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등산 갤러리에 장비 글을 올라오는 글들이 많아서 한번 적어봅니다. 
 등산갈때 뭘 입고 가야 되나?
 등산매장에 가서 아래위로 쫙 뽑아야되나? 
 마하라는 브랜드가 있는데 괜찮냐 ? 등등

그동안 산을 타면서 찍은 사진을 보니 시작은 츄리닝이였지만 조금씩 업그레이드가 된 것 같습니다.

 제가 본격적으로 산을 타게 된 건 2007년, 지금으로부터 5년정도 되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산을 오른다는 것은 몸을 힘들게 하는 죄악으로 여겼습니다만, 산을 오르고 난 이후에는 매주 새로운 산을 찾아 떠날 생각에 한주가 설레이곤 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산이 많고, 게다가 어디든 1박2일이면 갔다올 수 있는 거리는 산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는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처음 산을 타기로 결정했을때 가장 먼저 한 것은 등산화를 구매한 것입니다. G마켓에서 4만원하는 트렉스타를 구입했었습니다.
 그 외에는...없습니다. 아디다스 츄리닝에 트레이닝용 유니폼, 그리고 땀을 닦을 수건과 물병 정도로 처음 등산을 시작했습니다.
 비싼 등산복을 사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매주 산을 갈게 아니고선 굳이 필요없다는 생각에 그냥 츄리닝으로 다녔습니다. 그렇게 다녀도 불편함은 없었구요, 더울땐 옷을 벗고, 추울땐 옷을 입으며 다녔습니다.

눈이 펑펑 내리는 한겨울에 북한산 백운대를 오를때에도 기능성 옷 하나 없이 더울땐 벗고, 추울땐 입었습니다. 땀이 많다 보니 눈바람에 맨살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12월30일 치악산을 갔을때에는 마누라가 걱정하는 통에 마트에서 1만5천원짜리 스틱을 구해서 갔었습니다. 파카도 없이 돕바만 입고서도 비로봉까지 잘 갔다왔습니다. 물론 지금 생각하면 약간 무리였다는 생각은 듭니다.

그렇게 산을 계속 다니고 조금씩 멀리 있는 산을, 오래 타게 되면서 기능성 옷도 하나씩 장만하기 시작했습니다.
기능성 옷은 충분히 제 값을 발휘합니다.
덕유산으로 1박2일 종주를 갔을때 비로 인해 속옷까지 완전히 젖었었습니다. 비때문에 향천봉에서 곤도라도 운행하지 않았구요. 매점에서 커피를 두잔넘게 마셔도 한기가 가라앉지 앉았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젖은 몸을 끌고 비를 맞으며 40분 가까이 슬로프를 내려왔습니다. 비가 그치고 버스를 타고 가는 동안 비에 젖었던 옷이 마르기 시작했고 2시간 정도 지난 후에는 물기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옷이 말랐습니다. 만약 옷이 마르지 않고 계속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면 100% 감기에 걸렸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이처럼 기능성 의류는 악천후 속에서 그 성능을 발휘합니다만, 실상 이런 악천후속에 등산을 다니는 기회는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능력이 되면 아크테릭스를 사셔도 되구요, 아크테릭스가 아니더라도 제 값을 충분히 하는 등산 브랜드는 많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네파나 콜럼비아 상설매장을 좋아했는데 지금은 상설도 가격이 많이 올라서 해외직구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우리보다 시장도 크고 다양한 물건을 싸게 파는 곳도 많구요.

많이 좋아할수록 그리고 많이 공부할수록 좋은 제품을 보는 눈은 올라갈 겁니다.
그전에 매일 매일 산에 오르고 싶다는 마음을 먼저 준비하시면 좋겠습니다.

산훃들 대신에 글 한번 올려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