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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을 사랑해요

.(175.112) 2011.03.26 20:26:03
조회 110 추천 0 댓글 1


어느덧 제 결혼연차도 7년이 됐습니다.

 

반대하는 결혼하느라

눈물 쏙~ 뺐던 게 엊그제 같은데

아이 둘도 이만큼 자라있고 일상은 늘 평범하기만 해서

 

가끔 신랑을 볼 때면

"저게 내가 사랑해서 결혼한 사람 맞어?"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봄바람이 불어오면서

내 마음도 봄을 탔는지

신랑에게 또다시 연애 감정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우리 부부,

얼마 안됐지만 이틀전부터 산책을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산을 탄다는 둥의 거대한 등산은 아니지만

아이들 모두 재우고 두 손 꼭 잡고

동네 구석구석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사실 산책보단 잿밥에 더 관심이 있어서요

무뚝뚝한 이 남자, 집에서도 얼마나 말수가 없는지

그런데 산책하면 주거니받거니 이 남자 말을 참 잘합니다

속으론 어떻게 말을 참고 살지? 이 정도 생각까지 드니깐요

 

그때는 무뚝뚝하고

남 앞에서는 절대 사랑표현 안하는 신랑도

춥다며 제 손을 끌어다 자기 주머니안에 쏙 넣어줍니다

가끔 술먹고 제 정신이 아닐 땐 "귀엽다."라는 말도 연발해줍니다

그 날은 전세계 세계일주도 부럽지 않습니다

 

어제는 단골 막창집가서 막창을 먹었는데

전 사실 삼겹살이 땡겼는데

하지만 아이가 커갈수록 늘어나는 교육비로

이제 내가 삼겹살 1인분도 고민하는 신세가 되었나 서글퍼질려는 찰나

늘 먹는 거만큼 같이 오래 살자며 소식을 고집하던 짠돌이 우리 신랑

막창 먹을 만큼 먹었는데도 "당신 집에서 먹으면 일 많고 힘들지? 기름 다 튀고.

여기서 시켜먹자." 하며 시켜줍니다.

날아갈 기회일세라 낼름 기회 포착하여 남편 옆에서 전 "헤헤" 거립니다.

신랑이 화장실 간 사이 먹다보니 딱 두 점 남았습니다

그리고 한참 우두커니 앉아 있습니다

신랑이 옵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딱 두 점 남았네? 같이 먹을려고 남겨 둔 거야?"

전 열심히 고개 끄덕입니다 이때만큼은 식탐많은 저도 의리가 생깁니다

 

실컷 먹고 운동이랍시고 하는 산책이라...

그래도 자정 넘은 시간 달을 벗 삼아 한참 다녔네요

콜라 좋아하는 제가 콜라 먹고 싶다하니 또 자판기 찾는다는 핑계로 한참 다니고

그 동네엔 자판기가 없습니다. - _ -\'\'\' (전 미리 알았음)

 

나이가 먹어서

외모에 자신이 없는건지

아니면 늘 큰 소리 탕탕치지만 소심해진건지

전 요즘 신랑에게 자주 묻습니다

 

"날 사랑하냐고"

그럼, 무뚝뚝한 이 경상도 남자 대답합니다

"어쩌겠노. 복이라 생각하고 살아야지." 하며 팔자론을 펼칩니다

은근히 부아가 치밉니다

 

하지만 며칠전에는 "사랑한다."

얼만큼이라고 했더니 "많이"

또 꼬치꼬치 잘 묻는 저는 "어떻게 그렇게 느끼는데?"하고

그 사랑의 양까지도 느끼는 게 신기하여 묻습니다

그랬더니 "몰라. 그냥 많이 사랑한다고 느껴져."

 

봄바람 타는 제 마음,

그 말 한마디에 다시 이미 결혼한 신랑과 연애하는 것 같이 느껴져

하루종일 연애 기분을 느끼고 있습니다

신랑 퇴근 시간이 기다려지고 하루종일 집에서도 신랑 생각납니다

자면 안 날 거 같아 잠도 없는데 일부러 낮잠 청해도

꿈속에도 신랑이 나타나 웃습니다

 

나이 들면

결혼 연차 늘어나면

권태기가 올까 두려웠는데

아직 더 살아봐야 알겠지만

아마도 이런 것이 사랑이겠지요

제가 지금 하고 있는 것도 사랑이겠지요

그가 하고 있는 것도 사랑이라 믿고 싶습니다

 

..

오늘 우리 부부의 산책은 없습니다  

내일 딸 생일 파티로 필요한 걸 사고자 마트에 가야하거든요

지금 생각해보면 늘 바쁘다던 이 남자,

제가 어디 가자고 하면 그게 12시든 1시든 말없이 잘 따라와 주었네요

집에서 살림하는 아내, 야식먹고 싶다는 말도 안되는 요구에도 드라이브까지 시켜주며 

바보같이 지금에서야 그걸 깨닫다니.

제 사랑은 늘 표현해야 아는 사랑인데 신랑은 그렇게 묵묵히 절 대해주고 있었네요

참으로 고맙습니다

 

사랑이란 건..

눈에 보이지도 손에 잡을 수도 없는 거지만

제가 지금 하고 있는 게 사랑이라고. 느껴집니다.

 

며칠전 아이가 자다가 울길래

그 옆에 가서 잤더니 신랑 아침에 일어나 제가 없어서 서운했다며

반대로 엄마 데리고 간 6살 딸한테 삐져 한참을 아무말도 안하더군요

그런 거 보면 천생연분이 과연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린 천생연분 아닐까, 또 그 마음 그대로 세월과 함께 곱게 늙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에피소드)

신랑이 예전에 눈을 크게 다친 적이 있습니다

응급실에 있을 때

"여보~ 당신 눈 잘못 되면 내 눈 하나 떼어다가 줄게. 흑흑흑

나는 집에 있는 사람이고 당신은 바깥 활동하는 사람이니깐

내 눈 줄게. 그러니 걱정하지마. 흑흑흑"

우리 신랑 그때 크게 감동받아서 아직도 가끔 묻습니다

"그때 진짜 눈 줄려고 했어?"

"그걸 믿었어? 그거 뻥이지! 신체발부수지부모라... 우리 부모님께 받은 걸 왜 당신줘?"

"어쩐지. 내가 그럴 줄 알았어."

 

...

하지만 알 겁니다

내가 그러고도 남을 사람이라는 걸 .

하지만 다행입니다 눈이 나아서요.^^:::

 

가진 건 별로 없지만 앞으로도 알콩달콩, 이렇게 잘 살았으면 좋겠네요.

이 사람이 있어 난 정말 행복합니다. 오늘도 내일도

앞으로요

 

이 사람이 무인도에 가서 둘이 살자고 하면

그는 고기 잡고 전 옆에서 불을 피워서라도 살 겁니다

우린.. 그게 부부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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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클럽에 올라온 자랑글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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