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이뤄질까. 강원도가 설악산 오색약수터 인근과 산 위를 잇는 케이블카 설치에 세 번째 도전한다. 결정은 오는 28일 열리는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에서 한다.
이번에 강원도가 제시한 케이블카 설치 구간은 양양군 오색탐방로 입구(오색약수터 500m 위 지점)에서 끝청봉(해발 1480m 지점)을 잇는 3.5㎞다. 이 구간을 초속 4.3m로 약 14분30초간 운행한다는 계획이다. 위쪽 끝청봉 정류장엔 설악산 일대를 관망할 수 있는 전망대를 세우기로 했다. 공사비는 총 460억원으로 예상된다.
강원도는 앞서 두 차례 비슷한 구간에 케이블카를 설치하겠다고 신청했다가 좌절했다. 2012년엔 오색~대청봉 구간을 내밀었으나 대청봉 스카이라인이 망가지고 천연기념물인 산양 서식지를 보호해야 한다는 등의 이유로 반려됐다. 강원도는 2013년 9월 오색~관모능선을 연결하겠다고 노선을 바꿔 환경부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그때도 역시 산양 서식지에 영향을 준다며 부결됐다. 이런 부결 요인들을 고려해 지난 4월 다시 정부에 가져간 방안이 오색~끝청봉 구간이다.
강원도는 이번엔 통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일단 박근혜 대통령이 조기 추진을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평창 겨울올림픽 준비 상황을 보고받기 위해 강원도를 방문한 자리에서 “올림픽 관광 차원에서 설악산 케이블카를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정부 부처에) 주문했다”고 말했다. 강원도 또한 이번에 케이블카를 승인받으면 2018년 겨울올림픽 전에 완공해 운영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양양군 주민들은 케이블카 설치를 희망한다는 2만 명 서명을 받아 최근 청와대에 냈다. 강원 지역 국회의원들도 뛰고 있다. 정문헌(속초-고성-양양) 의원 등 새누리당 현역의원 9명은 최근 당 지도부에 오색 케이블카를 포함한 강원도 핵심 사업 해결을 건의했고, 최경환 경제부총리에게도 건의서를 전달했다.
하지만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한 반대가 만만찮다. 녹색연합과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등 환경단체 회원들은 지난 13일 강원도청 앞에서 ‘설악산 케이블카 반대 투쟁 선포식’을 열었고, 그 뒤 서울과 춘천을 오가며 반대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박그림 녹색연합 공동대표는 “오색 케이블카를 승인하면 전국적으로 국립공원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사업이 봇물을 이룰 것”이라며 “국립공원 내 난개발을 막기 위해 오색 케이블카 사업은 절대 승인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대구시가 팔공산 갓바위에, 경기도 포천시가 산정호수에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하는 등 전국 30여 곳이 케이블카 사업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환경부와 문화체육관광부·행정자치부·산림청 등 정부 부처 관계자 7명은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사업 심의를 앞두고 24일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양양=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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