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생각없이 천황야영장에서 하루 자고 다음날 야영장을 들머리로 오른다.

오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하산하는 분만 두어분 만남. 두번째 만난 산객이 "와..이 길이 정말로 힘든데..어떻게 이리로 올라올 생각을 하셨대요."하신다.

그래도 거리가 짧으니 어찌 오르면 될까 했는데..

구름다리까지는 갈만한데 이후로는 정말로 쉣이다. 특히 사자봉이라는 봉우리는 봉우리 옆을 끼고 가는데...거의 암릉을 난간이랑 계단이라고 쓰고 사다리라고 읽는 구조물을 통해 올라간 후 다시 내려간다. 급경사 오름-->급경사 내림의 반복은 도가니에 심히 충격을 주었다.

가야산 만물상이랑 비교할 만도 한데...만물상은 경사도도 여기처럼 급하지 않고 환장할 오르내림도 없다. 무엇보다 탁 트인 능선을 바라보며 가는거라 초반 30여분 지나면 재미라도 있는데 여기는 암릉 옆을 기어다니니...헐...

천황봉 올라가는 길도 정말로...계단 계단 계단....게다가 여기도 약간의 오르내림이...

사실 산이 이렇게까지 빡세진 이유는 천황 야영장에서 천황봉까지 겨우(?) 3km에 불과하다고 대충 챙겨서 쫄래쫄래 간 거이 컸음...특히나 구름다리 지나서는 배도 고프도 혈당이 떨어지는 느낌도 드는데(나는 혈당 떨어지면 왼쪽 머리와 눈이 아프다.) 먹을 게 제대로 없었다. 하다 못 해 초코바라도 넉넉히 챙겨갔으면 좋았을텐데...그나마 일행이 핫식스랑 오렌지 주스 가져와줘서 다행이었고....

오랜만에 가 본 정말로 빡센 코스였다.

그런데 경포대쪽으로 하산해 보니..이건 막판 한 500m만 올려치고 완만하더라....

만약에 월출산 방문하려는 갤러가 있다면..제대로 빡세게 탈 거 아니면 경포대나 산성대 출발을 권해준다..특히 경포대.;...

천황사 출발은 정말로 빡세다. 아직도 허벅지가 지끈거린다.

근데 내일 또 근교산 뛸려고 준비하고 있으니..등산도 중독은 중독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