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일본 최초의 에로망가가 무엇인지 알고 있는가?

신중한 사람이라면, '에로망가'의 정의에 의하면... 으로 시작하는 대답을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실은 교과서적인 정답이 있다. 1979년의 <시베르シベール>이다. 아즈마 히데오에 의해 만들어진 이 동인지가, 일본 최초의 에로망가로 인정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사람에게 야한 기분을 들게 하는 만화는 그 이전부터 존재한다. 특히 70년대에는 에로극화라 불리는 장르가 융성했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극화다. <시베르>가 '만화'와 '에로'를 결합하는 혁명을 일으켜, '로리콘 망가'라는 스타일을 만들어냈다. 현재의 에로망가는 이 '로리콘 망가'의 후손이다.

이 장은 원조 에로망가인 로리콘 망가와, 그 이전의 에로극화를 중심으로 70~80년대 에로망가를 논해보도록 하겠다. 선정과 리뷰는 에로망가 연구서의 고전인 <에로망가 스터디즈>의 저자 나가야마 카오루씨에게 부탁했다. 

'에로 극화'와 '로리콘 망가'

여기서 말하는 '극화'란, 50년대 말에 데즈카 오사무적인 '만화'의 반대로서 등장한 사이토 타카오나 다츠미 요시히로의 '극화'다. 극화는 '만화'와는 다른 청년을 위한 매체로 여겨져서 사실적이고 음영이 깊은 화풍이 특징이다. 그런 '극화'에서 에로가 강조되어 간 것이 70년대다. 73년에 최초의 에로극화지라고 불리는 <만화 에로토피아>가 등장한다. 이 잡지의 영향 아래 차례로 에로극화지가 만들어지고, 유행이 된다. '3류 극화'라는 자조 섞인 긍지의 자칭도 사용되었다. 전성기에는 월 80~100권 정도의 잡지가 발행되었다 한다. 

이렇듯 에로=극화였던 시절에, <시베르>가 '만화'적인 귀여운 그림과 에로를 결합해서 금기를 깨버린다. <시베르>의 스타일을 계승해 81년 말에 <레몬 피플>이 창간되고 '로리콘 망가' 붐이 시작된다. 당시의 '로리콘'이란, 지금 말하는 '로리콘'과는 뉘앙스가 다르다. 기껏해야 '만화 그림에 의한 에로', '귀엽고 둥글둥글한 애니메이션 미소녀'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진지한 소아성애의 뉘앙스는 없었다. 지금의 '모에'와 가까운 뉘앙스였다.

그리고 모리야마 토 (지금의 야마모토 나오키)가 등장한다. 모리야마의 만화에는 귀여움 이상으로 노골적인 섹스와 폭력이 그려져 있었다. 그의 스타일은 열광적인 지지를 모아 80년대 후반 이후, 로리콘 만화와 또 다른 미소녀 코믹을 낳게 된다. 

'에로만이 다가 아닌' 에로망가

이 장에서 다룰 작품의 대부분은, 도저히 '에로망가'로는 보이지 않을 지도 모른다. 단적으로 말해 에로함이 부족해 보일 것이다. 여기엔 역사적인 이유가 있다. 

지금 에로망가의 최대공약수적 정의는, 성인 마크가 달린 만화라고 할 수 있다. 그 노란 스티커. 하지만 실은 이건 90년대에 이르러서야 등장한 것이다. 그래서 70~80년대 에로망가를 일반 만화와 확실히 구별하는 것을 불가능하다.

애초에 에로극화든 로리콘 망가든 지금의 에로망가만큼 에로하지 않았다. 주제로서의 섹스는 중심에 있었지만 문학, 정치, 아방가르드, 카와이, 탐미, 현학, 패러디 등등, 각종 불순한 벡터를 내포한 운동이었다. (특히 에로극화에선 전공투를 비롯한 60년대의 정치운동, 무정부주의적인 문화운동의 피가 흐르고 있었다) 야하면 다 좋고, 3류이니 얼렁뚱땅 가능한 실험과 놀이들, 아는 사람들만이 아는 즐거운 문화였던 것이다. 

시베르 vol.2 (히토미에도 있음)

만화 에로토피아

레몬피플

야마모토 나오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