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심야버스를 타고 백무동으로 향했습니다.
사람들이 지리산으로 많이 가는 시기라
버스가 총 다섯 대가 길을 재촉합니다.
다음 주 연휴에는 더 많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전날 일이 늦게 끝나고 후배와 술도 한잔 한터라
버스에서 잠을 잘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벌써 휴게소...
또 다시 이런저런 상념에 잠기다보니 백무동에 도착했습니다.

예정으로는 부지런히 올라가 장터목에서 아침을 먹고
연하선경에서 빈둥대다 세석에서 점심을 먹는것이었지만
뭐 사는게 꼭 계획대로 되는건 아니겠지요.

들머리에서 아는척 해 주신 울트라시니어님과 만나
새벽일찍 문을 열고 밥을 파는 할매네 가서 아침을 먹습니다.
그간 밥값이 또올라 7000원이 됐지만
할매 손맛이 좋은 편이라
솔잎 막걸리와 함께 맛나게 먹습니다.

입구 삼거리에서 시니어님과 헤어진 후
어두운 길을 따라 장터목으로 향합니다.
참샘에서 물을 뜨면 되니 물은 조금만 담아 가봅니다.

하동바위 쯤 오니 날이 밝아 옵니다.
춘분이 지나 해가 짧아지기는 했지만
아직은 밝은 시간이 조금 더 많은 느낌...

여러 사람들이 제 발걸음보다 빠르게 여러번을 지나가자
주위가 조용해 집니다.

딱 두분이 위에서 내려왔는데
두분다 올라가다 중도에 내려오시는길...
백무동 장터목구간이 그리 힘든 길은 아닌데
아마 사전 정보가 너무 없이 오셨거나 어떤 탈이 나신 듯...

참샘물맛은 선비샘물맛과는 달랐는데
우위를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다른 산에 가서도 산죽을 보면 지리산이 그리워지곤 합니다.

한참을 오르니 하늘이 열리는곳이 나옵니다.

여기 오면 장터목이 얼마 안남았다는 소리...

저기 안부가 장터목..
이후 힘든구간은 거의 없습니다.

장터목은 역시 장터목...
밥먹는 자리는 다 차서 여기저기 흩어져 식사들을 합니다.

주위 풍경 둘러봐주고..

얼마나 느릿느릿 걸어왔는지
벌써 점심시간이 다 되어갑니다.

마침 종주중이던 오상무님 친구분을 만나
원두커피 한잔 얻어 마시고
우즈베키스탄 양고기 빵을 잘라 나누어 먹는것으로
점심을 대신 합니다.
아는 분을 만나는건 늘 반가운 일이지만
이렇게 산에서 만나는건 대단히 반가운 일입니다.

지리산 온 중요한 목적중에 하나인 꽃구경~
뭐 설명이 필요없겠지요...

저기 다녀오고 나면 며칠간은 그 풍경이 머릿속에 그려지곤 합니다.

촛대봉에서 지는 해를 보고~

지친 몸과 마음을 바닥에 대고 숨을 두어번 쉬니
여기가 낙원이고 여기가 천국입니다.

싸아한 찬공기를 밤새 마시고 거림으로 하산을 합니다.
독립꾼님과 일행 분은 축지법을 쓰시나봅니다.

독립꾼님의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막걸리를 마시며 되새겨 봅니다.
좋은 얘기 재미나는 얘기 많이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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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지리산에서 또 사람들을 만나고 길을 같이 걷고
풀과 나무 꽃들을 같이 바라보고 그러겠지요.

꼭 그러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