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회장 “천안함 유가족 최우선 채용하라”


지난해 3월 26일 천안함 사건이 터졌다. 방위산업으로 성장한 한화그룹의 김승연 회장은 한 가지 결심을 했다.

"방위산업체를 경영하는 그룹으로서 유가족이 가장 절실한 부분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유가족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테니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짜라."

김 회장 지시를 받은 한화 경영진은 천안함 희생자의 직계 및 배우자 중 1명을 채용하되 희생자가 미혼이거나 부모가 없는 경우에는 형제자매로까지 확대하기로 구체적인 채용 방안을 확정했다. 천안함 사건 발생 1년을 앞둔 23일 본지는 한화가 약속을 지키는지 확인해봤다.

지난 21일 한화 사내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현재 ㈜한화에서 일하는 이모(28)씨는 동생의 시신이라도 보기 위해 들렀던 평택의 군부대에서 "천안함 가족을 한화 가족으로 모시고 싶다"는 제안을 받았다. 작은 전자회사에서 매일 12시간씩 서서 일해야 했던 이씨는 지난해 7월부터 한화로 출근한다. 그는 "한때는 천안함 가족이라는 꼬리표에 관심을 보이는 눈길과 잘해주려는 손길을 동정으로 여겨 나 자신을 괴롭혔지만 진심이 담겼다는 것을 곧 깨달았다"며 "네가 나에게 준 마지막 선물, 한화라는 직장을 잘 다니며 네 몫까지 부모님께 효도하겠다. 너는 나의 자랑스러운 동생"이라고 했다.


한화에는 이씨 외에도 네 명의 천안함 희생자 가족이 다니고 있다. 당시 46명의 천안함 희생자 중 36명의 유족이 한화에 취업을 원한다고 밝혔다. 이 중 2010년에 취업을 원한 가족은 7명. 본인 건강상의 이유로 취업시기를 연기한 심모(희생자 모친)씨와 취업 혜택 대상자를 전사자의 동생(2012년 이후 입사 예정)으로 바꾼 정모(전사자 부친)씨를 제외하고는 지난해 입사 희망자 전원이 채용됐다. 한화측은 "2011년에 취업을 원한 유가족과도 희망 근무 지역과 담당 업무 등을 협의할 계획"이라며 "김 회장의 약속대로 유가족들의 채용은 계속 진행된다"고 했다


이런 취업 프로그램은 한화 사무실마다 액자에 걸려 있는 \'신용과 의리\'라는 한화정신과 일맥상통한다. \'신용과 의리\'를 한화정신으로 정한 김 회장은 미국에서 국가 기밀 유출 혐의로 구속됐던 로버트 김 가족 생계를 남몰래 돕고, 경제적 부담 때문에 명절날 가족을 보러 가지 못하는 기러기아빠 사원들에게 왕복 항공권과 5일 휴가를 주기도 했다.

알다가도 모를인간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