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태기차 관계자와 나눈 ‘당당’하고 ‘황당’한 인터뷰
기사입력 2012.04.27 10:13

 
▲UN 마크가 세겨져 있지만 UN 공식차량은 아니다

중국 토종 브랜드인 화태기차 부스에는 순결한 흰색 테라칸이 전시되어 있다. 전면에 번쩍거리는 크롬 그릴 빼고는 현대 테라칸과 휠까지 같게 생겼다. 눈여겨 볼 것은 보닛과 문짝에 씌여진 ‘UN’마크다. 언뜻 국제평화유지에 힘쓰는 UN 공식차량처럼 보이지만, UN에서는 아직 중국 자동차를 공식차량으로 선정한 적이 없다.

화태기차 관계자에게 물었더니 “지금은 (UN 공식차량이) 아니다. 머지않아 (will be) 될 것이다”라는 당당한 답변이 돌아왔다. 화태기차는 작년 상해 모터쇼에도 ‘머지 않아 UN 공식차량이 될’ UN 테라칸을 무대 위에 올렸었다. UN은 주로 랜드로버나 지프 외에 독일, 일본의 SUV를 주로 쓰고 있다. 한국차로는 1997년에 쌍용자동차 무쏘가 보스니아 주둔 유엔군을 위해 납품된 적이 있고, 현대 테라칸은 관련 이력이 전혀 없다.  

 
▲짝퉁 싼타페 연식변경모델

화태기차는 의심스러운 UN 테라칸 옆에 ‘짝퉁 싼타페’(C9)의 연식 변경 모델도 전시했다. 화태기차는 일전에 현대차와의 관계가 끊기자마자 ‘짝퉁’ 싼타페를 만들어 냈었다. 벤틀리 스타일의 크롬 그릴을 붙인 2012년식 ‘짝퉁 싼타페’에는 150마력을 내는 2.0리터 가솔린 엔진과 4단 자동변속기가 들어 있다. 벤틀리는 현재 중국 부호들이 가장 선망하는 고급 세단이다.

 
▲화태기차의 대표 세단 B11의 전기차버전 B11 EV

짝퉁 싼타페 옆에는 화태기차의 대표 세단인 B11의 전기차 버전인 B11 EV가 전시되어 있었다. 최고 120킬로미터의 속력을 내는 이 차는 100% 전기로 움직인다고 했다. 그런데 운전석과 동반석 사이에 수동 5단 변속기가 끼워져 있었다. 전기자동차에 굳이 수동변속기를 쓴 이유를 물었더니 “현재 개발 중인 신개념 고효율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전기차에 수동변속기? 이해할 수 없는 조합이다.

또한 “보닛을 열어 전기모터를 보여달라, 전기 플러그는 어디 있느냐, 주유구를 열면 플러그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바지 주머니에 손을 집어 넣으며 “지금 열쇠가 없다”는 말로 일축했다. 이 차의 뒷 범퍼에는 양쪽에 배기구가 뚫려 있다. 하지만 안쪽에는 배기 파이프가 연결되어 있지는 않다.

 
▲배기구지만 배기파이프는 연결되지 않았다.

화태기차는 작년 6월 중국자동차공업협회로부터 판매대수를 5배 이상 부풀렸다는 이유로 경고를 받은 적이 있다. 당시 화태기차 관계자는 이 경고를 전면 부인하면서 “북경 본사를 옮기는 중이라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할 수 없다”고 말했었다.


베이징=장진택 기자  jt@car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