 훑고 밖으로 나와 다시 페리를 타고 배터리 파크로 돌아왔어전 날 밤에 꽤 늦게 잠에 들기도 했고 그 날 아침 일찍 기상한 탓에 굉장히 비몽사몽한 상태라 벤치에 누워서 자버렸어(이 사진은 여자친구가 아무리 그래도 졸리다고 그냥 공원 벤치에서 누워자는 게 너무 어이 없어서 찍었던 사진이래ㅋㅋㅋ)페리 관광을 끝마치고 한 시간 동안의 상쾌한 숙면 이후 이제 다음 행선지인 락펠러 센터로 향했어(멋있는 거대 레고 작품들)락펠러 센터로 가는 길에 플래트리언 디스트릭트에 들러서 레고 스토어에도 방문했어이 건물이 엄청 유명한 곳인데 나는 레고 스토어에 정신이 팔려서 미쳐 사진을 못 찍었어(이 건물이 플래터리언 빌딩이야)레고 스토어를 뒤로 하고 뉴욕 타임즈 본사를 지나 락펠러 센터에 도착했어화려한 로비층을 잠시 감상한 후에 전망대로 올라갔어익히 들어 본 사람도 있을텐데 뉴욕 최고의 스카이라인 맛집은 락펠러 센터야의외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굉장히 별로인 스팟이었어. 그 이유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선 뉴욕의 대표 랜드마크인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볼 수 없다는 점 때문이지. 그야말로 당연한 이야기지만,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 올라가는 사람이 아직도 많은 걸 보면 이 사실을 간과하는 사람이 지금도 꽤 많은 것 같아.반면에 락펠러 센터에선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정면에서 보여나만 알고 싶은 정보였는데 전세계 관광객이 전부 이 애기를 알고 있는지 사람이 정말 붐비더라 인산인해라는 말을 이역만리 미국 땅에서 배우고 오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네ㅋㅋㅋ그 상태에서 사람이 안 찍히게 사진을 잘 찍는 건 불가능한 수준이라 사람이 빠질 때까지 기다렸고 끝끝내 멋있는 뉴욕 스카이라인 사진을 몇 장 찍을 수 있었어팁을 하나 주자면 1층은 유리벽이 있어서 반사가 심하기 때문에 사진이 별로 잘 안 나오니 2층가서 찍길 추천해재밌는 사실을 하나 알려주자면 사실 이 사진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아니라 이 곳 락펠러 센터에서 찍혔어근데 아무래도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훨씬 유명하다보니 이야기가 와전된 것 같아여기 상점에 들어가보면 대문짝만하게 홍보중이야ㅋㅋ거의 해질녘까지 멋있는 마천루들을 감상하며 벅차오르는 느낌을 받고 있었는데 그 때 여자친구가 갑자기 내 손 위에 자기 손을 올리며 말을 시작했어"로드트립 첫 날에 숙소에서 있었던 일들은 솔직히 말하자면 상당히 실망스러웠어난 남자다운 사람이 이상형인데 벌레 몇 마리에 그렇게까지 놀라서 호들갑 떠는 게 많이 없어 보였어여행을 시작하기 전 유선 상, 문자 상으로 생각했던 너랑 안 어울려서 더욱 그랬었어그래서 지난 며칠 간 약간 쌀쌀하게 굴기도 했어하지만 내가 어제 노래방 가서 했던 행동들은 그래서 그런 게 아니야진심으로 미안하고 네가 너그럽게 용서해줘서 정말 고마워원래 자기 속마음 표현 못 할 정도로 미숙한 사람은 아닌데 널 좋아하는 마음이 너무 커서 그랬던 것 같아어제 아무런 질책하지 않고 내 사과를 받아 주는 걸 보고 정말 감동받았어내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남자다운 행동이었어너무 일찍 말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더는 참을 수 없어서 이제 말할래.......나랑 사귈래?"난 사실 서양인들이 사귀자고 말 안 하고 사귀는 문화라고 생각해 왔는데 이렇게 고백을 받아버리니 살짝 당황했지만 나도 여친을 남몰래 많이 좋아하고 있었기 때문에 Yes라고 했어이 때 칠칠치 못 하게 말이 끝나자마자 알겠다고 해버린 바람에 이 날 이후에 '잠시 기다렸다 조금만 늦게 알겠다고 할걸' 하고 후회했던 기억이 있네이젠 정식으로 사귀게 된 여자친구가 기뻐서 날 꽉 껴안았고 나도 포옹으로 화답했어그 후에는 같이 뉴욕의 멋있는 야경을 바라보다가 날이 쌀쌀해져서 숙소로 돌아왔어그 날 밤엔 인생 처음으로 여자친구를 사귀게 됐다는 황홀감으로 잠 못 이루다가 내 옆에서 같이 잠을 설치던 여자친구랑 눈이 마주쳐 첫 키스까지 내어주게 되었어ㅎㅎ이 다음부턴 다음편에 계속할게. 지금까지 전개가 좀 느린 감이 있는데 다음 편부턴 최대한 빨리빨리 전개해보도록 노력할게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작성자 : MercuryChoi고정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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