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정리하고 있는데 아버지한테 전화가왔다

오늘 저녁먹을때 술한잔 하자고..

원래 아버지하고 저녁 먹으면서 반주로 술은 자주 먹는데 일부러 아버지가 먹자고 한적은 처음

딱 눈치챘지..

오늘 아버지한테 역사적인 날이거든..

오늘 4층짜리 건물 계약한 날이야  그것도 지방이지만 이곳에서 땅값이 두번째로 비싼동네

아버지 입장에서는 저기 가난했던 당진 촌놈이 맨손으로 올라와 땅바닥에서 야채장사부터 시작해

60넘어 건물을 샀으니 얼마나 기뻤겠어  아마 눈물도 흘렸을꺼야

암튼 건물얘기부터 시작해.. 초점이 나한테 오더라.. 나 앞으로 살아갈 조언부터 시작해..

이젠 내가 살면 얼마나살겠냐 니가 우리집 가장이다

열심히해라..  뭐뭐 조심해라..

뭐 뻔하잖아.. 그냥 묵묵히 이해한다는듯 끄덕여줬지..

한참 그런얘기하다가  넌 애인없냐? 이얘기 나오는데 속에서 울컥해서.. 왜 그얘기가 나와.. 소리칠뻔..

우리아버지가 큰아들인데 할아버지가 아버지 결혼하는것도 못보고 돌아가셔서..

자기는 할아버지와 달리 손주라도 안아보고 죽어야하지 않겠냐고..

이번년 안으로 선본다고 말해서 대강대강 일단 넘어가고..

내가 진짜 30넘어서까지 쓰레기처럼 살다가 부모님 가게 물려받아 일한지 1년됐거든

근데 아버지가 정신차려서 잘한다고 칭찬하더라

헛돈쓰지않고 꼬박꼬박 저축하는것도 칭찬하고

엄마가 이새끼 꼭 아버지하고 똑같다고..  아주 지독한 짠돌이 어쩌고 그러니까..

아버지가 듣고 신나서 아주 너는 나하고 똑같아서 그건 맘에 든다고

그말 들으니까 기분좋더라..  예전에는 뒹굴뒹굴놀때 나보고 나가 뒈지라고까지 말한 아버지였는데

이젠 믿는다는 말이잖아..

암튼 오늘 이런저런 생각에 잠 못이룰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