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樣年華

꽃망울이 터트려지기 직전, 물기를 잔뜩 머금은 소년들의 현재는 위태로우면서 불안하다.

찬란히 피어날 것을 알지만 찰나의 순간이 지나면 모두 져 버릴 것을 알기에, 이들은 다가올 미래가 두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달리기를 멈추지 않는다.

코앞으로 다가온 개화의 순간을 기다리며, 끝없이 펼쳐질 하늘을 꿈꾸며.

꽃잎 위를 배회하는 나비는 어서 오라 함께 날기를 유혹하지만 잡힐 듯 잡히지 않는다.

현실은 아직, 꿈에 닿기엔 멀었다.

花樣年華 pt.1

영원할 것처럼 아름다운 봄, 모든 것이 한낱 꿈에 불과할까 소년들은 두렵다.

시간은 무심하게도 흘러가고,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힘겹게 움을 틔운 꽃잎들은 놀랍도록 아름답다. 슬프게도 찬란하다.

낙화의 순간이 언제 찾아올 지 이들은 알지 못한다. 그저, 막연히 기다릴 뿐.

청춘의 오늘은 뜨거운 만큼 차갑고, 화려만 만큼 남루하며, 눈부신 만큼 위태롭다.

花樣年華 pt.2

모든 것이 널뛴다.

하나도 대수롭지 않은 것이 없는 소년들은 그저 이 모든 것들을 끌어안고 달릴 뿐이다.

앞으로 나아가며, 이들은 외친다. 다쳐도 괜찮다고, 넘어져도 괜찮다고.

달리는 것밖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멈출 수가 없다고.

눈부신 태양에 한 치 앞을 볼 수 없어도, 비바람이 휘몰아쳐도 이들은 행복하다.

언젠가 한 마리 나비처럼 가볍게 날아갈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에,

지금의 위태로움은 불안하나 결코 두렵지 않다.

절박하게, 최선을 다해, 행복할 것이라고.

화려한 비상을 앞둔 소년들은 그렇게 오늘을 믿는다.

花樣年華 young forever

긴 시간을 달렸다.

종착지를 알 수 없는 달리기는 그 끝을 알 수 없어 그저 미로 속을 헤매는 것과 같았다.

어느 날 내동댕이쳐진 남루한 현실은 결코 소년들 자신이 선택한 것이 아니었지만 견디고 또 견뎌야 했다.

그리고 마침내 찾아온 결심의 순간.

새로운 다짐과 함께 이제 막 출발점 위에 선 이들은 가진 모든 것을 활활 불태운다

마지막 힘까지 끌어내 앞을 향해 달리는 소년들의 달리기는 여전히 그 끝을 알 수 없다.

그러나, 너울대는 불꽃의 그림자 위로 지지 않는 태양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저 멀리에서부터 울려 퍼지는 소년들의 노래.

영원을 꿈꾸는 소년들의 노래가 시작된다.

글 좋아서 같이 보자고 타이핑 해봄 ㅇㅇ

끄북 근데 왜이렇게 유약하냐 표지 찢어지고 좀만 세게 펼쳐도 제본한 부분 쩍쩍 갈라지려하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