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그때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앱에서 작성

알록달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3.21 21:14:50
조회 58 추천 0 댓글 2
														

7d9bf302bc8b6c82239d84e6309c706bee39bc4c5c5b2c02e11c08f5581a8756879c30f7de51f7f791e2980f9fbb990fda3e36



 “그만들 두십시오. 수업이 시작되었습니다.”

 다가오는 자는 팔마시온 소속 교사로 보이는 젊은 아가씨였다. 그녀가 주변을 둘러본 뒤에 말했다.

 “저는 이 수업을 담당한 마카시온 소속 상급 교사 티어스입니다. 그런데 지급된 하복(夏服)만 허용한다는 지시를 못 받으셨습니까? 지정된 교복을 제외하고 모두 벗어 주십시오.”

 “말도 안 돼! 그랬다간 당장 얼어 죽는다고!”

 사방에서 항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이들 모두 자기 나라에 돌아가면 추위라는 단어를 망각하고 일 년 내내 뜨끈하게 살 수 있는 자들이니까, 이런 강추위에 맨몸을 드러낸다는 것은 불편함을 넘어선 공포일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항의에도 티어스 선생은 페르난데스 왕자님을 바라보며 냉정하게 말했다.

 “당장 얼어 죽지 않는다는 사실은 이미 증명된 것 같습니다만. 모두 털옷을 벗어 주십시오. 만약 이행하지 않을 시에는 팔마시온 소속 교사의 권한에 따라 퇴학 조치를 하겠습니다.”

 강경하구만. 퇴학이라는 말에 찔끔한 그들은 죽고 싶다는 얼굴로 옷을 벗기 시작했지만, 렌돌프는 끝까지 불쾌하다는 표정으로 거부하고 있었다.

 “마키시온의 왕족인 이 몸도 벗어야 하는가?”

 “물론입니다, 렌돌프 전하. 제국의 왕자답게 먼저 모범을 보이셔야지요. 마라넬로 황제 폐하와 황실의 기대를 저버리실 생각이십니까?”

 “쳇. 일개 선생 주제에 감히 위대한 폐하의 존명을 운운하지 마라!”

 렌돌프는 잔뜩 찡그린 얼굴로 그렇게 말하면서도 입고 있던 털옷을 단숨에 벗어서 집어 던졌다.

 티어스 선생은 살갗이 얼어 버릴 추위에 덜덜 떠는 학생들을 둘러본 뒤에 수업을 시작했다. 그녀가 허리춤에 차고 있던 주머니에서 꺼낸 것은 커다란 은빛 구슬이었다. 대체 뭐 하자는 거지?

“이것은 팔마시온의 인장이 새겨진 백금 구슬입니다. 백이 상징하는 것이 고귀한 승리임은 여러분도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왕족들조차 커다란 백금 구슬을 보고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저것이 얼마나 값비싼 것이냐 하면, 최소한 저런 희귀한 보물을 수업 교재로 쓰는 학교는 팔마시온뿐이리라.

 “이번 수업은 바로 고귀한 승리를 얻기 위한 고난입니다.”

 뭐냐, 저 선문답 같은 소린.

 “제 뒤에 보이는 산 곳곳에 백여 개의 상자들을 숨겨 두었습니다.”

 티어스의 뒤에 눈 덮인 야산 하나가 보였다. 결코 웅장하다고는 못 하겠지만, 그래도 산의 구색은 다 갖춘 모습이다.

 “그리고 그 상자 중 하나에는 이것과 똑같이 생긴 구슬이 들어 있습니다.”

 사람들이 멍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자 그녀가 멀뚱멀뚱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혹은 안 들어가 있을 수도 있고요.”

어느 쪽이냐!

 “수업은 간단합니다. 여러분께서는 지금부터 저 산에 가셔서 그 구슬을 찾아오시면 됩니다.”

 “자, 잠깐! 앞뒤가 안 맞잖아!”

 “뭐가 말입니까?”

 “구슬이 없을 수도 있다며!”

 “그렇습니다. 상자들 속에 구슬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습니다.”

 “없는지도 모르는 구슬을 어떻게 찾아! 평생 찾다가 얼어 죽으라는 거냐!”

 “아닙니다. 없다고 판단하시면 포기하시고 이곳으로 돌아오시면 됩니다.”

 “뭐?”

 티어스 선생은 태연하게 말을 이었다.

 “처음부터 구슬은 없을 수도 있고 아니면 다른 누군가가 먼저 찾았을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그 불안감을 품은 채 이 강추위 속에서 얇은 옷 한 장만을 입고 없을지도 모르는 구슬을 찾아다니시는 겁니다.”

“아니 그딴 어처구니없는 소리가 어디 있어!”

 탄식이 쏟아져 나왔지만 티어스 선생은 딱 잘라 말했다.

 “그런 것이 인생입니다. 불공평하고 불확실하며 매정하고 가혹합니다. 만약 구슬 따윈 애당초 없다고 생각하거나 자신이 경쟁자보다 늦었다, 혹은 운이 없다고 체념하거나 더 이상 추위를 참을 인내심이 바닥난다면 포기하고 이곳으로 돌아오십시오. 당장 두꺼운 옷과 모닥불, 따뜻한 수프를 제공해 드리겠습니다.”

- dc official App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축의금 적게 내면 눈치 줄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11/11 - -
760132 진짜 "감사하다"가 맞을까? [13] 바보입니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2 105 0
760129 나두 자짤 그려조.. [2] 헤이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2 59 0
760128 피겨뚤래 참 재밋드라 [4] 미안해미안해미안해미안해미안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2 83 0
760127 생각해보면 명탐정 코난은… [2] SU_ST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2 74 1
760126 우리 부대 여하사 카톡프사 ㅁㅌㅊ? [1] ㅇㅇ(223.39) 03.22 157 1
760124 만화 재미없고 만갤도 노잼임 [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2 56 0
760123 구글에 야한사진이라고 검색하니까 오히려 더 노꼴이네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2 67 0
760122 요즘 식욕이 그냥 돼지 직행급 대한남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2 32 0
760121 늑향이 늑대와 향기가 아니라는 사실... [12] 오죰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2 99 0
760120 왜 좆세계물 같은게 흥하게 되었는지 요즘 이해는 가게 되었다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2 34 0
760119 번역추) 디시콘 하나만 달아주세요 [2] 무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2 55 0
760118 폐기 먹을거없어서 내돈내산함… 만갤러(211.46) 03.22 33 0
760116 근데 여자들도 보빔 좋아함? [5] ㅇㅇ(14.43) 03.22 91 0
760115 메달리스트 달리는 씬 되게 좋네... [2] ㅇㅇ(101.235) 03.22 107 0
760111 제가 제일 좋아하는 초밥 3가지 [6] 부카니스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2 54 0
760110 베라 이달의맛 딸기맛 슈팅스타네 ㅇㅇ(175.223) 03.22 74 0
760109 고닉 벚꽃ㅊㅈ 여장짤 온리팬스.jpg [1] ㅇㅇ(223.39) 03.22 156 2
760106 만갤 쓰레기만화 번역 볼때마다 놀라운거..txt ㅇㅇ(211.251) 03.22 75 0
760104 추방당한 몰락영애 뒷이야기 존나 우울하네 [2] ㅇㅇ(223.38) 03.22 87 0
760102 나 태어날때 애비가 엄마 스트레스 많이 받게 했대 [1] ㅇㅇ(106.101) 03.22 46 0
760100 원신 요새 존나 다급하긴 한가 보네 [3] ㅇㅇ(118.235) 03.22 105 0
760099 이런 사람들이 조현병약먹고 주갤하는거구나 [6] ㅇㅇ(49.172) 03.22 114 0
760096 만화인지 웹툰인지 반년째 제목찾는중... [1] ㅇㅇ(175.124) 03.22 36 0
760095 아니 피겨뚤래 애니 이번 분기가 아니라 2025년 1분기네? [1] 뻋촄콒퍱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2 68 0
760094 팀플 발표때 잠수탈까 [1] 공중캠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2 55 0
760092 패배 히로인의 최후...jpg [1] ㅇㅇ(223.39) 03.22 193 1
760091 대구 사는 만분이 필독 [6] SincIai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2 89 1
760090 마키나츠가 너무 가슴에 덜컥덜컥덜컥거리네 키바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2 40 0
760089 도박마 바쿠 vs 카케구루이 쟈바미 둘이 도박하면 [1]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2 55 0
760088 야이 씹창놈들아 지금부터 일본어 인강 듣고 열심히하면 [2] 만갤러(119.192) 03.22 46 0
760087 아니 나 믕밍하다고... [1] ㅇㅇ(175.124) 03.22 44 0
760085 우동>>>임마는 좆본식보단 짱깨식이 ㄹㅇ 굿 [2] 키타이쿠요의처녀막커팅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2 46 0
760083 점프 편집부는 왕도물 악당 캐릭터들도 연구해야됐음 쿠로코짤수거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2 50 0
760081 오다도 은근 그림 꼴리게 잘그리는듯.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2 65 0
760079 회계사 vs 변호사 누가 더 명예있음? [2] ㅇㅇ(106.101) 03.22 88 0
760078 데자후! 33(221.167) 03.22 45 0
760077 아니 이 개걸창년이 하스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2 42 0
760074 근데 아따맘마 가족사는데도 아파트아님?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2 60 0
760073 피겨뚤래 작가의 추악한 집념이 대단하긴해요... [8] ㅇㅇ(175.223) 03.22 187 0
760070 님들 실제로 여자들 이럼??..gif [6] ㅇㅇ(211.184) 03.22 161 0
760069 그러고보니 1시에 시끌별 하잖아? ㅇㅇ(106.101) 03.22 50 0
760068 내여귀 나친적 같은 애니 추천좀 [3] 만갤러(126.28) 03.22 53 0
760065 히로아카가 남긴 유일하게 가치있는 유산..jpg [2] ㅇㅇ(211.251) 03.22 103 0
760062 "위벨" 만화로 봤을때는 별느낌 없었는데 [5] 톡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2 226 1
760059 네이버웹툰중에 그거 있었는데 기억나는사람 [4] 만갤러(58.239) 03.22 121 0
760058 아니 시발 알바련아 람머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2 89 1
760056 앗씨발 마도정병 중계못봣네 [1] ㅇㅇ(121.173) 03.22 107 0
760054 그 진급할때마다 들어오는 휴가비 얼마씩 받음? [8] 부카니스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2 65 0
760053 아따맘마 아빠 야스 시점.jpg [2] ㅇㅇ(223.39) 03.22 219 1
760051 소년만화란게애초에 재밋는게얼마없다 [3] 박동mk2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2 115 2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