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광복절을 전후해 디시인사이드의 전 갤러리를 시끄럽게 만들었던 사건이 있다. 다름 아닌 \'패션 갤러리 현피 사건\'이 그것이다.

\'현피\'란 인터넷이나 게임 등 가상 공간에서 알게된 사람들이 실제 공간에서 만나 결투를 벌인다는 뜻으로서, \'정모\' 등의 긍정적인 모임과 달리 가상 공간 속에서의 격한 감정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인터넷 시대의 새로운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네티즌이 이용하는 디시인사이드의 갤러리에서는 기존에도 현피에 관한 소문이 여러번 있어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인터넷 상에서 서로 화해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실제로 현피에 관한 정확한 정황이나 후일담이 전해지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패션 갤러리 현피 사건\'은 사건 현장이 사진으로 촬영돼 인터넷에 올려지는 등 다양한 논란거리를 만들고 있다.

사건의 발달은 패션-상의 갤러리 네티즌 ID \'의정부고딩\'의 상의 판매 관련 게시물에서 시작됐다. 이 게시물에 또 다른 네티즌 ID \'껌팔이\'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게 되면서 다툼이 일어난 것이다. 다툼 끝에 네티즌 ID \'의정부고딩\'은 네티즌 ID \'껌팔이\'를 상대로 현피를 제안하게 되고, 이런 정황이 디시인사이드의 여러 갤러리에 퍼지면서 많은 네티즌의 관심을 얻게 된 것이다.

현피일로 알려진 지난 14일, 약속 장소인 강남역 근처에는 이들 두 네티즌 외에도 여러 네티즌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이미 화제가 된 현피 사건을 눈으로 직접 보겠다는 의도에서다.

일부 네티즌들은 현피에 참여하기 전 "현피 장소에 가서 인증 사진을 찍어올테니 받아보고 싶은 사람은 메일 주소를 남기라"는 게시물을 남기며 \'자체 보도\'를 자청해 여러 네티즌들로부터 호응과 동시에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비난에도 불구하고 현피 현장의 정황들은 사진을 통해 인터넷에 퍼지고 있다.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네티즌 ID \'의정부고딩\'이 네티즌 ID \'껌팔이\'의 기선을 제압해 약간의 몸싸움 후 현피는 끝이 났다고 한다. 하지만 네티즌 ID \'의정부고딩\'의 선제 공격이 실제적인 대결 선상의 것이 아니라 갑작스러운 것이었기 때문에 방어도 공격도 할 수 없었다는 네티즌 ID \'껌팔이\' 입장이 인터넷에 떠돌면서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기도 하다.

일부에서는 약 5분만에 끝난 이번 현피가 이들 두 네티즌의 자작이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현피에 두 당사자 모두가 나타난 경우가 거의 없다시피한 전례에 비해 두 네티즌 모두 참석을 했고, 또 예상외로 싱겁게 끝나버렸다는 평가가 나왔기 때문이다.

해당 사건은 디시인사이드를 넘어서 각종 포털 사이트와 커뮤니티 사이트에 퍼지고 있다. 포털 사이트에도 이번 사건의 전말을 묻는 게시물이 늘고 있으며 관련 사진들을 퍼나르는 네티즌들 역시 많다.

\'패션 갤러리 현피 사건\' 탓에 지난 15일을 전후해 디시인사이드의 여러 갤러리들이 떠들썩했던 것은 물론이고, 늘어나는 접속자들 때문에 서버에 무리가 생기는 등의 혼란이 생겼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접하는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아무리 사이버상에서 감정이 격해졌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만나서 결투를 벌이는 것은 무모한 일"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큰 사고 없이 마무리 된 이번 경우는 다행이지만 혹시 한 사람 혹은 두 사람 모두 다치는 일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었다는 것이다.

또 이 현장을 목격하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구경\'을 나온 다른 네티즌들 역시 "폭력을 조장하고 방조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