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ㅅㅂ 창문 구멍을 항문 구멍으로 봤네ㅋㅋㅋ"

아침부터 웃음벨 터진 소리에 잠에서 깼다.

"요아정이 뭔데 이 씹덕 새끼들아"

아, 또 시작이네.

요즘 갤러리는 요아정 얘기로 도배됐다. 솔직히 나도 궁금하긴 한데, 굳이 댓글까지 달 필요가 있을까 싶다.

"아, 발바닥 아파..."

어제 새 신발 신고 학교 갔다가 발바닥에 물집 생겼다. 아침부터 욱신거리는 발바닥 때문에 기분이 영 별로다.

"그래도 햇살이랑 산책은 가야지."

햇살이 기다리고 있을 생각을 하니 발바닥 아픈 것도 잊어버린다.

햇살은 내가 얼마 전에 길에서 구조한 고양이다. 처음 봤을 때 다리가 부러져 있었는데, 다행히 잘 치료받고 이제는 멀쩡해졌다.

"야옹~"

햇살이 내 다리에 부비적거리며 애교를 부린다.

"오늘은 어디로 갈까?"

햇살이 좋아하는 공원으로 가야겠다.

요즘 갤러리는 뭔가 재미없어졌다.

"요아정, 뭐가 그렇게 대단한 건지 모르겠네."

솔직히 요즘 유행하는 것들은 나랑은 안 맞는 것 같다.

"그래도 햇살이랑 함께라면 뭐든 괜찮아."

햇살이 내 손을 핥으며 꼬리를 살랑거린다.

"나가자, 햇살아."

발바닥은 아프지만, 햇살과 함께라면 괜찮다.

아, 햇살이랑 산책 가기 전에 밥 챙겨야겠다.

"오늘은 뭘 먹지?"

오늘은 햇살이 좋아하는 참치캔을 사줘야겠다.

"햇살아, 오늘은 참치캔 먹자!"

햇살은 내 말에 기쁜 듯 꼬리를 흔든다.

"그래, 오늘은 참치캔 먹고 산책 가자."

햇살과 함께라면 오늘도 행복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