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시간 - 12:10 ~ 15:30 (약 3시간 20분)

등산거리 - 약 7km 정도? 잘 몰라요

등산코스는 불광역 들머리 (12:10) - 족두리봉 (12:40) - 비봉 (13:40) - 승가사 (14:40) - 구기동 (15:30) 입니다.


새벽 4시까지 술퍼먹고 세상 모르고 자던 토요일 오전.
애초에 등산은 계획에도 없었고 집에서 뒹굴거려볼 심산이었는데 오전 9시에 눈이 떠졌습니다.
술도 꽤 많이 마셨는데 희안하게 숙취도 거의 없는것 같고 머리도 안아프더군요.

그래도 이불속에서 꿈틀거리며 주말 오전을 만끽하는데 갑자기 머릿속에 북한산이 떠오릅니다.
그동안 이상하게 정이 가지않고 친숙하지 않아 한 번도 간 적 없던 북한산.
에이씨..갑자기 북한산이 왜 떠올랐지?
그런 생각을 하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불광역 도착 ㅋㅋ




▲ 어지간하면 사전에 산행계획을 짜서 시간같은것도 잘 조절하는 편인데 오늘은 정말 즉흥적인 산행을 했습니다.
들머리도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른채 짐챙겨서 나오는데 문득 등갤에서 불광역에서 모여 북한산에 가자던 글이 생각나서 불광역으로 갔어요. ㅋㅋ



▲ 등산객들따라 어디론가 나와 가다보니 오르막으로 된 골목이 보이고~



▲ 대충 뒤적거리다보니 주택옆에 요렇게 들머리가 나타납니다. 나의 첫번째 북한산 방문~!
오늘도 언제나처럼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주고 처음뵙는 북한산 산신령님께 기도도 드리고 슬슬 출발했습니다. 



▲ 처음보는 북한산의 느낌은 웅장하다! 그리고 그 어떤 산보다 사람이 많다는것이었어요. 정말 사람이..ㅎㄷㄷ
그리고 아무래도 처음 온 북한산이니 정상은 가봐야겠지? 란 생각에 목적지를 백운대로 잡았는데 결과적으론 못갔네요ㅋㅋ



▲ 등갤에서 본 북한산 답게 암릉길이 대부분이구요~



▲ ㅎ ㅏ...서울에 이렇게 웅장한 산이 있다니..



▲ 이렇게 보니 서울이 크긴 정말 큰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빽빽한 조망은 좋아하질 않고 산과 도시가 적절히 어우러진..이를테면 남양주의 천마산 같은 조망을 제일 좋아합니다.



▲ 그냥 걷고 걷다보니 어느새 족두리봉에 도착했습니다.
여기가 족두리봉이구나..족두리봉에 도착하니 딸쟁이님이 생각나네요ㅋㅋ



▲ 족두리봉에 올라 앞으로 가야 할 길을 보니 장난이 아니네요 ㅋㅋ
100대 명산은 물론 국립공원인 이유를 알겠어요.

근데 제가 초행이다보니 길을 몰라서 족두리봉 근처만 뱅뱅 돌았습니다. ㅋㅋ
주변분들께 여쭈어보니 족두리봉 오기전 삼거리에서 향로봉 방향으로 틀었어야 한다고 해서 결국 빽해서 다시 출발~!
그분 말씀이 백운대 가려면 5시간은 가야 한다고 해서 일찌감치 맘 접고, 백운대는 다음 기회에 가야겠다 생각했어요.
사실 가벼운 산행이라 생각하고 옷만 챙겨오고 먹을것도 거의 안챙겨 왔거든요~



▲ 아무튼 족두리봉을 우회해서 향로봉으로~!



▲ 멀리서보니 왜 이름이 족두리봉인지 이해가 팍 되네요 ㅋㅋ



▲ 인왕산인지 북악산인지 잘 모르겠네요~ ㅋㅋ
이쪽 조망은 또 신기하게 빽빽하지도 않고 그냥 작은 마을 같습니다.



▲ 좀 가다보니 향로봉 도착~! 향로봉은 출입이 통제되어있어요



▲ 향로봉을 지나 비봉으로 향합니다. 중간에 어마어마한 깔딱고개가 나옵니다.
이게 북한산이여 마등령고개여?? 아이고 죽겠네~



▲ 숨 좀 돌리고~ 바위가 참 멋집니다.



▲ 가운데 희미하게 남산과 계곡사이의 집들. 뭔가 오묘했습니다.



▲ 저 멀리 보이는게 비봉인가?



▲ 뒤쪽으로도 여러개의 봉우리가 잡히는데 이름은 하나도 몰러~


▲ 앞쪽으로 해서 오르는 비봉은 펜스도 설치되어있고 감시초소에서 감시도 하지만 뒤쪽으로 오르는 비봉은 길이 열려있더군요.
등산객들도 다 뒤쪽으로 오르길래 저도 한 번 올라봤습니다.
바위로 된 봉우리다보니 아슬아슬한 구간도 있긴 하지만 객기만 부리지 않는다면 크게 위험하진 않은 봉우리입니다.



▲ 반팔로 산행하다 여기가 쉴곳이구나 직감해서 옷 다 챙겨입고 한참을 쉬며 조망을 즐기겼습니다.



▲ 모처럼 인증샷 ㅋㅋ
진흥왕 순수비(복제)가 비봉에 있었어요. 등갤에서 봤던게 생각났어요.



▲ 어딘진 모르지만 비봉에서 북서쪽 방향이었는데 저정도 연기면 산불인 것 같기도..



▲ 비봉에서 거의 40~50분은 쉰 것 같습니다. 슬슬 하산해야겠단 생각이 들었고 마침 이정표에 사모바위가 보이길래
사모바위까지만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비봉에서 사모바위까진 뭐 금방 도착하구요.



▲ 아래쪽에 승가사가 보이네요. 절터가 굉장히 좋은 것 같아요.



▲ 사모바위 아래 북한군들이 숨어있었다던 V동굴. 밀랍인형으로 볼거리도 만들어놓았네요~ 올ㅋ
적당히 둘러보다 승가사로 하산을 시작했습니다.





▲ 대웅전에 들러 삼배도 하고 절 구경도 살짝 했습니다.



▲ 임도를 따라 내려갈까 하다가 바로 아래쪽에 계곡길이 보여서 계곡을 따라 하산을 시작했습니다.



▲ 물이 참 맑다



▲ 별 생각없이 내려가다보니 어느새 구기동에 도착했습니다. 나와보니 구기터널 근처였어요.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복귀하니 그제야 피로가 몰려오더군요..

뭐...와 이렇게 아무 계획없이 산행을 할 수 있구나 (그것도 초행길을) 하는 생각도 들었고
서울에 이렇게 멋지고 웅장한 산이 있다는거에 다시한번 놀랐고
오늘 내가 본 북한산이 극히 일부라는게 참 신기한..그런 산행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멋진 봉우리가 많은 북한산이라면 딱히 정상에 가지 않아도 얼마든지 즐길 수 있는 산행이 될거라 생각했습니다.

등갤분들도 안산 즐산하시고 즐거운 주말 보내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