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수능전날에 제주도 도착해서 수능당일날 한라산갔는데
예보에서는 10~20mm 정도 내린다길래 아침부터 버스타고 성판악가서 밑에서 우비사고 김밥사고 출발해서
진달래밭,정상 전까지는 그냥 화이트노이즈 소리마냥 비도 고요하게 와서 별거 없네 하고 올라가고 있었는데
정상무렵에 다다르면 나무들 없고 쫙 펼쳐져있잖아요? 거기서부터는 아주 개죽음이더라고요. 추운것도 엄청춥고 비는 10mm는 무슨 못해해도 40mm는 넘는 강우가 위에서 아래로 내리는게 아니라 옆에서 옆으로오고 아래에서 위로 오고 바람에 우비 뒤집어지고 뜯기고 그래도 정상에 왔으니까 사진한방찍어야지 싶어서 장갑벗고 핸드폰을 터치하는데 장갑이 비바람에 젖은상태에 추워서 손까지 냉동고기마냥 차가워져서 인식도 안되고.. 백록담은 안개에 안보이고 ㅡㅡ 아무리 호우주의보 같은게 아니라지만 왜 정상가는길 안막았나 싶더군요. 올해 수험생이라 경건한 마음으로 등산을 하고자 마음먹었는데 경건한 마음은 커녕 긴장하고 등산하느라 죽는줄 알았슴다. 그리고 등산로내내 웅덩이만 얼마나 많은지.. 발끝으로 웅덩이 없는 곳 퉁퉁 뛰어다니느라 다음날 다리에 알만 와장창배기고 ㅜㅜ
등산가 형님들 스릴넘치는 등산 해보구 싶으시면 비오는날 한라산 타보세요.

참 눈 쌓인날 아이젠 안 끼고 등산하는 것도 쩔어줘요. 이 땐 봄에 수학여행 갔을 때였는데 싸구려 아이젠을 사서 아무짝에 쓸모없길래 버리고 그냥 올라갔더니 올라갈 때는 그래도 미끄덩미끄덩 하면서 올라가긴 하던데 내려올 때, 특히 진달래밭 가기전에 고경사 한번 있잖아요? 거기서 내려올 때 미끄러져서 자동 썰매되서 나가 떨어질뻔 한 적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