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비계 안 먹거든 조또 가난뱅인데 입은 고급임
내가 만난 여자들은 대개 처음에 나를 열렬하게 사랑하다 다른 남자랑 떠나갔다
마지막에 헤어진 여자도 그랬지 내가 이상형이랬어ㅎㅎ
그랬는데 슬슬 내 남다른 모습이 경제적 무능과 동의어고 내 미래 계획에 가시밭길이 뒤따른다는 걸 간파할 쯤 존나 방황하더라
난 이쯤 헤어질 줄 알았어ㅎㅎ 다들 그랬으니까
아무튼
착하고 겁많은 여자였는데

뭐 그런 애들 있잖냐 그다지 진취적이지도 않고 향상심도 없고 다만 감수성만 풍부해서 우리 사회가 기대하는 제자리에서 늘 겉돌고 마는 애들
그 여자가 그랬어
나는 늘 염려했지 그러다 나처럼 된다고
그 모습이 윽박지름으로 느껴지지 않았을까 슬프다
내가 비계를 안 먹는데 얘는 먹는다데
그래서 뭐 먹다가 비계 나올 때마다 줬는데
그게 혹 나한테 잘 보이거나 재밌게 보이려고 썩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받아먹었던 걸까봐 슬프다
그 애만큼 순수하게 부딪쳐 아끼지 못해 슬프다
그러면서도 마지막 순간에 죄책감을 짊어지게 해 그것도 난 가끔 슬프다
그래 개새끼들아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