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리듬 따라 쪼르륵~ 그럼 지붕 위 물이 쫄쫄쫄 떨어지면서 같이 장단 맞추고 갓 밖으로 나와 차가운 소줏잔을 그대로 입에 털어
이때 절대 멈추면 안 돼 얼른 흰 살 생선 위에 와사비 푼 간장을 적신 생강을 붓질하고 재빨리 입에 넣어
오물오물 뇸뇸뇸
슬며시 올라오는 뜨거운 알코올의 기운과 청하의 상쾌한 향에 녹아 내리는 생선살의 달콤함
작은 폰 화면으로 유튜브에 뜨는 무한도전 하이라이트를 보면서 깔깔깔 웃다가 비워지는 술잔에 어느새 나는 센치해져
오늘은 해내보이겠어 집 강아지에게 보란 듯이 당당하게 냉장고 문을 열고 사 놓고 바빠서 못 마시고 재워놓은 그 맥주를 꺼내
뚜껑이 열리자마자 탄산 빠지는 소리에 흥이 겨워
잔에 따르면 분수처럼 터져나오는 그 거품 키스하듯이 훔쳐버리고
들리는 건 목젖 치는 뜨거운 맥주의 폭포 소리
안주론 아쉽지 않게 엄마가 해 놓은 두부무침을 젓가락으로 살며시 반 갈라내고 입에서 굴려봐
캬 오늘도 난 즐거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