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예전부터 학원에서 그냥 찐따였습니다.

제가 어리숙하고 공부를 못 해서 맨날 학원 남아서 숙제하고 있고 맨날 혼나는 모습만 보여주니까 자연스럽게 남들도 절 무시하게 된 거겠죠.

뭐, 각설하고 제가 다닌 영어 학원에 대해 설명을 해보면

학원에서는 항상 영단어시험을 보고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이걸 틀리면 틀린수만큼 학원에 남아서 깜지쓰고 가야 됐는데

근데 저는 항상 단어공부를 안 했습니다.

왜냐고요?

원래 학원이 7시에 끝나는데 저는 그냥 숙제 못 해온다고, 공부 못 한다고 맨날 남아서 9시에 가게해서

그냥 힘들어서 안 했습니다.

그래서 영단어 시험 볼때는 맨날 시계랑 칠판이랑 종이 보면서 멍 때리고 있었는데요

그런데 어느 날이었습니다.

그때도 똑같이 그렇게 멍 때리던 도중에

갑자기 옆의 女짝꿍이 제가 컨닝을 한다고 하는 겁니다!

깜짝 놀라서 어버버 대는 도중에 선생님이 제 팔을 잡아 옆방으로 끌고가서

"너 왜 컨닝했냐, 부모님한테 말한다."  이렇게 막 혼내니까

그냥 저는 너무 서러워서 눈물이 나오는거 아니겠습니까.

저보다 2살 어린 여자얘한테 완전히 무시당하고,

반 얘들한테 쪽은 다 받고, 선생님은 믿어주지도 않고

또 끝나면 학원 남아서 깜지써야 할 생각에 그냥 너무 짜증이 났습니다.

더 억울한건, 실수로라도 안 볼려고 일부러 고개를 휙휙 돌렸는데 그걸 보고 女짝꿍이 컨닝을 의심한 것 같단 겁니다.

그래서 제가 울면서 "그냥 다 틀렸어요, 거의 아무것도 못썻어요" 이렇게 말하면서 보여주니까 선생님이 믿더라고요.

처음부터 이렇게 말하면 되지 않았냐고요? 그냥 남들 앞에서 나 공부 하나도 안 해왔다 개못한다 이렇게 말하기는 싫었습니다.

또 무시당할거 같았으니까요.

뭐, 그 후에는 저보다 2살 어린 女짝꿍이 사과는 했습니다.

근데 전 사실 받기 싫더라고요, 그냥 저보다 몇살어린 애에게 무시당하는 현실이 비참해서.

그냥 엄마는 가기도 싫은 학원 보내고 전 맨날 남아서 깜지 쓰고 맨날 학원얘들에게 무시당하고

뭐, 이거 말고도 학원 친구한테 학교에서 쳐맞은 적도 있었고..

그냥 그때는 정말 기억하기도 싫습니다.

최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