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벗음.

처음부터 못 벗게 만든거임.

집에서 잘 시간 된 것도 아닌데 왜 벗음?

말도 안되는 소리처럼 들리지만 쉽게 신고 벗고 할 수 없게 만든 게 맞음.

1. 등산화(부츠)의 유래

등산화란,

'부츠'로 분류되는 가죽 신발이 여러가지 분파로 나뉘다가 오직 산악 지형 주파에만 특화된 형태의 '현대식 스포츠용 부츠'가 바로 등산화다.

원래 부츠(boots)는 평야에 난 도로의 발달로 승마 문화가 교통의 중심이 된 중부 유럽권에서 발전해 왔는데,

처음의 설계는 카우보이 사진이나 '생베르나르 고개의 나폴레옹' 에서 보이듯이 승마 시 안장에 종아리가 쓸려서 까지는걸 방지하려고 개발이 되었고,

이후 길고 이물질을 차단하는 목, 질기고 방수가 되는 가죽, 단단한 굽 등의 장점을 따로따로 나눠서 분석해서 우리가 아는 레인부츠, 군화와 등산화(아웃도어 부츠라고 퉁치기도 함), 고무장화, 첼시, 앵클부츠, 어그부츠..... 기타등등으로 발전하고,

더 나아가서는 굽이 있는 구두하고 힐 계열도 부츠가 원조(구두 목을 늘려서 부츠가 됐다고 아는 사람이 많은데 반대임 말 탈 일이 없어지니까 괜히 답답한 부분을 자른 거). 근데 여기서 굽이 포인트인데, 굽 없이 끈으로 묶는 가죽신은 기원전부터임.

다 알다시피 유럽은 뿌리 깊은 입식 문화다.

심하면 침실이 흙바닥인 경우까지 있었을 정도로 사실상 자리에서 일어나서 출근하면 잠자기 전까지 신발을 절대 벗지 않았음. 휴일에 슬리퍼 신는 정도.

원래의 구두와 부츠의 끈은 아침에 신을 때 묶고, 자기 전 벗을 때 푸는걸 상정하고 만들어짐.

예를 들어서 이탈리아나 영국의 명품샵에서 구두나 부츠를 사면서 끈은 어떻게 묶냐고 물어보면, 매듭법을 알려주면서 "피가 안 통할 정도만 아니라면 최대한 꽉" 묶으라고 한다. 좌식 문화라 하루에도 여러 번 신발을 벗어야 하는 동아시아에서는 상상도 못할 방법임.

구두와 부츠는 압박감이 심하고 착용과 해제가 어려운 대신, 견고한 가죽이 외부 자극을 대신 쳐맞으면서 내 육체를 완전히 보호해주고, 엎어지고 구르고 별짓거리를 당해도 유격이 생기거나 발에서 빠져 잃어버리는 일이 없도록 설계된 신발이다.

따라서 너희가 등산화라는 형태의 부츠를 신었다면 확실한 휴식 구간이나 하산 시까지 벗지 않는 것이 FM 운용법이다.

정 신고벗기 편한걸 요구한다면 다이얼식이라고 부르는

보아 시스템(BOA fit system) 적용된 상품 사면 됨.

나는 다이얼 2개 박살나는 경험 해서 잘 손이 안가더라.

사고 나면 어떻게 벗기냐는 말도 하던데, 부츠 신고 심각한 사고 당할 일은 물에 빠지거나, 용암이나 녹은 금속이 신발에 들러붙거나, 아예 신발 째로 관통될 정도의 상해를 입거나, 화재 현장에서 발이 잔해에 끼거나 이정도인데, 애초에 등산 시 발생 자체가 어렵거나 만일 일어난다면 무조건 119 불러야 하는 재난 상황임.

구급대원들 처치 곤란해 하는 건 걱정 마라, 관통상이나 개방골절 처치는 우리가 에르메스를 입었든간에 가위로 냅다 찢어버리는게 안전을 위한 정당한 구조 절차임. 우리 신발끈도 갈아버릴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