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그렇다, 검의 언덕에서 홀로 생각했다.앱에서 작성

알록달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3.28 14:08:29
조회 45 추천 0 댓글 0
														

7fef8204c7806bf6239ef5ed379c706cb7bbf15335c3441e4f20c4f109865d18b9e29ffa8eda55192700f4f4966633ccf3f8da


   내 눈에 보이는 세계만이라도 구할 수 있다면, 그걸 위해서 싸우겠다고.
   이런 건, 생각할 것까지도 없었던 거다.
   협착한 자신의 세계.
   처음부터 자신이( 내가 )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은, 이 작은 “세계”뿐이니까————



                      ————그렇다.
                                  이 몸은, 단단한 검으로 되어 있다.



   ……그래, 그래서 다소의 것에는 견뎌갈 수 있다.
   에미야 시로는, 최후까지 이 꿈을 계속 고집할 수 있다.

   ……완전히 마모되는 긴 세월.

   비록 그 끝에.
   구했던 것이, 무엇 하나 없다 해도.



「———뭐야, 그뿐이었잖아!」
「윽————!?」


   몸을 일으킨다.
   의식이 돌아온 순간, 손발은 말을 들어줬다.
   기세 좋게 일어난 몸은 아직 움직인다.
   그 검의 일격을 맞고, 살아있을 뿐 아니라 일어설 수 있는 게 불가사의하지만, 그런 건 별 상관 없다.


   살아났다면, 무언가 살아날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단지 그것이, 나와 관련이 없는 것이었을 뿐.


「직전에 방패를 친 건가……? 힘을 아꼈다곤 해도, 치명상이었을 텐데.
   ———의외로 질기구나, 애송아」


「힘을 아껴……? 하, 그 정도로 산더미만큼 가지고 있으면서, 이제 와서 뭘 아낀다는 거냐」


   호흡을 가다듬으면서 거리를 유지한다.
   쓰는 방법은 알았다.
   토오사카의 백업이 있다면, 분명 쓸 수 있다.

   문제는 영창시간이다.
   일단 암기했다곤 해도, 얼마나 빨리 자신에게 작용하게 만들 수 있는지는, 해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흥. 지금 그건 패자(覇者)에게만 허락된 검이다.
   흥이 났기에 보여줬지만, 본래 잡종 따위에게 쓰는 것이 아니지.
   에아와 치고 받을 권리를 가진 자는 세이버 뿐이다.
   네놈 같은 가짜에게 써서야, 세이버를 볼 낯이 없지」


   무수한 보구가 출현한다.
   그러나, 그것은 전부 3류다.
   아까 그 검을 본 뒤라, 격의 차이는 너무나 명백하다.


   그렇다고 해서 낙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본래, 에미야 시로를 죽이는 데에는 그걸로 충분하고도 남는다.

   ———실력차는 변함없다.

   그 일격에서 기적의 생환을 이뤘다고 해서, 투영마술을 무기로 삼는 에미야 시로는, 저 서번트에게 대항할 수 있을 리도 없다.


「호오, 흉내는 끝인가. 겨우 헛수고란 사실을 안 모양이군.
   ———그렇다면 깨끗이 사라지도록 해라. 가짜를 만드는 그 두개골, 한 조각도 남기지는 않겠다————!」


   허공에 떠오른 보구가 계속해서 쏘아진다.
   그걸,
「시로……!」
   우리들 사이에 끼어든, 푸른 질풍이 흩뜨렸다.


「세이버인가……!」
   순간적으로 후방으로 뛰는 길가메쉬.
   아무리 녀석이라 해도, 세이버만은 경계하고 있다.
   검기만 보면 밀리는 녀석 입장에선, 세이버와의 백병전은 피하고 싶겠지.


「———다행이다. 무사한가요, 시로.
   그만 늦어졌네요. 이 뒤는 제가 맡겠어요. 시로는 떨어져서———」


「아니. 길가메쉬는 나 혼자서 어떻게든 할 수 있어. 그쪽이야말로 떨어져, 세이버」


「뭐—————」
「————라고?」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요, 시로……!
   그 몸으로 그의 상대를 한다고요? 아니, 애초에 마술사는 서번트에게는 대항할 수 없어요. 그건 당신도 잘 알고 있잖아요……!」


「응. 하지만 나와 저 녀석만은 예외야. 믿어줘.
   나는, 틀림없이 저 녀석에게 이길 수 있어」

   ……숨을 삼키는 세이버.
   세이버는 내 말을 믿기에, 그 진실에 눈이 동그래져 있다.


「세이버는 서둘러서 경내 뒤로 가 줘. 토오사카가 혼자서 성배를 세우고 있어. 하지만, 그걸 부술 수 있는 건 세이버 뿐이야」
「————————」
   몇 초……아니, 실제로는 1초도 되지 않았겠지.
   그녀는 딱 한 번 깊게 눈꺼풀을 닫은 뒤,


「무운을 빌어요. ———린은, 제가 반드시」

   가장 해줬으면 하는 말을 하고, 길가메쉬로부터 몸을 뺐다.


   은의 갑주가 등을 돌린다.
「세이버」
   그 등을, 딱 한 번 불러 세웠다.


「———나는, 너를 구할 수가 없었어」

   그리고 말했다.
   내가 그녀와 보낸 시간, 녀석이 그녀를 생각하고 있었던 시간을, 하다못해 대변할 수 있도록.


「그 성배는 네가 바라고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잘 봐 둬. 다음엔, 결코 실수하지 않도록」
「————시로?」


「……미안. 말을 잘 못하겠어. 나는 네 마스터에는 어울리지 않았겠지.
   그래서————」

   네 진짜 소망을, 찾아내 줄 수조차 없었어.


「그렇지 않아요. 시로는, 제 마스터입니다」
「———세이버」
「서번트로서 책무를 다하고 오겠어요. 전하고 싶은 말은, 그 뒤에」


   돌아보지 않고 달려간다.
   씩씩한 그 모습은, 일진의 바람 같았다.


   세이버는 떠나갔다.
   의심 따위 미진도 없이, 녀석에게 이길 거라 말한 내 말을 믿고, 토오사카를 구하러 갔다.



   ————자아, 가자.



이제부터 앞으로 망설임 따위 없다.
   남은 건 그저, 눈앞의 적을 타도할 뿐.


- dc official App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지금 결혼하면 스타 하객 많이 올 것 같은 '인맥왕' 스타는? 운영자 24/10/28 - -
862547 결국 그래마을 회람판 정발이 되는구나 [1] ㅇㅇ(118.235) 03.28 58 0
862545 님들 제발 던파 하셈.. 지금 역대급이래 [3] 만갤러(223.39) 03.28 61 0
862544 근친물 TS물 좋아하면 뭐임? [5] 김병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8 79 0
862542 아르헨티나에서도 무이자 할부가 되는구나 ㅇㅇ(124.111) 03.28 27 0
862539 검은브라에 시스루 << 이거 진짜 뭔심리임 [3] ㅇㅇ(39.7) 03.28 126 0
862538 드라마 더보이즈 재밌냐? [2] ㅇㅇ(115.91) 03.28 34 0
862536 [段]내가 알지 못하는게 있을 수 있지 않은가? ㅡㅡ그레이트ㅡㅡㅡㅡㅣㅣ나루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8 23 0
862535 생판 남한테 야한말듣는거 좀 별로던데 [10] 무량공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8 140 0
862534 던전 얀데레도 애니로 지리게 연출 각색하면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8 61 0
862532 이게 왜 전세계 씹덕들 오열한 장면임? [5] ㅇㅇ(223.33) 03.28 144 0
862531 이 짤은 현실이다. ㅇㅇ(211.199) 03.28 96 1
862530 걍 전개 풀어낼거 생각 안나면 흑섬 집어넣는듯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8 31 0
862527 만붕이 키우는 식물 오하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8 41 1
862525 비 와서 좋으면서 싫다 미니무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8 38 1
862524 던전 얀데레 걍 자업자득 아닙님? 대체 왜 용사 거부함 금수새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8 36 0
862523 윤석열 닮은 성우 [1] 아지미미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8 55 0
862521 아빠 전립선뜯어먹었어 [1] ㅇㅇ(223.33) 03.28 56 1
862520 데스노트 레전드.jpg ㅇㅇ(112.144) 03.28 78 0
862519 랏트오더 2분전 주문넣은 새끼는 ㄹㅇ 미친새끼 맞는 이유 [3] 돞이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8 51 0
862518 내가 이재명이어도 다 죽였음 걍 만갤러(49.1) 03.28 44 3
862517 스쿠나 유튜브 프리미엄이 개웃기네 ㅋㅋㅋ ㅇㅇ(211.207) 03.28 61 0
862516 던전 얀데레 궁금해서 소설 보는데 기생검 편은 너무 뇌절 아님...? [12] Outscap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8 167 0
862514 그래마을 표지정도면 이쁘지 ㅇㅇ(211.59) 03.28 54 0
862512 체액은 의외로 짜더라 만갤러(211.36) 03.28 48 0
862511 얀데레 원작소설 봤는데 걍 아게하가 제일 매력없네 ㅋㅋㅋ [2] ㅇㅇ(121.153) 03.28 125 0
862510 아니 맥도날드 종이빨대쓰냐 왜 넓적부리황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8 196 0
862509 오늘은 념글주작 금방금방 진압했나보네 ㅇㅇ(112.161) 03.28 18 0
862508 맛없는 면식은 없다 성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8 27 0
862507 헌터헌터 << 좆거품 만화 투탑 [2] 만갤러(106.101) 03.28 62 0
862506 "하치쥬우니?!" [5] 만갤러(61.79) 03.28 84 0
862505 요즘 급식들은 연애 존나 쉽게 한다고 하더라 [7] ㅇㅇ(117.111) 03.28 110 0
862503 마라탕 궁금해서 허버허버중인데 [8] bok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8 71 0
862501 ㄴ만순이(25,무직) 자위횟수 8435, 섹스횟수 0 [3] ㅇㅇ(118.217) 03.28 68 0
862500 역시 얀데레는 최고구나..... [3] ㅇㅇ(121.128) 03.28 134 2
862497 유디티년 ㄹㅇ 중세 매춘부복장인데 [5] ㅇㅇ(211.177) 03.28 120 1
862495 이젠 뭐 숨길수도 없겠네.. [6] 알록달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8 85 0
862494 한국식 김 <<< 유일하게 국뽕 느껴지는 음식 ㄹㅇ [9] ㅇㅇ(223.38) 03.28 76 0
862492 유디트가정실 이잖아… [2]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8 107 0
862491 공감대 형성 레전드.jpg [3] ㅇㅇ(112.144) 03.28 92 0
862490 만붕이들 압수수색 하고싶음..... [1] ㅇㅇ(106.102) 03.28 33 0
862489 내 식물 어때! [5] xom(39.118) 03.28 66 0
862488 이쁘긴 존나 이쁜련... ㅇㅇ(221.168) 03.28 38 0
862487 bbq 맛잇는거 추천좀 [2] ㅇㅇ(223.39) 03.28 47 0
862486 주갤 새끼들 <~ 마인드가 너무 끔찍함……………………………… [5] ㅇㅇ(39.7) 03.28 72 5
862485 고블고블 [1] ㅇㅇ(59.19) 03.28 47 1
862484 이타도리 bl망가가 왜 있는지 알겠음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8 39 0
862483 난 ㅈㄴ 방심을 하지 않음 ㅡㅡ그레이트ㅡㅡㅡㅡㅣㅣ나루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8 18 0
862482 켄간 캐릭들 총 안쓰는 이유 있나요 [3] ㅇㅇ(223.39) 03.28 52 0
862481 만불이 카스테라 절반 정도 해치움 [2] 멜론파르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8 38 0
862480 ㄴ 안방문을 벌컥열고 애미한테 외치는 말 [2] ㅁㄴㅇㄹ(106.102) 03.28 28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