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서울시교육감 자택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은 2일 오전 8시10분쯤 전격적으로 실시됐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검사 이진한) 소속 수사관 4명은 통보없이 서울 강서구 화곡동 곽 교육감의 자택에 들이닥쳤다. 출근 전이던 곽 교육감은 검찰 수사관들이 초인종을 누르자 신분을 확인한 뒤 집 안에서 부인 정모씨와 함께 서서 담담한 표정으로 압수수색 과정을 잠시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거예요? 정말 교육감이 나쁜 짓을 한 건가요?" 곽 교육감의 후보매수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곽 교육감의 자택을 압수수색하자, 근처에서 이를 지켜보던 동네 주민들은 "무슨 일이 있는 거냐. 정말 뒷돈 거래가 있었던 것이냐"고 기자들에게 물어보면서 웅성거렸다. 검찰의 압수수색은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으며, 이웃 주민들 5~6명이 나와 압수수색 과정을 지켜봤다.

곽 교육감은 오전 8시40분쯤 검은색 정장 차림을 하고,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보좌관과 함께 차량에 탑승해 교육청으로 출근했다. 곽 교육감은 "지금 심정이 어떠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2시간가량 압수수색을 마친 수사관들은 검은색 노트북 가방 등 비교적 적은 양의 압수물을 가지고 곽 교육감의 자택을 나왔으며 "무엇을 가지고 나왔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고 빠르게 엘리베이터에 탑승, 지하에 주차해 놓은 카니발 승용차에 올라 서울중앙지검으로 향했다. 이날 검찰이 확보한 압수물은 지난해 교육감 선거 당시 후보단일화 협상과 관련된 각종 서류와 메모,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관련 자료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검찰은 지난해 선거에서 후보단일화 직전 곽 교육감측 회계책임자인 이모씨와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 캠프의 양모씨가 박 교수 사퇴 조건으로 돈과 직책 등 대가를 주기로 합의하고 이를 곽 교육감과 박 교수에게 보고한 것으로 보고 관련 증거물을 찾기 위해 이날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절차상 필요에 의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지난해 서울시교육감 선거 당시 후보단일화 협상책임자인 김모씨의 경기 일산 자택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실시해 관련 증거물들을 확보했다.

현일훈·김영주기자 o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