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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뒷동산에서

김씨(1.11) 2013.01.24 17:08:45
조회 326 추천 0 댓글 1

아침 식사후에 습관적으로 옷을 주섬주섬 챙기고 있는데
어느새 마눌이 옆에와서는 " 가야마운틴 가슈?" 묻습니다.
" 알면서 뭘 물어 ..." " 오늘은 몇시간 짜린데?"
"가봐야 알지"
겨울비가 이슬비처럼 내리고 있지만 크게 내릴 비는 아닌듯싶어
티셔츠에 바람막이만 걸치고 며칠전에 싼제품쇼핑에서 산 기모 바지를 입고 집을 나섭니다.
몇번 입어본 바로는 십만원짜리에 뒤지지 않는 괜찮은 제품입니다.
기모도 따뜻하고 바느질 상태도 꼼꼼한 편입니다.
이만원짜리입니다.
며칠전 작은녀석과 운동하면서 들른 마트에서 파는 다운자켓이 눈에 뜨여 하나 더 장만했습니다.
땀이 많은 체질이라서 두꺼운 옷을 입고 산에가지는 않는데 웬지 남들처럼 다운자켓을 입고 산행하는
장면을 그려보곤 했거든요.
평상복으로 입어도 괜찮은걸로 골라 집에와 입어보니 제법 모양새도 좋습니다.
구스다운 자켓이 십만원 안쪽입니다. 고어텍스자켓도 내피포함 십만원하던데 그것도 하나 사둘걸
은근히 후회도 되네요.
이런 것들은 한번사면 십년은 거뜬히 입을수 있는데...
오늘은 폼나게 다운자켓입는건 포기하고 바람막이로 출동을 합니다.

산 입구에 도착하니 비가 진눈깨비가 되어 내립니다.
안개인지 시계가 30미터도 되지 않아 오늘 전망은 아예 없을거 같아 조금은 아쉽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무작정  걷습니다.
이 길을 몇번이나 가는 걸까 내심 상념에 젖어봅니다. 이십여년동안 이 산을 수백번은 올랐을 겁니다.
오늘 한번 더 내 발자욱을 남겨놓는게 뭔 대수겠냐만
이렇게 하루가 일년이 되고 십년이 되고 앞으로 삼십년쯤 뒤에도 이 길을 걸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어제 , 내 잡글에 댓글을 달아주신 분들의 조언대로 오늘은 최대한 천천히 걸어보려 합니다.
그게 잘 될런지는 나도 장담하지 못하지만 ...
첫 고개를 넘는데 땀이 날 기미만 보이고 흐르지는 않습니다. 성공입니다.
하지만 정상을 조금 앞두고 땀에 젖은 셔츠의 축축한 기분나쁜 느낌이 느껴집니다.
역시나 오늘도 실패입니다.
중간에서부터 바람막이마져 벗어버린 결과치고는 너무 가혹한거 아닌가요?
어쩔수 없는 선천성빠른걸음걸이병의 한계입니다.
정상에서 둘러보니 아무것도 보이지 앟네요.
밑에서와는 달리 정상은 칼바람이 불어댑니다. 살을 에이는 추위는 아니지만 땀이 식는느낌이 싫어
서둘러 하산을 합니다.

오늘도
세시간동안 겨우 다섯명의 산객들과 조우를 했지만 그들과 다른 내 옷차림에도 불구하고
난 모든 옷이 땀에 젖어 돌아와야 했습니다.
언젠가 , 태안 해변길을 걷는데 한떼의 아줌마들이 동행을 해온적이 있었습니다.
내 평생에 이런 행운이 있다는걸 모든 지구의 신께 감사하면서 동행을 했지만
이백미터쯤 가다보니 혼자 걷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더군요.
산행지도의 산행 예상시간보다 절반 가까이 단축하고 다니는 못된 습성은 그렇게 평생 한번
올까말까한 행운마져도 놓치게되는 중병에서 언제쯤에나 벗어날런지...
그러다보니 여태껏 그 흔한 산악회한번 가입할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어쩌다 , 어쩔수 없이 함께 가게되면 또 혼자가 되는게 싫어 이십여년의 세월동안 끝내 나홀로 산행만
고집하게 되고 말았는데 작년에, 앞으로 그러지 말고 함께 산행하는 여유도 즐겨보자면서 몇군데 동네 산악회에
가입을 했지만 아직 카페회원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선천적으로 사회성 떨어지는 성격도 큰 이유지만 남들에게 웃음주는 걸음걸이가 제일 큰 이유랍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영영 나홀로 산행만 하게 될거 같은 불길한 예감이 스쳐지나 갑니다.
남녀 구분없이 흥청이는 모습은 별로지만 즐겁게 함께 산행하는 모습들은 참 부럽던데...맨날 지고만 삽니다.

지금보니 햇살이 비추고 있네요.
저녁식사한거 소화시키러 또 동네한바퀴 돌고 와야죠. 슬로우 슬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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