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과 엘프의 위대한 유산
그것은 그 수를 셀 수 없는 산더미 같은 보물
라파일의 보물은 어느새 전설이 되어
모험가들을 불러모은다

부드러운 은빛 머리카락의 한 노인이 노래를 부르며 걸어간다. 꽤 값이 나갈 것 같은 곰방대를 피우며. 그의 머리 위로 흰 도넛들이 별이 반짝이는 검은 하늘 속으로 사라져 간다.
그리 늦은 시각도 아니건만, 이 마을엔 불빛조차 보이지 않는다. 산 속의 작은 마을엔 고요함만이 감돌고 있었다.
노인은 그 마을 사이에 난 길을 따라 걸으며, 연신 같은 노래를 반복해서 부른다. 그럴 때마다 등에 메고 있는 커다란 활과 화살 통이 춤을 췄다.
갑작스레 그의 노랫소리를 끊는 괴수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찢어지는 듯한 그 울음소리는 노인도 잘 알고 있는 울음소리였다.
산 속에서 오크들이 노란색 눈빛을 뿜어내며 대기하고 있었다. 그 수는 금세 헤아릴만한 적은 숫자가 아니었다.
"허, 이런 작은 마을까지 와서 오크라...... 고요한 분위기가 좋았는데, 저놈들 때문에 다 망쳤군."
그는 등뒤의 활로 손을 옮겼다. 그 때 갑자기 돌풍을 일으키며 그를 지나쳐 가는 하나의 형체가 그의 눈에 비쳤다.
소년이었다. 달빛을 반사시켜 번쩍거리는 검 한 자루를 지닌 채, 오크들에게로 돌진하고 있었다. 어찌나 빠르던지, 이미 저만큼 멀어져 갔건만 노인을 지나친 곳에 흙먼지가 채 가라앉지도 안았다.
"이보게, 젊은이! 그 놈들은 보통 오크가 아닐세. 검 한 자루로 상대할 녀석들이 아니야!"
노인의 외침소리는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컸다. 도저히 백발의 늙은이가 낼 수 있는 소리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소년은 오크들에게 화살과도 같은 속도로 달려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소년은 검을 하늘로 향해 치켜들었다. 하늘에 또 다른 초승달이 떴다. 그리곤 초승달은 오크를 향해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