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난 그 배탈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어. 치킨을 먹은 다음날 배탈이 난다면 금요일이나 토요일에 치킨을 먹으면 되는 거였으니까. 그렇게 지금까지 버텨왔지.

그러나 2012년 9월. 나는 주말에는 야간 알바를 하고 나머지 5일에는 하루도 빠짐 없이 학교를 가게 되면서 나에게 치킨 안전 지대란 사라지게 되었어.
이제 치킨과의 사투를 벌이게 될 상황에 놓이게 된거지.

나는 먼저 고기의 질이 배탈을 일으키는 건지 실험을 해보았어. 시장 치킨도 먹어보고 유명 브랜드 치킨도 먹어보았지. 하지만 어느 것이든 배탈을 일으켰지. 다음으로는 치킨의 종류를 실험해봤어. 나는 보통 순살 치킨만을 먹었고 순살 치킨은 대부분 수입산 고기로 만드니까 통치킨은 뭔가 다르겠다는 생각에 통치킨과 순살치킨을 비교 시식해보았으나 어느것도 배탈을 면하지 못했어.

결국 나는 치킨이라고 부르기는 애매한 구운 치킨으로 도망가야 했어. 일반 치킨보다 훨씬 비싼 값을 치루고 내 장내 평화를 이루기 위해 구운 치킨을 먹어야 했던 거지. 구운 치킨은 배탈을 일으키지 않았거든.

그렇게 굴욕적인 나날을 보내다가 나는 밥을 먹으며 물을 마시면 소화에 안 좋다는 정보를 얻게 되었지. 머리가 번뜩였어. 이거다. 나는 치킨을 먹을 때면 항상 대량의 콜라를 마셨기 때문에 이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나는 당장 실험에 들어갔어. 고기 질도 나쁠 거라 생각되는 시장 치킨을 한모금의 콜라 없이 한박스를 분노와 함께 집어 삼켰지.

그리고 다음날, 나는 아무런 지장없이 생활을 할 수 있었어. 나는 성공했다는 감격에 연달아 치킨을 먹었고 역시 장내 평화를 이룰 수 있었어. 그래 치킨에게 죄는 없던 거야. 물타기를 시전하는 콜라가 나빴던 거지.

나의 분투 끝에 나는 치킨마스터가 될 수 있어어. 여러분도 치킨을 정복하는 치킨 마스터가 되길 바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