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한 새벽, 설악산 오색, 한계령, 설악동
대청봉 일출과 설악산 단풍을 보기 위해 수천명씩의 사람들이 산행 시작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해뜰 즈음 대청봉과 중청대피소는 수많은 사람들로 인산인해
취사장은 이미 만원이고 대피소 앞마당은 물론 취사행위 금지구역인 식생 보호구역과 헬기장 등에서도 삼겹살을 굽고 소주잔을 주고받는다
모두 불법이지만 그렇다고 굶을 수도 없는 노릇

이런일이 생기는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의 설악산은 이미 수용능력(capacity)을 넘어선지가 오래

수십년 전부터 케이블카가 운행하며 연간 수십만명의 관광객들을 실어나르고 있는 권금성
케이블카 운행전의 울창했던 숲과 지금의 헐벗은 모습이 충격적이다
대청봉 정상적 기단이 예전엔 흙으로 덮혀있었다는데 지금은 밑둥이 훤히 드러난 모습도 마찬가지

미국은 어린이들의 국립공원 체험프로그램을 비롯한 다양한 경로의 국립공원 이용방법을 모색 중
(이런 프로그램들은 우리나라 국립공원에도 있는걸로 앎니다)
하프돔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은 최소한의 장치만으로 사람들에게 등산의 위험성을 일깨워줌과 또 스스로 안전에 대한 책임을 지기를 말해주고 있음

일본의 한 국립공원 가는 길은 자가용 출입통제를 수십년째 시행함과
에코투어리즘을 통한 탐방객 줄이기를 최대 과제로 시행 중

우리 국립공원도 뭔가 변해야 할 때

산양 똥냄새를 맡으며 자연의 소중함을 느끼는 어린이의 모습에서
정상정복이나 경로정복의 산행을 큰 가치로 여기는 나에게 생각을 해보게 한다

수염 난 어떤 아저씨의 말
"산으로써의 존엄성이나 외경심을 가지고 바라보지 않는다면 설악산 정상은 유원지로 보일 뿐이죠"

프로그램 엔딩은 조관우의 \'하늘, 바다, 나무, 별의 이야기\'라는 교훈 돋는 브금으로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