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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코 후지오 첫 단행본 유토피아에 얽힌 이야기

ㅇㅇ(211.234) 2024.07.05 12:31:04
조회 2902 추천 62 댓글 25
														

만화에서는 고등학교 졸업 전에 사이노(=후지코 F)가 완성한 플롯으로 둘이서 같이 그려서 완성된 원고를 도쿄의 토키와장에서 만난 데즈카 오사무에게 맡겨서 그대로 출판된 것으로 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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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는 고등학교 3학년 때 후지코 F와 후지코 A가 서로 의논해서 기본 플롯을 잡고 원고작업을 시작했는데 졸업이 가까워지면서 일시 중단했고, 도쿄가 아닌 다카라즈카의 자택에 있던 데즈카를 찾아갔을 때 보여준 원고를 읽은 데즈카가 출판사인 츠루쇼보에 둘을 소개해 줌


졸업하고 나서 후지코 A가 신문사에 취직하고 후지코 F는 제과회사에 다니다 사표를 썼을 무렵에 츠루쇼보가 둘에게 단행본 집필 의뢰를 넣으면서 중단되었던 원고 작업을 다시 시작해서 이듬해인 1953년에야 겨우 출판됨


후지코 A의 회상에 따르면 작업 비중은 자신이 1/3이고 후지코 F가 2/3 정도 했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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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에서는 아무 문제도 없이 단행본이 나온 것처럼 묘사됐지만 실제로는 출판사인 츠루쇼보가 작가인 후지코 콤비와 상의도 하지 않고 임의로 여러 가지를 바꿔 버리는 만행을 저지름




1. 후지코 콤비가 그려서 보낸 표지를 폐기해 버리고 남이 그린 표지로 맘대로 바꿔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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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 유명한 SF 작가 중 하나로 데즈카 오사무, 마츠모토 레이지 등의 SF 장르 형성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진 오오시로 노보루가 그린 츠루쇼보판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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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복각때 후지코 F가 다시 그린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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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복각 역시 다시 그린 표지




2. 원래 후지코 콤비가 생각한 제목은 UTOPIA였는데 임의로 '최후의 세계대전'이라는 제목을 붙이고 UTOPIA를 부제목으로 돌려버림




3. 검은색 1색 원고였는데 임의로 빨간색을 추가해 2색으로 채색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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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복각판보다 나중에 나온 후지코 F 대전집에서 복각된 2색 채색




4. 단행본 말미에 아무 상관없는 다른 작가의 만화를 임의로 끼워넣음




사실 여기까지는 당시 후지코 콤비가 신인이었던 데다가 일본 만화 시장이 아직 성숙하지 않아서 그랬다고 이해할 수 있었을 지도 모름


만화의 길에 나오는 유토피아는 후지코 A가 다시 그린 거라서 뒷부분이 조금 다른데, 원래 원고에서는 후지코 콤비가 마지막 대사 뒤에 책 정보가 들어갈 빈칸을 남겨둠


그런데 츠루쇼보는 여기에 작자 불명의 새로 그린 컷을 집어넣었던 데다가 그 내용이 원작의 의도하고는 쥐뿔도 상관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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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쪽 컷이 원래 마지막 컷

주인공의 아버지가 '그래!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이상향(유토피아)인거다!라고 외치며 끝남


아래쪽 컷이 임의로 추가된 컷

시간이 지난 뒤의 이야기로 보이는데 주인공과 아버지가 뜬금없이 '과학도 좋지만 자연도 좋다' 이딴 소리를 지껄임

그림체도 후지코 콤비와 명확하게 다름




멋지게 끝난 만화의 결말 자체에 영향을 주는 수정을 작가와의 상의도 없이 해버려서 특히 자신의 작품을 매우 아끼는 후지코 F가 격분했다고 하며, 이것 때문에 나중에 UTOPIA가 여러 차례 복각되었을 때 2색 인쇄나 표지 등은 판본에 따라서 유지되기도 했지만 남이 그린 마지막 컷 부분은 항상 비우거나 책 정보 페이지(위쪽 만화에서 마가와 사이노가 마지막으로 읽은 페이지)를 작게 편집해서 위에 덮어쓰는 방식으로 지워버림


다른 작가의 만화나 무단 추가 컷이 그대로 유지된 완전복각판은 후지코 F가 사망하고 한참 지난 2011년에야 출간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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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에서는 출판사에서 두 명에게 딱 한 권을 보내준 것으로 묘사되지만 후지코 A의 인터뷰에 의하면 실제로는 10권을 보내줘서 A와 F가 각각 5권씩 나눠 각자 1권씩은 소장하고 4권씩은 신세를 진 주변 사람들에게 나누어줬는데 A는 나중에 이사하다가 자기가 가지고 있던 책을 분실했다고 함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F는 출판사가 마지막 컷을 임의로 넣은 데에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자기가 가지고 있던 책의 마지막 컷에 X자를 그렸다는 설도 있음




이 츠루쇼보는 1953년 무렵 데즈카 오사무한테도 동의를 안 받고 데즈카의 과거 단행본을 무단으로 다시 찍어 팔고 일부는 제목을 임의로 바꾸기까지 하면서 데즈카와의 관계도 악화됐는데, 데즈카를 크게 존경했던 후지코 A가 UTOPIA를 맘대로 주무른 것도 모자라 데즈카와도 척을 진 츠루쇼보를 불쾌하게 여겨서 '만화의 길'에서 UTOPIA 단행본이 나오는 과정을 그릴 때 실제로는 출판사 담당자와 편지나 전보로 연락을 하면서 UTOPIA를 완성시켰던 것과는 달리 완성작을 즉시 출판시킨 것으로 각색해서 출판사 이야기가 거의 안 나오도록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도 있음





한편 츠루쇼보의 UTOPIA 단행본 초판은 일본에서 가장 귀한 만화책 중 하나로 유명하며, 지금까지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진 수는 20권 정도임


더 희귀한 만화책도 있긴 하겠지만 후지코 후지오 콤비의 유일한 단독 단행본 작품이라는 중요성이 있는 데다가 TV쇼 진품명품같은 일본 TV 프로그램인 '개운! 뭐든지 감정단'에 출품되면서 유명세를 탔기 때문에 가격이 높게 책정됨


일본의 중고 만화책 전문업체인 만다라케에 의하면 2013년 기준으로 상태 좋은 초판은 판매가격이 500만엔 정도이며 이에 필적할 만한 책은 데즈카 오사무의 '신 보물섬' 초판본뿐일 거라고 함


원작자 중 한 명인 후지코 A조차도 초판을 안 가지고 있었을 정도로 희귀한 책이라 완전복각판을 찍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후지코 콤비의 토키와장 후배인 마츠모토 레이지가 소장하고 있던 재판본(초판 다음 해인 1954년 발행)을 빌려서 스캔해 복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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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모토 레이지는 2017년 이 책을 뭐든지 감정단에 출품했는데, 본인은 130만 엔 정도 나올 거라고 생각했지만 감정가는 280만엔으로 나옴


원래는 300만엔까지 나올 수 있었을 텐데 복각할 때 책을 분해하지 않고 스캔하느라 꽉 눌러 펴서 책등에 하얗게 접힌 선이 생기는 바람에 20만엔 깎였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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