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치갤이나 커뮤니티활동은 안하지만
치킨 꽤나 먹었다고 어디가서 당당히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치킨을 자주 뜯는다.
이제 대충 입맛에 맞는 개념메뉴들도 다 파악이됬기에
어디에 시켜도 다 맛있게 잘먹는다. 그렇지만 마음 한켠에 항상 아쉬움이 남아 있었다.
그래서 무언가 새로운 치킨집이 나오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시켜보고 후회하는 경험도 많이 했지.
그 이유는 이렇다...
때는 20년전으로 돌아간다.
내가 초등학교 다닐 시절 우리동네에는 멕시칸치킨이라는 브랜드 통닭집이 있었다.
그렇지만 당시에 집근처 시장에도 닭집이 있었고 멕시칸 치킨보다 2000원정도 저렴했고
닭도 컸기 때문에 우리집은 항상 이 시장닭집에서 양념치킨을 시켜먹곤 했다.
근데 친구 생일날 초대받아 갔던 생일상에 놓여진 멕시칸 양념치킨을 먹고
당시에 나는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다.
내가 먹던 시장닭을 씹쳐바르는 너무나 훌륭한 맛이었다.
그 뒤로 가족들과 치킨 뜯게 됬을 때 내가 강력히 주장하여 멕시칸 양념통닭을 시켰다.
다만 돌아온 평가는 썩 좋지 않았다.
"양이 적어.", " xx닭집 양념통닭이 더 맛있어.", "가격도 더 싸고."
등등의 혹평을 맞고 그 뒤로도 우리집은 여전히 xx닭집의 닭을 항상 먹어왔다.
먹을때마다 무언가 내 속에 결핍된게 있었지만 나는 착한 아이였기 때문에 굳이 그걸 갈구 하지 않고
꽁꽁 숨기며 그냥 일정수준 만족할만한 치킨을 먹으며 성장했고
신도시로 이사를 가면서부터는 온갖 브랜드 치킨들과의 조우가 시작되었고
그런 세월이 가는동안 내가 사랑했던 멕시칸 양념통닭은 완전히 잊혀졌지.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흘렀다....
이제 내 나이 서른이 됬고 이제는 '내가 치킨을 최소 1000마리쯤은 먹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난 분명 다시 태어난다면 닭으로 태어날꺼야.'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치킨을 먹어왔고 지금도
현재 진행중이다..
언제나 치킨은 나에게 만족감을 주었다. 물론 가끔씩은 배부른데도 치킨을 시키는 누를 범할때도 있긴 했지만 말이다.
이쯤 먹으니 이제는 안먹어본게 별로 없고 .
이젠 거의 새로울것도 없고 식상해질때가 와서야 느꼈지만
치킨은 언제나 만족스럽지만 그 만족이 무언가 100%는 아닌 느낌. 항상 이 치킨은 이게 아쉽고 이 치킨은 이게 아쉬웠다.
그리고 진작부터 나는 '어릴적에 멕시칸치킨을 그렇게 원했었지.' 했던것을 기억해 냈었기에 맥시칸치킨을 안먹어본게 아니었다.
맥시칸을 먹었던 순간이 아직도 떠오른다.
너무나도 설레일정도로 기대했고 그 반작용으로 나는 엄청난 실망감을 받고 몇번안되는 치킨을 맛없게 먹은 기억에 꼽힐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래. 사람 입맛은 변하지.' 하면서 '괜히 다른 메이저 브랜드들한테 밀려있는게 아니구나' 뭐 이런 생각하면서도
이대로 납득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이건 흔히들 말하는 지점차일수도 있다.'
생각하면서 다른 지점 2곳을 더 먹어보고 반복적으로 실망하게 됬음. 그러고는
내 추억속의 환상적이었던 그 양념통닭은, 아련했던 그 시절을 그리워 하며 스스로 너무 미화해왔다고
결론내렸었음.
그 뒤로도 무언가 결핍되어있지만 언제나 치킨은 나에게 만족을 주었다.
하지만 가끔씩 무언가 새로운 브랜드 찌라시가 아파트에 날라오면
혹시? 어릴적 내 상상속의 그 맛을 내주지 않을까하며
되도 않는 모험을 하곤 했지.
그러다가 최근에 되서야 치킨갤러리를 알게됬고 물론 활동같은건 안했다.
얘네들은 어떤 치킨을 즐겨 먹나 간간히 보고 주력으로 먹는 메뉴들이 비슷한걸 보고
취향이 맞구나 싶어서
신메뉴가 나오면 똥 피하기용으로 리뷰도 보고 하는정도.
그러던 어느날 문득 궁금했다.
과연 나만 어릴적에 멕시칸치킨에 그렇게 환장했었나.
다른애들은 그런애가 없을까 하고는
치갤에 멕시칸을 검색했지. 그리고서 원래 궁금했던 것과 전혀 상관없이
소름돋았다.
!!!!!!!!!!!!!!!!!!!!!!!!!!
설마 멕시칸과 맥시칸이 다를줄은 상상도 못했다.
맥시칸과 맥시카나가 다른거야 진작에 알았지. 혹시나 지점차라서 그 맛을 못내는게 아닐까
맥시칸을 여러지점에서 먹어볼 정도로 절실 했는데..말이다.
치갤에서 힌트를 얻은 나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맥시칸과 멕시칸의 홈피가 각각 있음을 확인했다.
네이버에 멕시칸이던 맥시칸이던 쳤을때 상단에 두 홈피가 같이 나왔다면 이렇게 오랫동안 방황하지도 않았겠지...
실제로 각각의 키워드로 입력해야만 최상단에 각각의 홈페이지를 볼 수 있다.
그렇게 맥시칸과 멕시칸이 다름을 알았고.
그동안 내가 확인차 먹었던 치킨들은 전부 맥시칸이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멕시칸을 확인해야했다.
그렇지만 우리집 인근에는 멕시칸이 없다.
가장 가까운 매장에 전화해봤지만
역시 배달안되는 지역이란다. 그래도 기분좋았다.
급할것 없지 않은가? 오래도 기다려왔는데..
다음날 저녁 퇴근 후 바로 멕시칸 치킨이 있는 그 곳으로 향했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상가 건물을 한바퀴 돌며 멕시칸치킨을 찾는데
!!!!
멕시칸 치킨의 자리에
일맥치킨호프가 들어온게 아닌가..
그리고 밑에 (구 멕시칸치킨) 이렇게 써있더라..
너무 당황해서 다른 멕시칸 치킨을 찾아가야하나 고민했지만
멕시칸치킨을 안것만해도 나는 너무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을 수 있었다.
"아니다. 오늘은 이걸 먹는다. 이곳이 아니라면 그때가서 다시 찾는다."
오히려 이러한 걸림돌들이 무언가 내가 멕시칸치킨에 도달하는 길을
방해하는 것 같은게.. 내가 멕시칸 치킨에 도달했을때 받을 그 카타르시스가
예상되어 설레였다.
그렇게 양념치킨을 포장주문하고
술먹는 사람들 사이에 뻘쭘히 있기 싫어서 나와서
잠깐 통화를 하고는 15분쯤 지나서 다시 들어갔을 때
치킨 담아주는 비닐봉지에
어릴적 내 기억속에 말마크가 딱!!!!!!!!!
어릴적 만큼 크게는 아니었지만 분명히 저것이다. 할수 있을정도로
그것이었다.
그렇다. 나는 드디어 도달했던 것이다.
이쯤 되면 다들 결과적으로 궁금한건 치킨 맛일것이다.
그렇지만 그 맛을 말로 표현하기엔 너무 어렵다.
다만. 내가 어릴적에 단 두번 먹어보고 평생 치킨맛의 레퍼런스로 삼고 간직해왔던 그 맛이었다. 완벽하게.
벅차오름은 짧았고 생각보다는 덤덤했다.
다만 결코 허무하지는 않았다. 치갤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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