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년여전에 미쿡에서 유학 끝나고 어렵게 구한 직장...

학생시절 내내 똥차 끌고다니느라 고생이 많았답니다.  그러다 보니 여자라도 기본 정비는 스스로 할 수 있게 되어버렸네요...

미국 대부분이 그렇겠지만 제가 사는 동네도 차가 없으면 못삽니다. 

직장 금방 시작하고 똥차 처분하려고 돈도 얼마 모이지 않았지만 여기저기 알아보았는데... 웬만한 중고차나 새차로 대출해서 차를 사기가 좀 그렇더라고요....

그래서 현금 3000-4000불 (300-400만원정도)로 인터넷으로 직거래해서 사려고 알아보다가...

90년 초반 벤츠 / BMW 의 매력에 빠져버렸습니다 ^_^

원래 보통 사람이라면 그냥 토요타 혼다 기아 현대 미국에서 흔한 이런거... 7-15 년 정도 된 걸 샀을텐데... 저는 특이체질이라 이런 오래된 차를 너무 좋아합니다... 사실 우리 동네 자체에 오래된 고급차를 끌고 다니는 사람도 많고요...

천만다행으로 기본적인 차 지식이 있어서... 일단 차종을 정해 놓은 후에는 차 상태를 점검하고 사는 일만 남았죠...

그래서 구입한 게 이 92년형 Mercedes-Benz 400E.... 흔하지 않은 차입니다 (90-93년형은 300E가 가장 흔해요)

아름다운 외관과 파워풀한 엔진에 반해버렸습니다. 게다가 정비기록 체크해 보니 딜러한테 꼬박꼬박 정기점검 받고...  엔진 깨끗한데다... 게다가 13만 마일 (20만 킬로 정도) 이라는 너무너무 적은 주행거리..... 덥석 현금주고 데려와버렸죠.

차체는... 완전 탱크입니다 철통이죠... 누가 박아도 상처하나 안 날것같은 무거운 문들 ㅋㅋㅋ 크기도 엄청 크고요.  안에 들어가 있으면 160cm밖에 안되는 제가 너무 초라해집니다.  핸들 돌릴려면 팔에 근육 생겨요 ㅎㅎ

8기통이라서 기름 장난 아니게 먹어요... 차 자체가 철통에 완전 탱크같은데다... 시내에서는 8 마일 / 갤론 (3.4 킬로미터 / 리터) 나가니... 죽을맛이죠 요즘 유가도 올랐는데 ㅎㅎ... 고속도로에서는 16 마일 / 갤론 정도 나갑니다... 제 통근시간이 10분에 불과한 걸 생각해보면 그리 나쁘진 않죠.

제가 워낙 무겁고 파워있는 차를 좋아하고... 정말 이 차 고속도로에서는 장난없습니다... 악셀이 아주 무겁긴 한데 익숙해지면 괜찮아요 (그대신 친구들 타는 가벼운 차 운전하면 적응이 안돼서 폭풍스피드 ㅎㅎ).  승차감이나 부드러운 가속이나... 20년 넘은 차라고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이거 몰고 뉴욕도 가보고 (8시간 정도 걸립니다)... 엄청 달렸는데 이상있는 데 없고요... 산지 6개월 넘었는데 정비는 드라이버 벨트 바꾸고 타이어 바꾸고 그것밖에 없네요. 선루프든 뭐든 다 작동 하고요... 에어컨은 상하 오토 옵션이 3개가 전부ㅎㅎ

이렇게 오래된 차들은 기계 자체가 단순하기 때문에 (컴퓨터 이런거 별로 없음) 매뉴얼만 있으면 스스로 정비도 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그 수준은 아니고요 ^^

여기 갤러리에 요런 거 잘 안올라오는 것 같아서 (그리고 자랑하려고ㅎㅎㅎ) 올려봤습니다... 저는 80년 후반 90년 초반 차를 너무너무 좋아해요.  이 차 산거 정말 잘 한 것 같습니다.  언젠가 한국에 가져가고 싶지만... 안되겠죠?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