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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가짜 아내앱에서 작성

교미하는교미양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8.23 03:3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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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이웃집에서 글을 쓰고 있어. 그리고 경찰이 오기를 기다리는 중이야. 오늘 아침 잭의 집 문을 미친 듯이 두드렸을 때, 그때 말했던 것과 똑같은 말을 경찰들에게 해야 할 것 같아. 경찰에게 진실을 죄다 털어놓을 수는 없어. 한 마디도 믿지 않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을 탓할 생각은 없어. 


왜 내가 너희들한테 이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어. 그나마 너희들이 나를 믿어줄 유일한 사람들일지도 모르니까? 그리고 누군가에게 이 얘기를 하지 않으면 돌아버릴 것 같아. 


 보충하자면, 내 집은 꽤 부지가 넓은 곳에 있고 왼편에는 탁 트인 커다란 들판이 있어. 우리 아내가 좋아하던 작은 숲이지. 


 가장 가까운 곳에 사는 이웃인 잭은 도로로 한 마일 반 정도 거리에 있어. 그러니까 우리 부부만을 위한 충분한 공간이 있던 거야. 우리만의 자그마한 천국이었지. 한때는 그렇게 생각했어. 이제 내 집이 안전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절대로. 그 집이 나를 더럽혔고, 나는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


 그전에는 한 번도 그거랑 비슷한 걸 보지도 못했어. 만약 이 글을 읽는 사람 중 비슷한 상황에 놓여본 적이 있거나 그게 뭔지 알 것 같다면, 제일 중요한 거야. 나는 할 수 있는 게 없어. 나한테 연락해줘. 


 작년 봄에 나의 아내 미셸은 문 손잡이에 방범 카메라를 달면 좋을 것 같다고 했어. 물건 몇 개가 사라지기도 했고, 부지가 조금 훼손되기도 했었거든.  심각하지는 않았어. 화분 몇 개가 깨지고 정원 장식품이 조금 사라진 정도였으니까. 


 난 미셸에게 아마 마을의 10대 애들이 ‘재미난’ 장난거리를 찾았을 뿐이라고 했지만 그녀는 듣지 않았어. 그녀가 화분이나 정원 장식을 아껴서 그런 게 아니라, 혹시나 주거 침입으로 일이 커질 것 같아서 그런 거였어. 


 나는 상황이 조금 재밌게 흘러간다고 생각했지만 입을 다무는 편이 좋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우리는 카메라를 사서 당일 바로 설치했어. 현관 조명 근처에 달아서 현관문 앞의 상황이랑 우리 부지 앞의 상황을 제대로 볼 수 있도록 했어. 


 이틀이 지나자 우리는 정원 장식 실종 사건을 해결했어. 아마 너희도 뭔지 알 거야. 라쿤 두 마리 말이야. 


 그놈들이 우리 아내의 정원용 태양광 조명을 파내서 앞발로 들고 나가는 광경은 꽤 우스꽝스러웠어. 라쿤들이 도둑처럼 앞발로 밝은 파란색 전구들을 들고 도망치는 모습은 웃겼지. 얼굴 무늬 때문에 꼭 도둑의 두건을 쓴 것 같았거든. 미셸은 계속 굳은 표정이었지만. 


 난 그 녀석들이 조명을 가지고 뭘 할지 궁금했어. 아마 숲 속의 구덩이에 파묻어놓지 않았을까. 미셸이 고양이 사료를 퍼다 놓기 시작하니까 도둑질은 멈췄어. 그래도 우리는 계속 카메라를 달아 놓았어. 유용하긴 했으니까. 


 미셸은 지난 4일간 일 때문에 마을을 나가 있었어. 어젯밤 저녁 먹을 때쯤 집에 돌아올 거라고 했어. 하지만 나한테 전화가 와서 비행기가 지연되는 바람에 4시나 그 이후에야 집에 올 것 같다고 했어. 난 아내에게 그녀를 사랑한다고 하고 그녀가 집에 올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했어. 그리고 이건 그때야. 

 

 평범한 밤이었어. 상식을 벗어난 건 아무것도 없었지. 나는 곧장 집으로 가서 아내가 집에 왔을 때 재앙을 목도하지 않도록 했어. 저녁으로 수프를 좀 끓이고, 고양이에게 밥을 줬어. 그리고 나와 모나는 소파 위에 같이 몸을 말고, 내가 TV를 볼 동안 모나는 내 가슴팍 위에서 야옹거렸지. 


 2시 정도 되니까 잠을 자고 싶었어. 한 시간 정도 잠에 들었던 것 같은데 내 핸드폰에 울린 알람 때문에 일어났어. 방범 카메라 어플의 알람이었어. 밤늦게 알람이 오는 건 이상한 일은 아니야. 항상 동물 때문이였어. 여우나 라쿤 같은. 그래도 아무튼 확인은 해보려고 핸드폰을 집었어. 2시가 넘은 시간이었는데, 나는 곧바로 미셸이 예정보다 일찍 집에 도착한 거라고 생각했어. 나는 거기 누워서 미셸이 오는 소리를 들으려고 했는데 아무것도 안 들렸어. 그저 조용할 뿐. 

 

 나는 끙 하고 앓는 소리를 내면서, 미셸이 열쇠를 잃어버린 거라고 생각했어. 그러는 게 처음도 아니었거든. 그녀는 물건 잃어버리는 데 선수야. 아마 공항이나 호텔에 놓고 온 거겠지. 


 아직 그녀의 노크 소리를 듣지 못해서, 바로 뛰어나가는 대신 한번 확인해보기로 했어. 나는 앱을 켜고, 라이브 피드 설정을 켰어. 

 미셸이 문을 빤히 바라보면서 앞 현관에 서 있었어. 


 나는 그녀를 들여보내주려고 했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몸이 굳었어. 


 그녀의 얼굴 때문이었어. 그녀는 웃고 있었어. 그냥 미소가 아니라, 예전에는 한번도 볼 수 없는 미소야. 이상하고 얇은 입술로 씩 웃고 있었어. 얼굴 전체에 가득할 정도로. 마치 누군가에게 자기 이빨을 죄다 보여주려는 사람 같았어. 


 그녀는 소름끼치는 마네킹처럼 오랫동안 거기 머물렀어. 


 1분 후 그녀의 입술이 꼭 화난 아기처럼 천천히 삐죽이면서 튀어나오기 시작했어. 


 그녀는 잠시 그 표정을 유지하고 있다가, 입꼬리가 아래로 내려뜨리더니 미간에 골이 패일 정도로 인상을 찌푸렸어. 


 나는 침대에 앉은 채로, 아내가 얼굴이 처음 생긴 사람처럼 여러 표정을 연습하는 것을 보고 있었어. 


 기괴하고 약간 소름끼쳤어. 얼굴 근육을 계속 움직이면서, 각 표정을 지을 때마다 잠시 동안 그 표정을 유지하고 있었어. 


 웃고, 삐죽이고, 인상 쓰고, 반복하고. 


 그녀가 그러는 걸 15분 동안 보고 있다가, 나는 겨우 충격과 혼란에서 빠져나온 뒤 인터콤을 눌렀어. 


 “자기, 대체 거기서 뭐하는 거야?” 내가 말했어. 그녀의 머리가 카메라를 향해 휙 돌아갔어. 눈을 크게 뜬 채로. 마치 카메라가 거기 있었는지조차 잊어버린 것처럼. 


 그녀의 입은 웃는 얼굴과 찌푸린 얼굴 사이에서 멈춘 채로 한쪽 입꼬리만 벌어져 있었어. 그녀는 대답하지 않고, 계속 응시하기만 했어. 그녀의 얼굴은 거북한 표정만 짓고 있었고. 


 나는 뭘 해야 할지 몰라서 오랫동안 기다렸어. 그녀를 지켜보고 있을수록 그녀가 얼마나 이상한지만 깨닫게 되었어. 


 처음에는 잠에 취해서 알아차리지 못했어. 하지만 계속 깨어 있으니, 이상한 점이 너무 확실히 보여서 내가 어떻게 보자마자 알아차리지 못했는지 의문이 들었어. 


 우선, 평소보다 훨씬 키가 컸어. 그녀의 머리는 기념일 깃발을 달 때 사용하는 장대 끝을 살짝 넘을 정도였어. 그 막대는 내가 발끝으로 서야 겨우 닿는 높이인데. 


 이상한 건 그것뿐만이 아니야. 팔이 너무 길었어. 그녀의 무릎 바로 옆에 그녀의 손이 있었어. 


심지어 얼굴도 달랐어. 그녀와 닮아서 곧바로 알아채지는 못했지만 자세히 보고 나니 그녀의 얼굴이 누가 이마랑 턱을 쭉 잡아늘린 것처럼 길쭉하고 가늘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어. 그리고 피부가 너무 팽팽해 보였어. 마치 두 치수 작은 것처럼, 얼굴 뼈가 피부를 비집고 나올 것만 같았어. 


그 시점에서 나는 패닉에 빠지기 시작했어. 그녀가 뭔가 끔찍한 사고를 당한건지 뭔지 모르겠지만, 뭔가 매우 안 좋은 일이 생겼다는 걸 알았어. 


"여보, 어디 아파?"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어. 


내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미셸은 현관 바닥에 세게 발을 굴렀어. 머리를 흔들면서. 


내가 뭔가 말하기도 전, 그녀는 손을 뻗어 문손잡이를 잡고 맹렬히 흔들기 시작했어. 나는 그녀가 이 집에 들어온다는 생각만으로 두려워지기 시작했어. 


"널 들여보내지 않을 거야." 나는 서둘러 말했어. 


나는 그녀가 손잡이를 거칠게 흔드는 소리를 들었어. 그녀의 얼굴은 아직도 카메라를 향해 있었어. 몇 분이 지나자 그녀는 마침내 손잡이를 놓고, 웃는 것 같은 소리를 냈어. 


그 소리를 듣자 피부에 소름이 돋았어. 


"나 돌아왔어." 그녀가 말했어. 그녀의 얼굴처럼 미셸과 비슷한 목소리였지만 완벽하게 똑같지는 않았어. 콧소리가 섞여 있어서 꼭 어린 아기가 말하는 것 같았어. 


"나 집에 왔어. 문 열어줘?"


나는 앱을 닫고 바로 911에 신고할 뻔했어. 하지만 인정할게, 내 아내가 무슨 응급 상황에 처했을지도 모른다는 게 두려웠어. 


"내가 전화로 도움을 요청할게." 내가 말했어. 


그녀는 또다시 고개를 흔들었어. 그녀의 긴 머리카락이 좌우로 흔들렸어. 


그리고 무언가가 벌어졌고, 그때 본 장면은 내 남은 생 내내 머릿속에 남아있을 것 같아. 


미셸, 혹은 필사적으로 미셸이 되려던 그것이 내 눈앞에서 몸을 늘리기 시작했어. 그녀의 몸이 가늘고 길어지면서 그녀의 머리가 거의 천장에 닿았어. 피부가 너무 팽팽해져서 고무처럼 당겨지고 늘어나는 것이 보였어. 그것은 누가 봐도 두 발로 서 있는 게 힘겨워 보였지만, 어떻게든 해냈어. 그것은 입을 다물려고 했지만 완벽하게 할 수 없어서 그것의 턱은 가슴팍 앞에 매달려 있었어. 


"경찰을 부를 거야." 나는 외쳤어. 공포가 나를 잠식하고 있었어. 


내가 그 말을 한 순간, 그녀의 얼굴이 순수한 증오로 일그러졌어. 화면을 통해 내 방까지 그 표정이 뚫고 나오는 것 같았어. 내평생 이런 증오와 분노는, 특히 내 아내의 얼굴에서 본 적이 없어. 


그녀는 섬광 같은 속도로 다시 줄어든 다음 계단을 기어내려가서 잔디밭으로 향했어. 나는 두려움에 가득 차서 그녀가 긴 팔을 역겨운 각도로 꺾으면서 들판을 향해 기어가는 모습을 바라봤어. 그녀가 들판 끝까지 가자 곧 기다란 풀 사이로 사라졌어. 나는 앉아서 화면을 계속 봤어. 내 심장이 미친듯이 뛰었어. 잠시 눈을 떼기에는 너무 무서웠어. 


그녀가 사라진지 한 시간이 지나자, 나는 마침내 안전해졌다는 걸 느끼고 핸드폰을 내려놓고 다시 자려고 했어. 내 아내에게 전화를 할지 생각해 봤지만, 혹시라도 전화기 끝에서 그녀를 형편없이 흉내낸 그것의 목소리가 들릴까봐 무서웠어. 


잠시 후 나는 불안한 채로 잠에 빠져들었어. 


핸드폰이 또 나를 깨우는 바람에 오래 자지 못했어. 또다른 카메라 알람이었지. 


나는 앱을 킨 후 무슨 광경이 보일지 겁에 질린 채로 숨을 가다듬었어. 


피드가 뜨자 나는 내 앞에 있는 게 아내라는 걸 깨달았어. 안도감이 가득 차올랐어. 


그녀는 현관 앞에 서서 발치에 서류가방을 둔 채로 지갑 속을 뒤적거리고 있었어. 아마 열쇠를 찾는 거겠지. 


"또 열쇠 잃어버렸어?" 나는 인터콤을 누르고 말했어. 그녀는 내 목소리에 깜짝 놀라서 거의 지갑을 떨어트릴 뻔했어. 


"일어났구나." 그녀는 미소지으며 말했어. "내 열쇠를 잃어버린 것 같아. 나 좀 들여보내 줄래?" 그녀는 카메라를 쳐다보며 말했어.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어. 그녀는 언제나 손쉽게 나를 편안하게 해줘. 특히나 한 시간 전에 악몽을 마주쳤던 때라면 더더욱. 


"난 자기를 하룻밤 내내 현관에서 자게 둘 정도로 나쁜 남편이 아니거든." 나는 놀렸어. 그녀는 나를 향해 씩 웃었고, 나는 기다리라고 했어. 


나는 앉아서 슬리퍼를 신고 일어섰어. 그때 화면에서 뭔가 움직임을 봤어. 들판 저 멀리, 풀밭 사이로 조금도 인간의 것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긴 목을 가진 머리 하나가 튀어나와 있었어. 


내 입술 사이에서 울음소리가 새어나왔고, 나는 핸드폰을 거의 떨어트릴 뻔 했어. 나는 선 채로 굳어서 집을 지켜보는 저것으로부터 눈을 돌릴 수 없었어. 


그 머리가 약간 흔들리더니, 그 몸이 머리와 만나기 위해 부드러운 움직임으로 위로 솟아올라 제자리로 돌아갔어. 


그것은 들판에서 보고 있었어. 나를 겁에 질리게 한 건, 그것이 갑자기 다리를 움직여 우리 집으로 서서히 기어오기 시작했다는 거야. 


나는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어. 그것이 아내에게 다가오고 있어. 그리고 그 불안정한 걸음걸이인데도 점점 빨리 다가오고 있어. 


나는 복도를 뛰어내려갔고, 중간에 핸드폰을 떨어트렸고, 계단을 뛰어넘었어. 바닥을 밟다가 발을 헛디뎌 복도까지 미끄러지면서 현관문을 들이받았어. 나는 자물쇠를 더듬거리며 앞뒤가 맞지 않는 소리로 비명지르고 있었어. 왜 그러냐는 아내의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들렸어. 내가 빗장을 풀려고 애쓰던 중, 나는 순수한 두려움으로 찬 그녀의 비명을 들었어. 


나는 마침내 빗장을 풀고 문을 열어 그녀의 옷자락을 붙잡고 서둘러 아내를 끌고 들어와서 문을 잠갔어. 


나는 거칠게 헐떡이며 문에 기댔어. 현관에서 둔탁한 쿵 소리가 들렸지만, 이후 조용해졌어. 


아내는 겁에 질리고 창백한 얼굴로 거의 울려고 했어. 그녀는 뭘 봤는지 말하기도 거부하고, 현관에 온 그것의 영상을 보고 싶지도 않아했어. 나는 그녀를 우선 자게 하고, 집은 안전할 거라고 그녀를 안심시켰어. 


나는 일어난 채로 창문과 라이브 피드를 확인했어. 들판에 그것이 올 기미가 있는지 지켜봤지만 아무래도 가버린 것 같았어. 


곧 미셸이 잠에 들자, 나는 아까 찍은 영상을 보기로 결심했어. 그것이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있나 보려고. 


그것을 다시 보게 되자 겁에 질렸어. 보기로 한 건 나였는데 말이야. 


나는 비디오를 켜서 그것이 비틀거리며 들판을 가로질러 우리 집을 향해 오는 모습을 봤어. 기쁜 얼굴로 기다란 팔을 뻗는 모습을. 점점 가까이 다가올 수록 그것의 미소는 더욱 역겨워졌어. 나는 화면 속 아내가 내 비명소리를 듣고 걱정하는 모습을 지켜봤어. 자신이 처한 위험은 조금도 눈치채지 못한 채. 그것이 겨우 1피트 뒤에 있었어. 


나는 영상 전체를 겨우 볼 수 있었어. 그것이 점점 더 가까워지는 모습을. 그것이 현관에 다다르자, 내가 문 자물쇠를 풀려 애쓰는 소리가 들렸어. 


하지만 내가 문을 열기 전에, 그것이 긴 팔로 아내의 어깨를 붙잡고 현관에서 그녀를 찢어발겼어. 아내는 겨우 비명을 한 번 질렀어. 나는 그것이 그녀로 뭘 했는지 몰라도 현관으로 기어와서 좀 더 인간스러운 모습으로 팔다리를 정돈하며 문 앞에 서는 모습을 봤어. 내 손이 문틈 사이로 튀어나와 그것을 안으로 잡아끌자, 그것이 카메라를 향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긴 입으로 미소지었어. 


그 순간 나는 믿을 수 없었어. 내 뇌가 받아들일 수 없었어. 


하지만 내가 복도에 서서 내가 뭘 본 건지 알아보려고 했을 때, 뭐라고 해야 할지는 모르지만, 내 바로 뒤에서 무언가가 비틀거리며 걸어오는 소리를 분명히 들었어. 


나는 달렸어. 뒤는 돌아보지 않았어. 내가 보게 될 그것을 보고 싶지 않았어. 소름끼칠 정도로 나의 아내를 닮았지만, 날카로운 뼈를 팽팽히 덮은 피부와 기다란 팔다리를 가지고 있는 그것을. 만약 뒤를 돌아봤다가는 내마음이 꺾여서 영원히 낫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았어.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빨리 달렸어. 집에서 뛰쳐나와 도로를 내달려, 한 번이라도 뒤를 돌아보기에는 너무나도 무서웠어. 나에게 간절히 닿으려는 그 기다란 팔을 보게 될 게 분명하니까. 


나는 이웃의 집으로 달려가서 문을 두들겼어. 나는 그에게 침입자가 들어왔다고 설명했어.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거든. 그는 절대 진실을 믿지 않을 거야. 


우리는 잭의 라이플로 무장하고 집으로 돌아갔어. 하지만 당연하게도 집은 텅 비어 있었어. 미셸도 찾을 수 없었어. 우리가 찾은 것은 집 잔디밭에서 들판으로 향하는 질질 끌린 긴 자국 뿐이었어. 누가 그 자국을 만들었는지 보기 위해 영상을 볼 필요 따윈 없었지. 


우리는 들판과 숲을 수색했지만 미셸의 머리카락과 매우 흡사한 머리카락 몇 가닥을 발견한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었어. 그 머리카락은 기어올라가기에는 너무 버거워 보이는 높은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었어. 


잭은 아마 새가 그런 짓을 했을 거라고 말했어. 머리카락으로 둥지를 만들기도 한다면서. 아무래도 나무 줄기를 따라 묻은 핏자국은 보지 못했던 것 같아. 


우리는 마침내 잭의 집으로 돌아와서 경찰에 신고했어. 잭은 그게 최선이라고 했거든. 


나도 동의했지만 그다지 별다른 소득은 없을 것이라는 걸 알았어. 이제 미셸은 영원히 떠나버렸어. 그저 그녀가 너무 고통스럽지 않았기를 바랄 뿐이야. 


그녀를 구하지 못했다는, 그리고 그것이 아내가 아니라는 사실도 몰랐다는 죄책감이 나를 지배해서 숨쉬기조차도 힘들었어. 


나는 영상들을 삭제했어. 도저히 다시 볼 수 없을 것 같아. 만약 계속 가지고 있으면 완전히 마음이 무너져내릴 것 같았어. 


경찰들이 드디어 숲 수색을 끝냈어. 아무래도 나도 같이 해야 할 것 같아. 나에게는 선택권이 없으니까. 만약 남은 생을 정신병동에 갇혀서 보내고 싶지 않다면, 그 대안을 고려해 봐도 나쁘진 않을 것 같아. 


만약 비슷한 경험이나, 그것이 다시 온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작은 단서라도 있다면 제발 알려줘. 그것이 다시 올 거라는 생각이 너무 강하게 들어. 그게 다음번에는 누굴 흉내낼지는 신만이 아시겠지. 


왜냐하면 우리가 숲에서 돌아온 이후, 잭이 계속 신경질적으로 행동하고 있어. 그리고 스트레스와 슬픔으로 인한 내 망상일지도 모르지만, 잭의 피부가 너무 얇게 늘어나 있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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