뻘글 하나 올리고 자렵니다.

하긴 요즘도 등산 잘 못 가니 예전이랑 지금이랑 큰 차이는 없지 싶긴 한데...

아무튼 벌써 한 6~7년 정도 된 거 같네요.

하루 10분도 안 걷는 생활을 할 때라 체력이 정말 저질였는데

어느 날부터 동네 뒷산 올라가는 재미에 맛 들이게 됨.

(뒷산이 150~200미터 정도라 총 40분 정도 걸려서 딱 좋음)

그 날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서

한 여름 날 헥헥 거리면서 올라가고 있는데,

체력이 안 되다 보니 정상 다 되어가는 길목에서 물 마시며 쉬고 있었죠.

그.런.데

어떤 여자분이 저 멀리서부터 올라오는게 보이는데

가까워질수록 무슨 포대기 같은걸로 몸을 싸고 있는게 보입니다 -_-

바로 앞에서 보니

하이힐에 애를 업은 상태로

숨차하는 기색도 전혀 없이

얼굴빛도 전혀 안 변하고

그냥 평지 걷듯이 올라가더군요 -_-;

햐...그 다음부터 절대 중간에 쉬지 않고 바로 올라갔습니다.


두 번째 얘기

위의 일이 일어난지 며칠 후지 싶은데

어느 날 아부지랑 같이 동네 뒷산을 가게 됐죠.

\'오...이제 정상까지 한 걸음에 올라가도 별로 숨이 안 차는구나...이제 내려가는 일만 남았군\' 하면서

약간 감격하고 있는데

엉? 아부지께서 평소 내가 가는 길과는 다른 길로 내려가심.

\'이렇게 내려가는 길도 있구나 새로운 걸 알았네\'하면서 따라가는데

내려가시자 마자 옆 산으로 또 올라가십니다 -_-

\'아아...이건 아니야 ㅠ.ㅠ\'하면서 정말 심장을 토하고 싶은 상태로 묵묵히 따라갔는데

그 날 산 3개 넘었네요.

물론 그 코스는 한 달 정도 후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제 등산코스가 되었지만요.

사실 그 날 산 5개 정도 넘으시려고 했는데

"이 쪽으로 돌아갈까?"라고 하시는 아부지 말씀에

제 얼굴빛이 변하는 걸 보고 그나마 짧은 거리를 택하신 것 -_-;

뭐 요즘도 그렇지만 저질체력의 아들은 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