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한국GM, 3위 탈환 쟁탈전

 르노삼성차와 한국GM이 벌이는 완성차 업계의 3위 쟁탈전이 치열하다. 쉐보레 브랜드 도입이후 3위로 밀린 르노삼성차가 최근 수천 대 까지 벌어졌던 격차를 300대 수준으로 좁히며 바짝 추격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차가 지난 8월 내수 판매에서 1만1075대를 팔아 내수시장 3위인 한국GM과 격차를 333대로 좁힌 것으로 나타났다.

르노삼성차가 신형 SM7의 인기를 등에 업고 지난 8월 내수 판매가 10.7% 증가했기 때문이다. 반면 쉐보레 브랜드를 론칭하며 새 차를 연이어 내놓았던 한국GM은 12.3% 줄어든 1만1408대 판매에 그쳤다.

7월에 3002대 차이로 벌어졌던 격차가 8월 들어 급격히 좁혀진 것이다.

더 흥미로운 것은 라인업 차이다. 승용차 3대와 SUV 한 대 뿐인 르노삼성차가 승용차와 RV, 상용차(다마스, 라보) 등 2배 이상인 한국GM을 상대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뒤쫓는 자와 도망가는 자 사이의 역학관계가 묘하게 뒤집힌 형국이다.

수출까지 포함하면 르노삼성차의 지난달 판매는 2만7328대로, 전월 대비 무려 47.7%가 신장했다. 올해 들어 월별 최다 판매실적을 낸 것이다. 전년 동기의 1만8889대와 비교하면 44.7%가 증가한 것이다.

이같은 실적 상승을 이끈 것은 지난 달 판매를 시작한 올 뉴 SM7이다. 2주 만에 2665대가 판매되며 초반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뉴 SM7이 3755대, SM5가 3690대, SM3가 2811대, QM5가 819대가 팔리는 등 모든 차종이 고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전체 판매량에서는 330여대 차이로 3위 탈환에 실패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한국GM이 판매하는 상용차인 다마스와 라보를 수치에 서 제외하면 우리가 3등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쉐보레 마크도 안 단 차량들까지 판매에 넣다보니 300여대 차이로 밀린 것이다"고 말했다.

즉, 쉐보레 마크를 달지 않은 채 판매하는 다마스와 라보가 지난달 1007대가 팔렸는데, 이를 빼면 한국GM은 1만401대에 그치는 만큼 르노삼성차가 \'사실상\' 앞섰다는 의미다.

이처럼 미묘한 신경전까지 벌어질 정도로 격차가 좁혀진 이유는 르노삼성차가 최근 뉴 QM5와 올뉴 SM7을 출시하며 판매가 급격히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SM7(구형 포함) 전체 판매량은 7월보다 81% 늘어난 3755대를 기록했다.

반면 잘 나가던 한국GM은 크루즈 차량 누수와 변속기 문제가 불거지며 판매가 급격히 줄었다. 실제로 지난 2월 쉐보레 브랜드 도입 이후 매달 3000대 가량 팔리던 준중형세단 크루즈(옛 라세티 프리미어)가 지난달 30%나 줄어들며 1865대에 그쳤다.

지난해의 경우 르노삼성차가 11월과 12월을 빼고 월별 판매에서 한국GM을 줄곧 앞섰다. 연간 판매도 르노삼성이 15만5696대로, 한국GM(12만5730대)보다 많았다.

하지만 2월 한국GM이 쉐보레 브랜드를 도입한 이후 르노삼성을 줄 곳 앞섰다. 판매량 차이도 ▲3월 4047대 ▲4월 6297대 ▲5월 4391대 ▲6월 4327대 ▲7월 3002대로 크게 벌렸었다.

8월 급격히 격차가 줄어듦에 따라 올해 하반기 내수시장 3위였던 르노삼성차를 밀어낸 한국GM 사이의 피마는 접전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진검 승부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프레데릭 아르토 르노삼성차 영업본부장(전무)은 "출범 이래 최대 월별 수출실적 및 2011년 최대 월별 판매 달성의 여세를 몰아 남은 하반기에도 고객만족 극대화를 통한 판매신장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