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대피소에서 잠을 자면 먼저 일어났는데 가져간 침낭 덕분인지 동료가 깨울때까지 푸근히 잠을 자고선 아침을 맞이합니다.

붉으스른 새벽녘 하늘에 예쁜 초승달이 걸려 있습니다. 오늘 산행도 무척 좋을 것이라 기대해 봅니다.

아침 메뉴는 쌀밥에 참치김치볶음밥, 그리고

오뎅탕 추가요

삿갓재 대피소 전경. 국립공원 통틀어 가장 친절하고 좋은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어제밤에도 9시 넘어서까지 밥을 먹게 되었는데 대피소장님의 배려로 소등없이 밥을 계속 먹을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준비 운동으로 오늘 산행 준비를 합니다. 소장님이 기념으로 사진 촬영도 해주셨습니다.

삿갓재 대피소 바로 위에 있는 삿갓봉. 올때마다 오르지 못하고 우회만 했는데 다음번엔 꼭 올라보고 싶습니다.

근데 너무 힘들어요 ㅡ.ㅡ 

대피소 옆 바람개비가 굉음을 내며 쉴 새 없이 돌아갑니다. 오늘은 칼바람 준비를 단단히 해야겠네요.

이것저것 준비를 마치고 8시 30분 2일차 산행을 시작합니다. 삿갓재~향적봉까지는 완만한 능선길이 이어지지만 거리가 만만치 않습니다.

삿갓재에서 1시간 20분만에 무룡산 도착.

어제에 이어 오늘 날씨도 베리 굿~ 남덕유산과 서봉이 가까이 보입니다. 
 

무룡산에서 바라본 서쪽 풍경.

앞으로 동엽령과 송계삼거리를 거쳐 중봉으로 올라갑니다. 정면 위쪽이 중봉, 그 왼쪾 흰색이 향적봉, 그리고 맨 왼쪽의 검은 물체가 설천봉입니다.

칼바람을 막아보고자 어제와 달린 고글을 썼는데 고글안에 서린 김이 얼어붙어 녹질 않습니다.

집에서 직접 고글을 써가면서 테스트를 했는데 실전은 역시 다릅니다. 바람과의 싸움을 이겨가며 드디어 중봉에 도착. 오른쪽 뒤로 오늘 걸어온 덕유산의 능선이 펼쳐집니다.

중봉까지만 오면 사실 덕유산 종주는 거의 끝입니다. 오르막도 거의 없고요. 다만 5시간 가까이 에너지 보충을 못한 탓에 향적봉 대피소까지 가는 마지막 길도 힘이 드네요. 향적봉 밑에 아담하게 자리잡은 대피소.

삿갓재에서 8시30분에 출발했는데 향적봉 대피소에 3시에 도착. 6시간 30분을 걸어 왔습니다.

향적봉 정상에서 바라본 덕유산 전경대로 지리산 천왕봉도 보였고, 오른쪽(서쪽)으로는 계룡산까지 보였습니다.

향적봉. 해발 1,614m.

1박 2일간 함께한 멤버들. 유독 짐을 많이 갖고 와서 힘들었는데 배려해주신 덕분에 무사히 종주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산타고 화이팅 !

제대로 된 인증샷.

1년전 인증샷. 비에 온몸이 젖었던 기억을 떠올리면 오늘 정말 덕유산으로부터 큰 선물을 받았습니다.

설천봉. 상급자 코스는 개장을 안했는지 꽤 한산했습니다. 

작년에는 운행하지 않았던 곤돌라도 타고 무사히 하산 완료. 

무주리조트에서 무주로 나간 후 서울로 가려 했으나 스키시즌이기도 해서 서울까지 가는 셔틀버스를 타고 바로 잠실까지 올라왔습니다. 요금이 좀 비싸다(\20,000)는 점만 제외하곤 꽤 좋습니다.

후기 요약

- 배낭은 가벼울수록 좋다.

- 겨울철엔 일반 물 VS 따뜻한 물(또는 차) 1:1로 준비

- 행동식 또는 2~3시간 단위로 과일 등 에너지 보충이 필수. (보풍이 안되거나 늦을 경우 산행시간이 길어지고 체력이 떨어져 위험할 수 있음)

- 잠을 (따뜻하게) 자는 것도 체력보충에 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