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바뀌었으니 해묵은 산행기..

일시 : 2011.12.25.
코스 : 신기마을 - 고헌산 - 신기마을

그녀는 눈부십니다. 정말 제 이상형입니다.
준비한 크리스마스 선물이랑 카드를 주자 가지런하고 하얗게 빛나는 치아를 드러내며 활짝 웃습니다.
아~ 저엉~말 행복합니다. 다시 태어난 기분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눈을 뜨니 아침 7시 20분..
시계 알람이 "꿈꾸고 자빠졌네~♪"하고 노래 하는 듯합니다.

아.....

"크리스마스인데 대체 우리 따라 나서는 넌 뭐냐?"라는..
유부 형님들의 핀잔에 마음에도 없는 환한 웃음으로 답하며 ㅠㅜ 차를 타고 달려 도착한 고헌산의 아랫동네는 광풍이 몰아치고 있었습니다.
몸이 덜덜 떨립니다. 안 그래도 간밤에 크리스마스 이브라고 급하게 알콜 흡수를 했더니 컨디션이 영 별로인데..

↓제법 급하게 치고 오르는 길

산을 오르며 생각에 잠깁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to me.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을까.. 자문합니다.

그러나 이런 날, 방안에 쪼그리고 앉아 무릎에 얼굴을 묻고 외로움에 떨기 보다는..

산에 온 것이 훨씬 생산적인 일이지 않았나 하고..

자기 위안 삼으며 걸음을 뗍니다.

고오요한 밤~♪ 거어룩한 바암~♬ 아.. 흑..ㅠㅜ

↓오름길에선 여지없이 저질 체력으로 깔딱~깔딱~


↓바람이 조금 잦아든 곳을 찾아 따뜻한 우동 국물로 몸에 묻은 찬바람의 흔적을 털어냅니다.


↓고헌서봉으로 가는 길

↓능선에 오르자 시원한 조망이 터지고 의외로 바람이 제성질을 누그러트립니다.


↓고헌서봉


↓고헌산 정상으로~




↓고헌산 정상


↓고헌 정상에서 본 영남 알프스의 능선들.. 심장이 벌떡벌떡 뜁니다.
1월 안에 영알 6산8봉 원형 종주를 계획하고 있어 능선을 바라보는 마음이 더욱 설렙니다.


↓"나는 바람과 함께 떠도는 자연인이다~" 노숙과 자연인과의 경계 어디쯔음..


↓스마트폰 구입하신 형님. 폰카로 초정밀 접사를 시도 중이십니다.

"이거 왜 잘 안 되노..?"

-"형님.. 당연히 그런 정밀 접사는 dslr 카메라 정도는 돼야.."


↓하늘과 맞닿은 능선길


↓정상을 찍었으니 이제 하산합니다.

↓후다닥~ 달려 내려와 도착한 고헌사


↓남자들끼리였지만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는 아주 유쾌하고 화기애애한 산행이었겠구나..라고 생각해주시길 바라겠습니다.ㅋㅋ


바람의 세상이 된 듯하던 고헌산.
속전속결, 화끈하게 후다닥~ 다녀온 짧고 굵은 유쾌, 상쾌, 통쾌한 산행이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외로운 크리스마스 따위도 극~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