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주말휴가를 냈습니다.

일년에 두번 정도 내는데

이번에는 일찌감치 연인산을 가기로 했었지요.

가보고 싶은 곳은 많지만

예전에는 일년에 두세번씩 가던 곳인데 최근 몇해동안 못가봐서

이번에 가보고 싶었습니다.

전날밤 짐을 꾸리다 동네 슈퍼에서 산 25도짜리 소주를 찍어 봤습니다.

이 술 구경도 오랜만입니다.

 토요일 아침 대충 짐을 꾸려 상봉역으로 가는데

카메라를 안 넣었네요.

뭐 지난번처럼 카메라는 챙겼는데 밧데리를

안끼운것보다야 오히려 나은거 같습니다.

무게부담이 훨씬 덜하니까...

그래서 이번에도 전화기로 사진을 찍습니다.

상봉역에서 가평역으로 갔습니다.

11시 좀 넘어 가평역에 도착했는데 11시 25분에 33-1이 백둔리로 간다고 인터넷에서

알려줍니다.

그런데 시골버스라 그런지 인터넷과 버스 정류장의 시간 안내와 실제 도착시간이 제각각~

정류장 안내는 50분 쯤 인거 같았는데 실제로는 더 늦게 온 듯합니다.

정확한 시간은 기억이 잘 안나네요.

여하튼 버스 타려면 터미널까지 가야했던 이전 보다는 많이 편해졌습니다.

그런데 기사님 왈~ 차가 많이 막힐 때는 터미널에서 역까지 30-40분 걸릴때도 있어서

안오기도 한다고...

 40여분 걸려 백둔리 도착하여 늘 들르던 두부집에서 점심을 천천히 먹고~

해지기까지 시간이 널널하므로 천천히 장수능선을 따라 정상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짧게 오를 수 있는 소망 능선도 있지만 가파르기도 하고

걷는 재미가 없지요.

마치 여름같은 햇볕에 임도를 피해 숲길을 따라 걷다

갈림길 조금 전에 다시 임도로 돌아옵니다.

가파른 구간이라 다리가 좀 땡기기는 하지만 준비운동 하기에는 좋은 구간입니다.

위로 올라갈수록 나뭇잎이 좀 더 연두색이네요.

장수능선으로 접어들었습니다.

해는 뜨겁지만 나무에 많이 가리고 바람은 가을마냥 시원합니다.

간만에 메는 무거운 배낭이 부담스럽긴 했지만 시원한 바람에 땀을 식히는

맛은 기가 막힙니다.

보통 사람에게는 어려운 구간이 아니지만

저질체력인 저는 아마도 햇볕을 고스란히 받으며 걸었다면 중간에 퍼졌을듯...

한때 이즈음마다  철쭉제를 할 정도로 철쭉이 유명한한 곳이었지만

그 철쭉들이란게  사실은 이쪽 지역 활성화를 위해 옮겨 심고

바꿔 심고 했다는거...

그런데 고도의 차이, 수종의 차이등으로 철쭉제는 망했다는걸 몇해 전 알았지요.

하지만 그 와중에도 간간이 활짝 핀 철쭉들이 예쁘게 피어 있습니다.

그렇지만 예전에는 철쭉 터널이라 부를 정도의 장수능선길  철쭉들은

대부분 개화율이 떨어지거나  도태되었다고 하네요.

또는 개화시기가 안맞아 일찍 지기도 하구요.

그나마 꽃을 피우고 있는 몇몇 철쭉나무들이 대견할 정도였습니다.

이런저런 생각하며 천천히 걷다보니 정상 가까이 왔습니다.

근데 어느 누가 연인산 정상을 영어로 저렇게 표기해 놓으면 알아보나요?

여기도 자생하는 것이 아닌것처럼 보이는 꽃이 가끔 보입니다.

반가운 오래된 표지판입니다.

이 표지판 뒷쪽 50미터쯤에 정상 0.4킬로 표지판이 있는건 아직 고치질 않았네요.

정상 직전 친근한 모습의 연인산장이 보입니다.

정상에 도착했는데 밧데리가 나갔네요.

대피소인근에서 저녁을 먹습니다.

저녁먹고 쓰러져 자다 2차를 먹습니다.

아침 일찍 명지산으로 가려했는데

전날 땀범벅이 된 산행이 좀 힘들었는지 늦잠을 잤습니다.

9시에야 출발~

개인적으로 이곳이 의미있는것은 대피소가 있다는것과

샘물이 있다는것  그리고 큰나무 밑에 오래된 벤치가 있다는것 입니다.

큰뜻이 있는건 아닙니다.

그런데 저기 화려하게 꽂핀 큰나무 아래 연인샘물이 식수로 금지 될만큼

수질이 안좋아졌습니다.

할 수 없이 끓여먹기는 했지만 물안에 여러가지 벌레들이 많았어요.

출발직전 아침 일찍 올라온 아저씨 두분과 잠시 얘기를 나눴는데

한분이 가평군의 간부시더군요.

씁쓸한 철쭉 얘기 샘물 얘기 나무 얘기를 하다

정상으로 출발~

자주 오시라고 하는데 어쩐지 더러워진

샘물 때문에 적어도 이곳은 자주 오지 못하게 될거 같았네요.

정상인근의 철쭉들도 거의 다 장수능선에 있는걸 옮겨 심었다는거...

정상에서 구경 잠시하다가

아쉬운 맘 씁쓸한 맘을 뒤에 두고 길을 떠납니다.

아직 오전이라 바람은 시원하지만 예보상으로는 한낮에 여름 날씨라고 하니

뜨거워지기전에 명지산으로 가야 좋긴 한데...

그래도 간만에 여기왔으니 야생화 구경은 해가며 가야죠

연인산은 이런 길들 때문에 좋습니다. 걷기 좋고 꽃밭 같은 길들...

편안하고

편안하게... 아재비까지는 그렇지요.

아재비고개에서 휴식을 합니다.

정확한건지는 확신하지 못하지만 명지산과 연인산의 딱 중간이라는 곳~

쉬엄쉬엄 꽃구경~

한참을 쉬다 명지산을 향해 오르막길을 갑니다.

약 1.5킬로 동안은 아주 가파른 길입니다.

 아무 생각 없어집니다.

가끔씩 숨을 헉헉 대며 뒤를 돌아봅니다.

연인산이 많이 낮아져 보이는게 많이 올랐네요.

꽃구경 핑계 삼아 한번 더 쉬고~

겨우겨우 명지 3봉에 도착~

지나온 길~

점심때가 다가오니 힘이 없네요. 영 속도가 나질 않아

핑계삼아 꽃구경~

저기가 정상입니다.

가까운 듯 하지만  저질체력에게는 꽤나 먼길입니다.

정상에 도착하여 잠시 근처 구경을 하는데

생각보다 사람들 수가 적더군요.

일요일 점심 쯤이면 사람이 엄청 많을 시간인데....

점심 챙겨먹고 악명높은 명지산 하산길을 따라 익근리로 갑니다.

어쩌면 이 등산로 때문에 사람들이 적을수도...

한일이주 일찍 왔으면 지천에 핀 금잔화를 봤을텐데

시기가 좀 지나서인지 몇그루 못봤네요.

절에 오면 다 온거...

물이 부족해 중간에 계곡물까지 마시며 내려왔네요

여름같은 날씨에 많이 지쳤습니다..

버스시간이 남아 취나물 파는 동네 아주머니와 수다를 떨어봅니다.

예년 같으면 산악회 버스가 15-20대 정도가 들어오는데

오늘은 1대뿐이 안왓다네요.

그래서 정상에 사람이 별로 없었구나...

속으로 하도 매년 나물꾼들이 산마다 나물들을 싹쓸이 해가니

올해는 나물이 별로 없어 차가 별로 없나? 싶기도 했지만 뭐 

알 수 없지요.

4시 50분차라고 써있는데 5시에 도착한 버스를 타고

가평역으로 왔습니다.

동행한 후배가 청춘열차를 예매해서 타고왔는데 그거 참 편하네요.

마침 하루에 몇개 없는 왕십리 정차라 왕십리에서 저녁먹고 귀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