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돋는, 버스 정류장에서 경험했던 허세남 썰

7760(220.116) 2013.02.04 10:46:33

조회 188 추천 0 댓글 3

예전에 대학 다닐 때 마을 버스가 산 위에 학교까지 운행했었는데

06년 군대를 갖 제대하고 복학한 나는 기숙사 동기와 군대에서 갈고 닦은 사격술을 뽐내기 위해

아랫동네 게임방을 가려고 학교 앞 버스정류장에서 줄 서서 대기타고 있었지..

몇 분 지나자, 길 건너편에 검정색 볼보 s80 이 천천히 올라오더니 유턴을 해서 내가 기다리고 있는 버스 정류장 앞에 멈춰 섰어.

버스가 평상시에 멈추는 위치 바로 앞에,

나랑 비슷한 연배로 보이는 20대 초중반 남자가 시동을 켜 놓은채 내려서

자기가 표현할 수 있는 가장 고독하고 시니컬한 표정으로 주변을 한번 훅 둘러보더니

볼보에 기대어 담배를 피더라ㅋㅋㅋ

버스정류장에 약 20명 넘게 남자여자 섞여서 기다렸었는데..

진심 멋지다는 훼이크고 그거 보면서 친구랑 오그라들어서 그 관경을 계속 쳐다보기 민망했다.

내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졸라 쪽팔리더라..친구랑 "야 쟤 뭐야, 왜 저래"를 연발했던 기억이 난다.

빨리 버스가 도착해서 버스기사 아저씨가 도로교통 정의를 실현하셔서

저 철없는 청년을 개도해주시기를 바랐는데,

아쉽게도 버스오기 전에 담배 한대를 다 피더니 그 녀석은 만족하듯 볼보 s80을 몰고 떠났다.

혹시나 그가 이 글을 본다면 한마디 하고 싶다..

"야이 병진아 ㅋㅋㅋㅋ 너 자다가 이거 생각나서 이불속에서 하이킥 안하냐??? ㅋㅋㅋㅋㅋ"

눈 많이 왔습네다 안전운전 하시라요.. 간만에 심심해서 추억담 하나 올림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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