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밥집이건 참치전문점이건 일식점이건 일단 바 자리 없는 곳은 없다.
카운터석이라고도 부른다. (돈 계산하는 카운터 말고)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다찌, 카운터, 바 세가지 정도의 명칭이 골고루 쓰이고 있지만
요즘 일본에서는 카운터석 이라고 부르는게 대세라고 한다.
한국음식점 하면 '불판', 중국음식점 하면 '원탁' 이듯이 일본음식점의 특징이라고 보면 된다.
모처럼 초밥집 왔으니 비싼돈 주고 폼나게 먹어야 할것인데 이런 자리않으면
익숙하지가 않을 경우 기분이 편안하질 않아 비싼돈 주고도 잘못먹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경우 고급일식점의 실장들도 기죽을 만한 전문용어로 승부하자!
먼저 예약은 센스다 특히 여자와 동행일때는 센스인것이다 이틀전쯤에는 예약을 하자
당일 여종업원(하꼬비라고 하며 그 집이 제법 본격적이고 규모가 있다면 기모노를 입은 경우가 많음)
의 안내를 받아 자리에 않는다. 여자보다 약속시간에 먼저 도착했을경우 여유를 가지고
녹차를 부탁한다.
"데바나(出茶-식사중에 마시는 차) 먼저 한잔 주시겠어요?"
여기서 종업원은 당황한다. 들어보지 못한 단어다. 개념잡힌 실장은 눈치를 채고 지시를 내린다.
차 드리라고...
실장의 보조가 츠케다이(도마 비슷한 나무접시)에 오싱코(각종절임류)를 준비하기 시작한다.
오싱코의 종류를 살펴보면 보통은 가리(생강초절음), 락교(염교), 다쿠앙(단무지), 야마고보(산우엉절임)
정도를 준비한다. 초밥집의 수준이 중가대로 내려올수록 보통 가리와 락교 두가지만 놓는 경우가 허다하다.
여종업원이 죽을 가져온다. 자완무시(계란찜)같은 간단한 음식이 동반되기도 한다.
일단 술을 주문하자. 취향것 주문한다. 물론 소주나 맥주도 초밥과 어울리는 편이지만
모처럼이니 일본술을 주문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대포(찻잔 정도 크기의 잔술)인지 도쿠리(작은병)인지를 선택하고
술의 온도를 정해서 말해준다.
아츠깡(뜨거운술,70도) 누루깡(미지근한술,50도) 죠온(실온) 레슈(차가운것)
참고로 히레사케(복어지느러미술)는 무조건 아츠깡이다.
중간레벨 이상 되는 초밥집은 모듬초밥이니 뭐니 하는 메뉴선택이 없다.
그냥 취향대로 가는거다! 대부분 정식을 먹는다.
(초밥만 먹고싶을땐 처음부터 이야기 한다)
일단 회를 맛본다. 종류는 보통 도미,광어,참치,방어가 일반적이며
종류별로 취향에 맞추어 부위를 부탁한다.
회는 배를 채우지 않을 정도로 간단히 먹는게 좋다.
데바나를 한잔 더 부탁해 천천히 마시면서 회의 여운을 지우고
한숨 돌리며 슬슬 초밥을 먹기 시작하자.
"이제부터 니기리 부탁합니다"
라고 말한다. 간혹 와사비를 못먹기 때문에 빼야 하는 사람인 경우에는
"사비누끼로 부탁드립니다"
라고 추가로 말한다.
초밥에서 밥은 샤리, 재료(생선)은 네타라고 한다. 취향에 따라 초밥 형태를 요구하자.
ex) "네타는 길게 썰어주시고 샤리는 작게 부탁드립니다"
초밥을 먹을때는 대게 미소시루(된장국)가 따라온다 미소시루를 싫어해 다른 국을 원한다면
초밥 주문전에 "스이몽은 미소시루 말고 뭐가 되나요" 라고 미리 물어본다.
생선초밥은 담백한 흰살 생선에서 기름진 생선 순으로 먹는게 일반적이다.
도미,광어 -> 연어 -> 마구로(참치) 대충 이런식이다.
그 뒤엔 원한다면 향이 강한 히카리모노(고등어, 꽁치, 전어등 등푸른 생선)를
먹는것도 좋다. 문어,새우,조개 등은 니기리 마지막 쯤에 즐기자.
니기리가 끝나고 초밥 마무리 단계에는 마끼(김말이)를 먹는다.
날치알마끼나 연어알마끼가 일반적이다. 다른종류의 김말이를 주문하고 싶을땐
"마끼는 뭐가 있나요"라고 물어본다.
가능한것을 불러준다. 갓파마끼(오이말이), 뎃까마끼(참치마끼), 간뾰마끼(졸임박고지),
네기토로(파+참치마끼), 오싱코(단무지), 뎃포마끼(박고지+와사비) 대략 이정도다.
위에 말한 종류의 마끼는 호소마끼(한가지 종류를 재료로 만든 가느다란 김말이)다.
마무리 단계로 소바나 우동 등 면류를 먹는다. 여름인 경우 냉모밀이 제공되기도 한다.
후식으로는 보통 메론같은 달콤한 과일이나 아이스크림이 나온다.
식후 마무리로 다시 차를 마시자. 식사 중의 차는 데바나라고 부르지만
식후의 마무리로 마시는차는 아가리라고 부른다.
"아가리 부탁합니다"
라고 말하자. 곧바로 계산대로 가지말고 자리에 앉아서 느긋하게 차를 마시며
"오와이소(계산서) 부탁합니다" 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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