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싱떡밥) USB-DAC 케이블에따른 음의 왜곡이 존재하는가?

김로핑 · 2012.03.15 18:57:25

인터넷을 검색해본 결과 여러곳에서 해당 떡밥의 주제로
사투의 흔적들이 보인다.

고로, 기다 아니다라고 말하긴 힘들듯 한데...
유독 음원관련된 디지털전송쪽에서 사투가 일어나네..

음..해당 분야에대한 지식이 미약한 관계로..

난 패스

(제목을 "음질" -> "음의 왜곡"으로 수정했습니다.
음질로 표현하니 제가 얘기하려는 주제의 본질과는 동떨어진 방향으로 이해가 되는듯 하네요)

어제 모 사이트 자유게시판에서 언급되었던 내용과 일맥 상통하는 주제입니다.

결국엔 비싼 돈 들인만큼 정말 차이가 나는거냐.. 하는 얘긴데요.

오디오란 것이 워낙 감성적인 것이다 보니
정말 말도 안되는 얘기부터 시작해서 과학적인 근거제시가 가능한 이론까지
온갖 설들이 난무하는 곳으로 느껴집니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것들은 정말 터무니 없는 주장이 많아지다 보니
이론적 근거가 있는 주장까지 한꺼번에 무시당하는 케이스인데요.

예를 들면 "수력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가 화력보다 낫다"는 둥
터무니 없는 우스갯소리(내지는 비꼼)과 "디지틀 케이블 간의
차이는 없다"라는 얘기가 완전히 동급으로 여겨지는 상황입니다.

디지틀 케이블이라는게 워낙 종류도 많고 용례가 많다보니
맞을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는 얘기가 되는데,

USB 케이블을 하나 예로 들어볼까요.

요즘 외장 DAC을 통해서 PC-Fi를 즐기는 분들이 많지요.
외장 DAC을 연결하는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가 USB 접속입니다.
물론 1394도 있고 전통적인 S/PDIF 방식도 있겠지만
USB 접속이 저렴하고 구현하기 쉬워 요즘 대세입니다.

그런데 USB케이블에 따라 음질차가 난다는 주장이 있는데요.
이런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디지털의 무결성을 믿으시는 분들은 말도 안되는 소리로 보실 듯 합니다.
USB케이블에 따라 소리가 바뀐다면 다음과 같은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는 거죠.

"똑같은 PC와 USB 외장 하드에 USB 케이블만 바꿔껴서 파일을 복사했을 때
복사된 파일의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

물론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복사하다가 에러가 나서 중간에 멈춰서는
일이 있을지언정, 또는 복제된 직후 운나쁘게 배드 섹터 등으로 파일이
깨지는 일이 발생할지는 몰라도 USB케이블만 바꿔서 파일복사 결과가
달라지는 일따위 있을 수 없죠.

그런데 USB 케이블을 바꿨는데 음질이 바뀌는 경우가 발생을 합니다.
노이즈가 끼거나 틱틱 음이 끊어지거나 하는 경우가 아니라
미묘하게 변하는 경우를 많은 오디오파일들이 겪습니다.

이걸 단순히 기분이나 플라시보 효과로 봐야 할까요?
아니면 실제로 외장하드 복사시엔 멀쩡하던 데이터가
유독 USB DAC으로 갈 때만 깨져서 가는 걸까요?

이에 대한 이유는 오디오판에서 벌어지는 터무니 없는 소문이나
진실공방까지 갈 것도 없이 USB 전송 규약만 살펴봐도
이론적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USB는 그냥 디지털 데이터를 전송하는 규약 중 하나이다.. 정도로만
생각하면 데이터가 변형되는 일은 상상할 수 없겠지만 실제로
USB 전송규약을 살펴보면 USB 전송에는 4가지 모드가 있습니다.

1) 컨트롤모드
2) 인터럽트 모드
3) 벌크 모드
4) 아이소크로너스(Isochronous) 모드

컨트롤 모드는 USB장치를 서로 제어하기 위한 모드니까 별개로 하고,
인터럽트 모드는 마우스나 키보드 등이 연결되는 모드입니다.
아까 예시로 들었던 외장 하드의 데이터 전송이 벌크 모드이고요.
USB-DAC등 오디오 장치에서 사용되는 모드는 아이소크로너스 모드입니다.

여기서 외장하드와 USB-DAC의 전송모드 차이를 보면,
벌크모드(외장하드)는 대규모 데이터 전송시 사용되며, 데이터의 무결성을 보장합니다.
즉, 데이터 전송시 오류가 검출되면 이에 대한 재전송을 요구하는 것이죠.
(물론 무한정으로 요구하는 것은 아니고 일정 한계를 넘으면
처리할 수 없는 오류로 간주되어 사용자에게 오류를 보고하고 멈춥니다)
반면 전송대역, 전송지연시간에 대해서는 보장을 하지 않습니다.
쉽게 말하면 케이블의 품질이 떨어지거나 지나치게 먼 거리 등으로 많은 오류가
발생하면 재전송 요구와 전송지연시간이 늘어나고, 결국 전송 속도가 느려집니다.
즉, 케이블에 품질에 따라 파일 복사하는 시간이 달라질 수 있다는 거죠
(물론 실제로는 케이블 뿐만 아니라 양끝단의 디바이스 상태가 더 큰 영향을 미칩니다)

반면 아이소크로너스는 즉시성(리얼타임)을 우선으로 하는 모드입니다.
오디오나 멀티미디어 전송에 사용되는 이유가 바로 이때문이죠.
음악 데이터를 받는데 오류가 발생했다고 해서 음악을 잠시 멈추고
재전송을 요청할 수 없습니다. 물론 아이소크로너스 모드라도
오류를 '검출'할 수는 있으며, 이때 어떤 식으로 검출될 오류를
처리할 것인지는 수신하는 디바이스에서 결정합니다.
(예를 들면 적당한 알고리즘에 의한 보간법으로 채워넣을 수도 있고
그냥 '0'으로 때려 넣을 수도 있습니다. )

물론 아이소크로너스 모드라고 해서 에러가 엄청많이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대로 된 품질의 케이블이라면 통상적으로 비트 에러 레이트는 10^-10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이를 전제로 했기 때문에 '약간의 오류'는 즉시성을
보장한 댓가로 희생할 수 있었던 거죠. 이정도 오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아채지 못할 수준이다..라는 전제가 깔려 있는 셈입니다.

물론, 이렇게 발생한 데이터 변형이 '청감상으로 식별 가능'한가는
또다른 얘기입니다. MP3 192와 CD를 구분하는 분도 계시고
아닌 분도 계시니 일률적으로 말할 순 없겠죠.

다만 이렇게 길게 얘기한 까닭은 '디지털을 전송하는 USB 케이블에서 음질차가
나는건 말도 안된다'라는 상식적인 얘기도 실제로 기술적으로 까보면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얘기하기 위함입니다.

사실 지금 언급한 내용들은 오디오파일들에겐 이미 수긍된 내용들입니다.
다만 비용대 효과 측면이라든지, 그렇게 발생한 미세한 데이터 오류가

얼마나 청감상으로 식별가능한가에 대한 갑론을박은 현재도 진행중이지요.

그러나 이런 얘기들과 '수력발전소 전기가 화력보다 좋다더라'는 식의
말도 안되는 애기들이 동급으로 취급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기에
길게 글을 썼습니다.

비슷한 주제로 S/PDIF 방식을 통한 디지털전송을 정리한 적이 있는데

관심 있으신 분은 한번 보시고요..

<U>http://kimdh08.egloos.com/779852</U>

이 게시물은 해당 게시판에 올린 것인데
반박 의견과 논쟁 덧글이 쭉 달렸네요. 퍼올 순 없고 링크만 남겨둡니다.

<U>http://clien.career.co.kr/cs2/bbs/board.php?bo_table=park&wr_id=5624413&page=3</U>

덧. 너무 오디오 쪽 얘기가 될거 같아서 본문에 안썼지만 부연하자면
최근엔 이런 전송 방식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벌크모드 + 버퍼 조합으로 해결을 하거나
비동기 모드의 알고리즘을 보다 정교하게 짠다든지 하는 노력들이 행해지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제가 궁극적으로 하려던 얘기는 "디지틀은 무조건 송신측과 수신측이 같다"는 명제가
전송 규약에 따라 아닐 수도 있다는 얘기였고, 이런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오디오적 미신과 사실을 구별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다시 강조하지만 이러한 데이터의 변형이 "청감상의 음질변화"로
어떻게 느껴지는가 하는건 완전히 별개의 얘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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