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그때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앱에서 작성

알록달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3.21 21:14:50
조회 70 추천 0 댓글 2
														

7d9bf302bc8b6c82239d84e6309c706bee39bc4c5c5b2c02e11c08f5581a8756879c30f7de51f7f791e2980f9fbb990fda3e36



 “그만들 두십시오. 수업이 시작되었습니다.”

 다가오는 자는 팔마시온 소속 교사로 보이는 젊은 아가씨였다. 그녀가 주변을 둘러본 뒤에 말했다.

 “저는 이 수업을 담당한 마카시온 소속 상급 교사 티어스입니다. 그런데 지급된 하복(夏服)만 허용한다는 지시를 못 받으셨습니까? 지정된 교복을 제외하고 모두 벗어 주십시오.”

 “말도 안 돼! 그랬다간 당장 얼어 죽는다고!”

 사방에서 항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이들 모두 자기 나라에 돌아가면 추위라는 단어를 망각하고 일 년 내내 뜨끈하게 살 수 있는 자들이니까, 이런 강추위에 맨몸을 드러낸다는 것은 불편함을 넘어선 공포일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항의에도 티어스 선생은 페르난데스 왕자님을 바라보며 냉정하게 말했다.

 “당장 얼어 죽지 않는다는 사실은 이미 증명된 것 같습니다만. 모두 털옷을 벗어 주십시오. 만약 이행하지 않을 시에는 팔마시온 소속 교사의 권한에 따라 퇴학 조치를 하겠습니다.”

 강경하구만. 퇴학이라는 말에 찔끔한 그들은 죽고 싶다는 얼굴로 옷을 벗기 시작했지만, 렌돌프는 끝까지 불쾌하다는 표정으로 거부하고 있었다.

 “마키시온의 왕족인 이 몸도 벗어야 하는가?”

 “물론입니다, 렌돌프 전하. 제국의 왕자답게 먼저 모범을 보이셔야지요. 마라넬로 황제 폐하와 황실의 기대를 저버리실 생각이십니까?”

 “쳇. 일개 선생 주제에 감히 위대한 폐하의 존명을 운운하지 마라!”

 렌돌프는 잔뜩 찡그린 얼굴로 그렇게 말하면서도 입고 있던 털옷을 단숨에 벗어서 집어 던졌다.

 티어스 선생은 살갗이 얼어 버릴 추위에 덜덜 떠는 학생들을 둘러본 뒤에 수업을 시작했다. 그녀가 허리춤에 차고 있던 주머니에서 꺼낸 것은 커다란 은빛 구슬이었다. 대체 뭐 하자는 거지?

“이것은 팔마시온의 인장이 새겨진 백금 구슬입니다. 백이 상징하는 것이 고귀한 승리임은 여러분도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왕족들조차 커다란 백금 구슬을 보고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저것이 얼마나 값비싼 것이냐 하면, 최소한 저런 희귀한 보물을 수업 교재로 쓰는 학교는 팔마시온뿐이리라.

 “이번 수업은 바로 고귀한 승리를 얻기 위한 고난입니다.”

 뭐냐, 저 선문답 같은 소린.

 “제 뒤에 보이는 산 곳곳에 백여 개의 상자들을 숨겨 두었습니다.”

 티어스의 뒤에 눈 덮인 야산 하나가 보였다. 결코 웅장하다고는 못 하겠지만, 그래도 산의 구색은 다 갖춘 모습이다.

 “그리고 그 상자 중 하나에는 이것과 똑같이 생긴 구슬이 들어 있습니다.”

 사람들이 멍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자 그녀가 멀뚱멀뚱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혹은 안 들어가 있을 수도 있고요.”

어느 쪽이냐!

 “수업은 간단합니다. 여러분께서는 지금부터 저 산에 가셔서 그 구슬을 찾아오시면 됩니다.”

 “자, 잠깐! 앞뒤가 안 맞잖아!”

 “뭐가 말입니까?”

 “구슬이 없을 수도 있다며!”

 “그렇습니다. 상자들 속에 구슬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습니다.”

 “없는지도 모르는 구슬을 어떻게 찾아! 평생 찾다가 얼어 죽으라는 거냐!”

 “아닙니다. 없다고 판단하시면 포기하시고 이곳으로 돌아오시면 됩니다.”

 “뭐?”

 티어스 선생은 태연하게 말을 이었다.

 “처음부터 구슬은 없을 수도 있고 아니면 다른 누군가가 먼저 찾았을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그 불안감을 품은 채 이 강추위 속에서 얇은 옷 한 장만을 입고 없을지도 모르는 구슬을 찾아다니시는 겁니다.”

“아니 그딴 어처구니없는 소리가 어디 있어!”

 탄식이 쏟아져 나왔지만 티어스 선생은 딱 잘라 말했다.

 “그런 것이 인생입니다. 불공평하고 불확실하며 매정하고 가혹합니다. 만약 구슬 따윈 애당초 없다고 생각하거나 자신이 경쟁자보다 늦었다, 혹은 운이 없다고 체념하거나 더 이상 추위를 참을 인내심이 바닥난다면 포기하고 이곳으로 돌아오십시오. 당장 두꺼운 옷과 모닥불, 따뜻한 수프를 제공해 드리겠습니다.”

- dc official App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과음으로 응급실에 가장 많이 갔을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5/03/03 - -
760065 히로아카가 남긴 유일하게 가치있는 유산..jpg [2] ㅇㅇ(211.251) 24.03.22 117 0
760062 "위벨" 만화로 봤을때는 별느낌 없었는데 [5] 톡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3.22 255 1
760059 네이버웹툰중에 그거 있었는데 기억나는사람 [4] 만갤러(58.239) 24.03.22 139 0
760058 아니 시발 알바련아 람머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3.22 115 1
760056 앗씨발 마도정병 중계못봣네 [1] ㅇㅇ(121.173) 24.03.22 127 0
760054 그 진급할때마다 들어오는 휴가비 얼마씩 받음? [8] 부카니스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3.22 78 0
760053 아따맘마 아빠 야스 시점.jpg [2] ㅇㅇ(223.39) 24.03.22 236 1
760051 소년만화란게애초에 재밋는게얼마없다 [3] 박동mk2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3.22 130 2
760050 아오 씨발련들아 또 니들끼리만 야좌타임 즐기지? 어? [2] 갱생야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3.22 191 5
760049 흐!허억!!! 이거!! 쩌러잇~~ 쩌러 쩌러 쩌럿~!!!!!! [18] 치히로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3.22 148 0
760048 님들ㅋ 저 전생에 5000만명 학살한 나치장교임ㅋ ㅇㅇ(106.102) 24.03.22 55 0
760047 이게… 동일인물?? ㅇㅇ(125.191) 24.03.22 73 0
760046 악역영애 레벨99 볼만하네요 ㅇㅇ(121.135) 24.03.22 74 0
760041 저 전역까지 4일남았워요 [7] 우사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3.22 72 0
760042 어린이 예찬 레전드..........jpg [8] 이해하지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3.22 230 1
760040 번역) 크롬 VS 엣지 [483] 검은충동모에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3.22 42459 229
760039 약사의 혼잣말 이거 배경이 어딜까 [3] 이타적인사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3.22 98 0
760038 피방가는중 긱사에서 잠 못자겟어 미니무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3.22 54 0
760037 호르몬 주사 3년차...jpg [1] ㅇㅇ(223.39) 24.03.22 191 1
760036 벌써 내일 휴일이네 ㅋㅋ ㅇㅇ(175.204) 24.03.22 61 0
760035 솔직히 후전드가 체격 조금만 더 컸어도 ㅇㅇ(223.39) 24.03.22 59 0
760034 하루히 엔들리스 에이트가 좋은점 [1] ㅇㅇ(59.4) 24.03.22 76 0
760033 은근슬적스리슬적 두창넣으면 ㄹㅇ 좆같은데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3.22 61 0
760032 나한텐 커피타임과 다를바없다 <- 어디서 나온 대사임? [2] ㅇㅇ(115.22) 24.03.22 52 0
760030 의사 vs 행시 합격자 누가 더 명예 있냐? [4] ㅇㅇ(106.101) 24.03.22 88 0
760029 서울문화사 이걸 들여왔노;; [2] 바보입니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3.22 117 0
760028 알비하면서 음료 딱 두번 받아봄 [2] ㅇㅇ(125.128) 24.03.22 85 1
760027 만붕이들 보통 만두 몇개씩먹냐 [1] 만갤러(218.158) 24.03.22 56 0
760026 뱅브레이번 노래 넘중독ㅁ성잇슴,,, [4] 매일라디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3.22 90 0
760021 존잘남은 ㄹㅇ 여자가 끊기지 않더라 [3] ㅇㅇ(175.223) 24.03.22 80 0
760020 형제자매, 남매 있는 만붕이들아 [1] 만갤러(175.114) 24.03.22 75 0
760019 겐고로 이건 개웃기노 ㄴㅋㅋㅋㅋㅋ [1] 만갤러(219.255) 24.03.22 103 0
760018 “말한대로 콘돔 60박스사왔어..” [2] ㅇㅇ(223.39) 24.03.22 218 1
760017 오로성 전원 집결 개간지네 ㅇㅇ(59.14) 24.03.22 78 0
760016 지듣노 구리면 자러감..jpg [1] ㅇㅇ(211.184) 24.03.22 87 0
760015 무자본으로 즐길수있는게임 추천받음 [2] ㅇㅇ(118.235) 24.03.22 79 0
760013 회사 출근하면 한마디도 얘길 안하는 사람을 뭐라고 함..? ㅇㅇ(211.37) 24.03.22 51 0
760012 "다음에 실수하면 내가 '빛나'가 아니라 '꺼진다'다~!" [4] 부카니스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3.22 163 3
760011 타케다 히로미츠 작품 속 여자가 되고싶어 [2] ㅇㅇ(118.38) 24.03.22 168 0
760010 다음분기에 볼거 저장용 매일라디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3.22 71 0
760009 마지막 갱생야좌(106.246) 24.03.22 144 0
760005 팀플 현타 씨게오네 ㅇㅇ(223.38) 24.03.22 44 0
760004 이새끼 또 이런거 그렸네 [3] ㅇㅇ(223.39) 24.03.22 133 0
760003 만붕이 부랄 인증 [2] ㅇㅇ(119.194) 24.03.22 98 0
760002 나혼렙 만갤러(175.204) 24.03.22 61 0
760001 이제 반일할 이유가있나 [1] ㅇㅇ(211.199) 24.03.22 54 0
759998 2주동안 밖에 별로 안나가니까 히키코모리 된듯 ㅇㅇ(1.245) 24.03.22 56 0
759997 좆같네 ㅇㅇ(106.102) 24.03.22 58 0
759996 일본식 우동 그켬 아니냐 [3] 만갤러(112.186) 24.03.22 109 0
759994 역변 ㄹㅈㄷ [4] ㅇㅇ(125.191) 24.03.22 153 0
뉴스 '킥킥킥킥', 지진희·조영식 관계 흔드는 여우란의 등장 디시트렌드 03.04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