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저래 바삐 움직인 핑계일까.

방구들 짊어지고 엑스레이나 찍어야지 했던 주말.

토요일,  동생 생일상 자리 다녀온다.

돌아오는 길,

그럴듯한 눈이 내린다.

산은 하얗게 변했을려나

죽으면 썩어질 몸뚱아리.

또 움직여 본다.

몇개월 만에 찾은 도봉산.

하얗게 변한 세상이 그네들 바위와 어울려

먹음직 스럽게 그림을 완성해 놓고 고객님을 기다리고 계셨다.

멀리 보이는 북한산 모습에 시선거두기 어려웠다.

역시 큰산은 멀리서 바라봐야

북한산을 오를 때엔 도봉이 아른거렸고,

큰 기대 없었건만 조금씩 내리는 눈발에 포근한 눈꽃도 피어나고.

한참을 걷다보니

낯설은 풍경이다.

언제 내가 금줄을 넘었었나...?

정규 등산로 같지는 않고,  우측에 능선이 있는걸 보아하니.. 그리로 가는 길인가?

맙소사,  막상 가다보니 예상과는 전혀 다른곳으로 탈출하게 된다.

이제 좀 알아주시려나 했던 마음이 깨끗히 사라진다.

산.

평생공부 해야 한다던 스승님 말씀이 또 가슴팍을 찌른다.

겸손하자.

그래도 도봉이 보여준,

 이계절 마지막이 될 것 같은 설경에 좀처럼 잠들기 쉽지 않다.

2014.02.09  도봉산에서

[ 사진은 클릭 하시면 조금 더 낳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