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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종주는 나에겐 힘들고 무리(부상..그러나 완주)--(5)

명부막도 2007.01.02 17:26:07
조회 802 추천 0 댓글 4




아까의 괴물체를 본 이후로 가슴도 후덜덜~~ 다리도 통증 후덜덜+괴물체후덜덜 ~` 전진에 많은 애로가 있었지만 여차하면 스틱으로 멧돼지의 눈깔을 번개같이 찔러  승리하겠노라는 돼먹지 않은 상상을 하면서 걷는 통에 다소나마 안정을 찾을 수가 있었다. 그리 멀지 않게 걸었는데 기와지붕이 없는 문이 나타났다. 그런데 여기는 더 이상 성벽을 끼고 나아갈 수는 없고 성문을 통과하게끔 되어 있다. 명판이 보이지 않아 문을 통과하여 명판을 보니 다른 문은 다 한자로 되어 있는데 이 문만 특이하게 한글로 박혀 있는 게 보인다. '청수동암문' 이제 또한 내리막길이다. 표지판에 비봉이라는 매우 낯익은 이름이 들어온다. 이제 마음으로는 거의 다온 듯 싶다. 게다가 비봉에서 청수동아문까지는 깔딱고개라고 하지만 반대편에선 수월한 내리막이니 이보다 더 고마울 수는 없다. 일단 해는 이제 완전히 져 버렸다. 오히려 해가 뉘엿뉘엿 할때는 조바심이 나고 갈증이 나고 걱정이 되더니 완전히 해가 지고 나니까 체념인지 아님 될대로 되라는 수작인지 마음이 더 편안해진다. 해가 졌으므로 헤드랜턴을 꺼내서 머리에 착용했다. 항상 칸투칸 같은 싸구려만 애용하던 나지만 헤드랜턴 만큼은 왠지 귀신에 홀린 듯 값이 비싼 LED LIGHT제를 샀는데 저번 아차산 갔을때도 유용했지만 지금 착용하는 순간에도 정말 돈값을 한다는 생각이 든다. 가로등불빛 같다는 후기를 보고 산 거지만 사실 가로등 불빛은 구라고 중국산 보다는 훨씬 나은 듯 싶다. 가로등 불빛에 의지해 한참 나아가는데 갑자기 큰 암봉이 막아선다. 큰 암봉을 보자 힘이 쭈욱 빠지고 119에 전화하고 싶어졌다. 이미 많이 지친 상태라 더 이상 암벽을 오를 기운이 없었다. 진짜 119에 전화를 하려고 전화기를 꺼내는데 벌써 방전이 되어 전화기가 꺼진지 오래다. 이제 119에 전화할 수 있다는 마지막 기대감도 사라진 것이다. 일단 힘을 짜내어 암릉을 오르는데 다행인지 로프가 매여져 있는게 보인다. 낑낑거리며 로프를 오르니 다행히도 평평한 길이 나온다. 다시 주위를 헤드랜턴을  잘 살피며 얼음이 언 곳을 요리조리 피해 나아가니 또 작은 암릉이 하나 나온다. 다시 용기를내어 오르니 사진에서 많이 보았던 '악한 자가 지나가면 무너지는 바위' 가 보인다. 로마의 '진실의 입'과 비스무리한 전설인 것 같다. 차라리 바위가 무너지길 바라며 바위를 통과했는데 바위가 무너지진 않았다. 한참 나아가니 인조목으로 만든 계단이 나온다. 고개를 들어 왼쪽을 바라보니 사모바위가 보였다. 드디어 처녀코스는 다 정복하고 한번이라도 온 적이 있는 곳으로 접어든 것이다. 엄밀히 말해 종주의 결승점을 끊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사모바위 헬기장 주변에서 일단 사과 한알을 먹기로 하고 앉았다. 해가 있는 때에는 사람이 그리도 많더니만 지금은 사람 하나 볼 수 없다. 사과 한알을 깎아 먹으니 힘은 좀 나는데 서서히 몸이 추워지기 시작했다. 이젠 정말 발을 한발 떼어놓기가 너무 힘이 든다. 근육통에 피로통증까지 가세하기 시작한 것이다. 향로봉에서 족두리봉 우회 경사바위길의 힘든 난이도, 대호매표소 내리막 암벽길이 오버랩되며 더 이상 족두리봉 까지 가는 건 무리라고 생각이 들었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비봉을 지나 하산길이 하나 있었던 것 같은 기억이 들었다. 한참 걸어 비봉을 지나 삼거리를 찾았다. 비봉매표소로 내려가는 하산길이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잠시 딜레마에 빠졌다. 사실 나는 북한산 하산길을 신뢰할 수 가 없었다. 그건 대호 매표소로 하산하다가 불광동 철조망을 만나 당황 했던 기억, 구기터널 매표소로 하산했는데 홍은 사거리로 나왔던 황당한 기억이 두번이나 있어서일 것이다. 그러나 족두리봉으로 향하는 암벽을 타기엔 너무 무서웠다. 그래서 이를 악물고 비봉 매표소로 하산을 시작했다. 내려가는 길은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군데군데 산성벽으로 만든듯한 인위적으로 조성한 디딤돌,쓰레기,담배꽁초등이 랜턴 하나에 의존하여 위태위태하게 내려가는 길에서는 이정표만큼이나 큰 도움을 주었다. 담배꽁초 하나하나, 사탕겁질 하나하나를 발견할때 마다 버린 등산객 분들에게 감사의 절을 올리는 심정으로  내려갔다. 다행히도 여기는 내려가면서 매표소 방향 이정말뚝을 두개나 볼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이미 하산속도는 너무나 느렸다. 무릎통증에 근육통,발목 염좌통은 거의 기어내려가는 수준이었다. 0.8키로 남았다고 이정말뚝에 나오는데 1시간은 족히 걸은 것 같은데 겨우 400미터 밖에 못온 것이다. 그러나 다리가 풀려 남은 한쪽 발마저 다친다면 그냥 해 뜨고 다음 등산객 올라올 때까지 쓰러져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 긴장을 늦출래야 늦출 수가ㅣ 없었다. 한참을 그리 내려오는데 드디어 불빛이 보였다. 절건물로 보였다. 일 단 반가워 내려가는데 내려가는 인기척이 느껴지는지 개들이 컹컹 짖고 난리를 떤다.  힘이 빠져 다시 마지막 남은 사과 한알을 먹기 위해 바위에서 사과를 꺼내 깎아 먹는데 개들이 더 심하게 짖기 시작했다. 풀숲에 몸을 숨기고 어둠을 은폐물로 하여 절쪽을 바라다 보니 승복을 입은 중이 밖을 빼곰히 내다보다가 개를 꾸짖고는 다시 쏙 들어간다. 마지막 힘을 내어 내려오니  개 짖는 소리도 그치고 드디어 탐방지원센타가 나왔다. 내려와서 무릎보호대를 풀고 등산화 결속을 해제하니 저녁 8시다. 무려 종주에 11시간이 걸린 것이다. 준족이면 9시간이면 충분하다던데 이건 준족이 아니라 초보족 수준에도 못비치는 비통한 성적인 것 같았다. 내려오는 길의 평창동 고급주택가와 고급빌라를 감상하면서 내려왔다. 한참을 내려와 이북 5도청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버스가 15-20분 간격이라 도통 오지 않는다. 그래서 다리를 절룩거리며 내려오는데 갑자기 뒤에서 빵빵 거린다. 뒤를 쳐다보니 후덕하게 셍긴 아줌마가 절에 불공 드리고 내려오는 길이라며 길 잃은 나이든 양을 태워주신다고 하신다. 그런데 얻어 타자니 땀냄새도 날 것 같고 또 거의 길가까지 다 온지라 사양하고 내려와 '해장국에 목숨을 걸었습니다"집에서 양 선지 해장국 하나 먹고 종주를 마무리 지었다. 암튼 북한산 종주 너무 힘들엇습니다. 다른 이들 산행기에는 쉬워 보여도 결코 쉽지 않더군요. 혹시라도 하실 분들은 음료수,과일은 충분히 지참하세요. 음료수가 떨어지니 이것도 큰 곤욕이었습니다. 맨 아래 짤방은 존내 혓갈리는 육모정 고개 내려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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