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들아 안녕ㅋ 어제 민간인 산행 가려다가 존나 빡치는 일이 있어서 못가고... 원래 이번주 계획은 어제 민간인 산행 대충하고 오늘 푹 쉬는거였는데 ㅠㅠ
암튼 어제 분노의 등산취소로 인한 나비효과로 오늘 존나 빡세게 산 타기로 맘을 먹었어. 저번에 시도해보려다가 버스시간이 안 맞아 포기한 치악산 종주외에도 몇몇 후보군이 있었는데, 우연히 굳이 성남지구에서 출발안해도 상원사와 구룡사를 잇는 종주루트가 있다는 걸 알았지. 바로 제목에 쓴대로 금곡이란 곳에서 시작하면 되는데, 이 금곡지구는 대중교통접근이 성남지구보단 양호해(21~25번까지 5종류의 버스가 감. 근데 이 2x 노선은 모두 하루에 3~5편만 있는 시골버스ㅋ). 그래서 오늘 새벽부터 서둘러서 종주를 끝내고 왔엉. 도상거리 22~23킬로미터 추정, 소요시간 9시간.
5시에 일어나 6시10분발 청량리발 중앙선을 타고, 예정보다 2분 일찍 7시25분에 원주역 도착.
21~25번 5 노선이 모두 금곡쪽으로 가긴 하는데, 전부 시골버스라 시간 잘 맞춰야 함. 23번은 유일하게 성남지구까지 가는 버스.
원래 계산 상으로는 7시 10분에 장양리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탈 수 있지않을까했는데 못 타고, 7시40분발 버스를 8시 6분에 탑승.
네이버 지도앱으로는 '금대2리'라고 표시되는데, 내가 탄 버스 안내방송으로는 '금대계곡'이라고 했음. 암튼 30분도 안 걸리는 쾌속이 맘에 들었음. 여기서부터 일단 산행 시작.
...이라고는 하지만 1시간 넘게 포장된 계곡길을 따라가는 레알 지루한 길임 ㅠ_ㅠ
사실 난 등산 전에 따로 몸풀기를 안 하기 땜에 버스 내리자마자 바로 오르막 타는거보다는 좀 걸으면서 몸 푸는걸 좋아하긴 하는데, 시발 이건 너무 길고 지루해ㅡㅡ;;;
가다보니 통제소가 하나 나옴. 근데 여기서 또 훨씬 더 들어가야함. 통제소와 매표소가 따로 있음.
그리고 너님들 그거 알고 있음? 은혜갚은 새는 까치가 아니라 꿩이라는구만 ㅋㅋㅋㅋ 난 그것도 모르고 왜 치악에 까지작자가 아닌 꿩치자를 쓰는지 궁금했었거든 ㅋㅋㅋㅋㅋ 암튼 까치는 높은 산에 사는 새가 아니기 때문에 해발 1100미터에 있는 상원사 종에 헤딩슛을 날릴 수 없당게~ ㅋㅋㅋㅋ
깡깡 얼어붙은 계곡. 오늘 아침에 서울이 영하 10도 였으니 이 뻑킹강원도 산골은 최소 영하 12~15도 예상. 뻑킹 감자바위! 뻑킹 젓가락!
일단 이거 하나는 찍어둬야지 ㅋㅋㅋ
그러고보니 난 국립공원 등산은 부칸산 말고는 처음인데, 원래 다른 국립공원도 이렇게 등산난이도 표시해줌?
잘 보면 알겠지만, 존나어려움 코스가 치악산에 딱 2군데 있는데 내가 올라간 길이랑 내가 내려간 길임-_-;;; 뻑킹 국립공원공단 ㅠㅠ
어쨌든 산행 시작. 존나 추워 시발. 계속 계곡길이 이어지길래 나도 옷 안 벗고 우모복차림으로 진행.
한참 가다보니 영원사입갤. 저런 벽자는 나도 처음보는 글자임. 뇌입원검색해도 스펠이 제대로 안나옴 ㅋㅋㅋㅋ
암튼 아주 작은 절이더라. 딱히 더 볼것도 없이 옷 갈아입고 본격적으로 산행 스타트.
초반에 이런 길이 보이길래 일단 아이젠 장착은 보류하고 계곡길을 따라가니...
...뻑킹 강원도! ㅠㅠ 김년아랑 아사다 마오 불러와라 빙판 두툼하다ㅡㅡ;;;
이런 식으로 얼어붙은 계곡이 이어짐. 계곡이 깊고 깨끗하단 느낌. 여름에 물놀이 오면 좋겠다싶음.
양지바른 쪽으로느 보다시피 눈이 다 녹았고, 조릿대로 추정되는 애가 시퍼런 잎을 뽐내고 있는데 등산로는...
...뻑킹 강원도 ㅠㅠ 강원도를 죽입시다. 강원도는 내 청춘의 원수.
제법 올라왔다. 계곡길은 크게 어렵거나 험한 길은 아님(물론 초보가 오면 좆됨). 개인적인 느낌은 북한산 계곡길에서 조금 더 업그레이드 된 정도랄까? 하지만 뻑킹 눈과 얼음 땜에 애로사항이 꽃 핌.
능선에 올라섰음. 바로 남대봉으로 갈까하다가, 여기까지와서 헤딩머신의 전설을 남긴 상원사를 안 가볼 순 없잖아?
근데 여기까진 단 3명과 마주친것에 반해, 여기서부터 무개념 개떼산악회와 조우함. 시1발 나이도 처먹은 것들이 매너라곤 개좆같음. 아니 길 양보좀 해주세요 하는거 까진 좋은데 가만 있는 나보고 비키라고 스틱휘두르는건 어느나라 등산 매너임?
좋았던 기분이 급 좢같아짐 ㅡㅡ;;
어쨌거나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절, 상원사. 대웅전과 종각.
꿩 성님은 헤딩이 갑이셨지라 ㅋㅋㅋㅋ 근데 이 전설 잘 생각해보면 꿩새끼 하나 살리자고 선비(중)이 죽다살아나고, 구렁이수컷이랑 꿩 3마리가 저승빌 분양받아 이사갔고, 구렁이암컷이 한을 품게 됐으니... 꿩새끼를 죽입시다. 꿩새끼는 모두의 원수.
여기까지 예상보다 시간이 다소 지체된 탓에(11시 남대봉, 4시 비로봉 예정) 대웅전 안 까지는 구경하지 못함. 개떼산악회 득실거리는게 꼴뵈기 싫기도 했고.
종각근처에서 본 조망. 난 등산뉴비인데다가 안티강원도라서 저 산 이름 아는건 없음. 하지만 저 산 중 내가 행군으로 뚫은 산이 최소 5개는 된다에 손모가지 걸지. 뻑킹 젓가락!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개떼산악회를 피해 약간 오버페이스로 이동하여 남대봉 도착. 여기서부터 민폐진상박람회가 열리더구만.
등산로 가로막고 밥처먹는 개떼산악회.
등산로에서 50센티 떨어져서 불피워 고기굽는 개떼산악회.
등산로에서 10센티 떨어져서 너구리 잡는 꼴초산악회.
... 나는 대한민국 국민임을 언제나 자랑스럽게 생각해왔지만, 저런 것들이랑 같은 나라 국민이라 생각하니 개좆같다 ㅠㅠ
남대봉~향로봉 구간은 일단 등산로가 좁고, 눈이 거의 안 녹아 러셀구간만으로 다니기에 더 좁아지는데 저런 개진상들이 향연을 벌이고 있으니... 나도 모르게 빡쳐서 '아이고 안 볼란다' 모드로 빨리 걷다가...
... 시밤...
커브구간에서 미끄러졌는데, 정면에 바위가 있어서 골깨질뻔 했다. 다행히 팔꿈치에 멍들고 이마에 혹 생기는 정도로 그치긴 했는데, 순간 나도 뒤질랜드로 이민가는줄... ㅜㅜ 역시 아무리 빡쳐도 돌산, 겨울산, 눈산은 조심조심 또 조심해야합니다.
이쯤에서 일단 몸 상태를 점검해봤는데, 처박을 당시 충격이 좀 가시고 나니 생각보다 멀쩡한거 같아서 예정된 코스로 계속 진행.
첨으로 컵라면을 갖고와봤는데, 내 보온병이 구린건지 편의점 온수가 미지근한건지 라면이 반밖에 안 익음 ㅜㅠ
오늘 여러모로 욕 나오는 일이 많군영 ㅋㅋㅋㅋㅋ
향로봉. 제발 사진 다 찍으셨으면 다른 사람이 사진기 들이밀땐 비켜주는 시늉이라도 해주세요 ㅠㅠ
향로봉 벗어나니 일단 사람이 적어지고, 이단 길 사정도 조금은 좋아져서 스무스산행.
암튼 산에서 몰려다니며 민폐끼치는 것들은 좀 작작하자. ㅠㅠ
물론 먼저 길 양보해주시고 인사해주시는 좋은 분도 많았음. 근데 그런 분들은 왜 다들 혼자 or 끽해야 두명인걸까? ㅠㅠ
처음으로 원주시내 조망을 잡아봄.
뻑킹 스노우! 암튼 내내 저런 길이었음. 중간중간 양지바른 곳은 질척질척 진흙길도 몇곳 있었음.
휘유~ 많이 걷긴 했구나 싶은 이정표 ㅋㅋㅋㅋ 근데 거리는 길지만 일단 능선을 타고 나면 업앤다운이 그닥 심하지 않은 편. 몇몇 군데 조심할 구간이 있긴 함(내가 마빡깨진 곳 등)
여기서부터 오르막은 그동안 시나브로 소모된 체력때문인지, 원래 좀 힘든 곳인지는 몰라도 조금 빡셌음. 황골~구룡사가 원래 갔다오려던 계획코스였는데 ㅋㅋㅋㅋ
한가지 아쉬운 것은, 이렇게 능선이 길고 웅장한 산이지만, 거기다가 악자 붙은 돌산이건만, 뭔가 포인트로 잡을만한 절경이 없다는 것. 새삼 부칸산의 위엄이 돋보이더라. 물론 내가 설악산이나 지리산 안 가봐서 해보는 소리임 ㅋㅋㅋㅋ
멀리서 최종봇쓰의 포스를 풍기는 비로봉이 보임.
오오 나름 위엄 쩝니다.
보기보다 비로봉 올라가는 마지막 오르막이 힘들었음. 암튼 무사히 정상 도착하여 주변 경관 조망해봄.
왼쪽부터 이어지는 능선이 내가 지나온 길인 듯.
이건 아까 쥐너미재 방면.
3시25분에 정상도달. 시간이 널널해졌음. 아무래도 처음 오는 곳인지라 일몰시간 넘기지만 말자고 생각했는데 말이지 ㅋㅋㅋ
이건 조금 내려가면서 잡아본 조망.
암튼 이렇게 해피엔딩으로 치악산 종주가 끝나나싶었는데...
아놔 뻑킹 스노우+뻑킹 깔딱길 조합으로 하산길에 애로사항이 만개함 ㅠㅠ
내가 내리막을 우다다다 뛰어가는 타입은 아니지만, 그래도 최소한 오르막보다는 빨리 내려가는 편인데, 이 내리막은 거의 시속 1킬로미터 속도밖에 못 내겠더라 ㅠㅠ
중간에 마주친 '저 꼬라지로 여기까지 용케 왔구나' 싶은 청바지+운동화 커플. 잘 내려갔길 바란다. 내가 여분 4발 아이젠이라도 있었으면 던져주고 왔으련만... 임마 청바지 운동화로는 용마아차를 가랑게~ ㅋㅋㅋㅋㅋ
뭔가 기대를 많이 했는데 막상 와보니 별거 아닌 사다리병창. 심지어 그냥 무심코 지나온 담에 저 표지판 보고서야 아 여기가 사다리병창이여? 했다는 안습한 얘기...
그나마 다행인건 여기서부터 눈이 거의 녹아서 아이젠 벗어던지고 광속하산이 가능했다는 것.
암튼 뻑킹 스노우, 아주 그냥 개객기에요 ㅠ_ㅠ
구룡사 가는 길은 그야말로 평지에 가까운 쉬운 길. 거기다가 도상 3킬로로 나오는데 20분만에 주파-_-;;; 내가 축지법을 쓰는건 아니니 중놈들이 뭔가를 속이고 있습니다 여러분 ㅋㅋㅋㅋ
구룡사는 꽤 큰절 이었다. 입장료를 그리 처먹으니 살만 뒤룩뒤룩찐거겠지 ㅋㅋㅋㅋ
(나라에서 폐지한 국립공원입장료를 중놈들이 받아처먹는게 매우매우 못마땅한 1人)
자 이걸로 산행 끝! 8시 30분에 시작해서 버스정류장오니 17시 40분. 중간중간 고생도 분노도 있었지만 그래도 무사히 하산한것에 감사드립니다.
터미널경유라고 나와있는 버스는 아예 역으로 안 가고 터미널로만 가니까 참고 하세요. 소요시간은 40분 정도. 만약 터미널행 버스를 탔는데 역으로 가고 싶다 하시는 분은 한일주유소에서 환승하시면 됩니다(원래는 역으로 가는 버스가 많아 터미널로 가려면 한일주유소에서 환승하라고 써있었음ㅋㅋㅋ)
이렇게 치악산 종주는 끝났어. 강원도 산답게 눈과 얼음이 돌산과 잘 어우러진 곳이라 좋아하는 사람은 좋아하겠지만 나는 뭐...ㅋㅋㅋㅋ
볼거리가 거의 없다는 점은 아쉬웠고, 이렇게 아름다운 산에서 개짓거리 하는 개놈들도 짜증났지만, 대신 60리 넘는 길을 실컷 걸었으니 '눈보다는 발이 호강한 산' 정도로 내겐 기억될거 같아. 딱히 다시 가고 싶은 생각은 없고.
혹시 코스나 교통편 문의 있는 횽들은 성심껏 답해드리겠음. 25분 남은 주말을 잘 즐깁시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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