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산 포대능선 타기

 토요일에 모처럼만에 놀아서 도봉산 포대능선을 타보기로 했습니다. 코스는 망월사 우측 능선으로 올라 원효사->헬기장->산불감시초소->포대능선->신선대->석굴암->도봉동으로 내려오기로 했습니다.
망월사역 원도봉산 입구를 들머리로 해서 포대능선 바로아래 예전에 있었던 통신대인지 방공포대인지는 모르겠지만 군부대터를 지나 사패산으로 내려가는 능선초입부터 좌측으로 암릉을 타고가야 포대능선이 제맛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산행초입에서 이정표를 따라가지 않고 우측으로 나있는 천문사 길로 접어들면 원효사까지는 사람들에 치이지 않고 한적하게 산길을 오를 수 있습니다.
어제 비가와서 그런지 산길에 새로난 어린 풀들이 연두색으로 색감이 부드럽습니다. 고사리도 꼬불꼬불 돌돌돌 말려 올라오고 앙증맞게 작은 꽃잎들이 고개를 내밀고 있습니다. 진달래도 이제는 한창입니다.

원효사 뒤편으로 올라가면 바위길이 나오고 바위길 끝에는 커다란 소나무가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는 적당히 넓고 평평한 쉼터가 잠시 쉬어가기에 그만입니다. 이곳에서 보면 좌측으로 범골능선이 보이고 아래로는 외곽도로와 수락산일대가 그리고 오른쪽으로는 다락능선이 정상의 만장봉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소나무 밑에 앉아서 보면 아래로 수락산터널과 외곽도로가 보이고 왼쪽으로는 사패산과 고구려 보루성이 있는 범골능선이 보인다.

이 능선을 오르다 보면 능선상에 바위 봉우리들이 몇 개있는데 이럭저럭 꼭대기에 다 오를 수가 있습니다. 바위에 오르면 전망좋은 방향으로 오롯하게 자리잡고 있을 공간이 다 있더군요. 주말에 간혹 책 한권들고 와서 자리깔고 누워서 탱자탱자 거리며 책을 읽다가 내려가도 좋더라구요.


앞쪽으로 수락산과 오른쪽으로 불암산

넓은 헬기장을 지나 위로 산불감시초소가 보이는 포대능선으로 올라갑니다. 이곳은 70년대 즈음에 군부대가 있었나 봅니다. 군막사터 흔적이 군데 군데 보이고 계단에도 당시 작업했던 년도와 중대를 시멘트계단에 표시해 놨더라구요. 나도 강원도 최전방에서 근무를 해봤지만 그 당시에 이런 곳에서 군생활을 했으면 참 어지간했으리라 짐작이 갑니다.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능선에 오르면 왼쪽으로 주봉인 만장봉으로 이어지는 포대능선의 바위길이 시작이 됩니다. 오른쪽으로는 사패능선으로 내려가는 길입니다. 능선아래로 펼쳐진 도시의 도로와 건물들이 아득합니다.


자운봉, 만장봉, 선인봉으로 이어지는 포대능선 바위길

바위능선 왼쪽으로는 의정부, 도봉구 일대와 멀리 중량구와 한강까지 보입니다. 오른쪽으로는 송추와 날 좋은 날에는 멀리 서해바다까지 보이기도 하곤 합니다. 아득한 바위길을 한참을 가다 중간에 잠시 쉬면서 가지고간 간식을 먹고 자운봉과 만장봉이 바로 건너편인 Y계곡이 시작되는 군부대 벙커와 통신탑이 있는 곳으로 오릅니다.


통신탐과 벙커가있는 봉우리에서 바라본 선인봉, 만장봉, 자운봉 그리고 오른편에 신선대 

이날은 전날 비가와서 그랬는지 사람들이 거의 없어 기다리지 않고 여유롭게 쇠난간을 단단히 부여잡고 오랜만에 포대능선을 넘어 봅니다. 어렸을 적에 아버지와 함께 오기도 했었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내 아이들을 데리고 이곳을 넘어간다 생각하면 조바심에 안절부절 못할꺼 같습니다.

신선대까지 올라가서 보니 자운봉과 만장봉이 코앞입니다. 아래로 보이는 풍경이 호쾌합니다. 오른쪽으로 우이암으로 이어져 북한산으로 넘어가는 능선이 줄지어 흘러갑니다. 자운봉, 만장봉, 선인봉이 왼쪽부터 차례로 줄지어 쏟아있습니다. 세봉우리들의 뒤편은 바위깨나 했다는 사람들은 장비없이 올라가기도 합니다. 가만히보면 요리저리해서 올라갈만 하다는 생각이 들기도합니다. 그러다 헬기타고 가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더라구요.
신선대와 만장봉 사이를 통과하여 석굴암으로 내려갑니다. 예전에는 선인봉 바위를 하면 정상에서 먹을거 먹고 쉬었다가 걸어서 만장봉과 선인봉 사이로 걸어내려 왔었던 길인데 오랜만에 봅니다.


왼쪽 자운봉과 오른쪽 신선대

왼쪽부터 자운봉,만장봉,선인봉

신선대에서 우이동 북한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멀리 우이암과  그 뒤로 인수봉과 백운대가 보인다.


오른쪽 선인봉 정상에서 만장봉과 선인봉 사이로 걸어서 내려 오기도 했었던 바위길

석굴암이 부처님오신날이 다음 달이라 입구에 오색 연등으로 화려합니다.
내려오는 길에 40~50대 아줌마 아저씨들로 보이는 분들이 바위를 하고 내려오는 모양입니다. 배낭꾸려진 것으로 봐서는 바위길에서 확보없이 휙휙 뛰어다니시는 검은옷의 아줌마 아저씨들 같지는 안아보이는데 열정이 대단들 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늦바람이 무섭다는데...부럽더군요.

즐겁고 안전한 산행 하세요. -윤

@climbingholic  #산악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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