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노량진 수산시장 공략글은 1편, 2편만 정독하면 끝이긴 하다...
그런데 막상 가도 뭘 어떻게할지 몰라서 울부짖는 친구들도 보이고, 고닉 파기 전에 쓴 글이라 그런가. 잘 안읽는 친구들도 많아서
1편+2편을 합쳐 실전편인 3편을 써보려고 한다.
하지만 역시, 1편 2편을 정독하는 걸 추천한다...
손님 맞을래요를 외치던 용산 전자상가의 방자함이 잊혀지고
옷을 강매하던 동대문 시장도 세월에 묻혀버린
그리고 그런 것들에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
서울 3대 던전이 천박한 전설이 된 시대에
한 남자가 노량진 수산시장을 걷고 있었다.
오늘 할머니 생신이심
외식할까 말까 고민했는데 두분 다 외식을 막 선호하지 않으셔서, 언제나처럼 노량진에서 회+ 대게를 사오기로 함
이 행동은, 기본적으로 노량진 수산시장 공략글 1편과 2편의 행동지침을 따라서 이루어진다.
1. 일단 성전물산으로 간다
내가 맨날 이야기하던 도매상중 한곳이다.
경매가에서 공임비 5000원 붙여서 판다
경매가가 킬로당 2만원이다? 여기선 2.5만원에 파는거지
이건.... 개꿀이다.
나야 새벽시장도 가지만 새벽에 안가는 대가로 킬로당 오천원쯤은 얼마든지 줄 수 있는 비용이니까
오늘은 뭘 먹을까? 하다가
혐짤주의
일단 대왕자바리랑 능성어를 샀다.
전자는 킬로당 2만원. 후자는 킬로당 3만원.
물론 둘다 A급은 아니고 기형이라 싸게 나온거다마는
나는 둘다 광어보다 좋아한다.
그리고 전자는 광어보다 싼 가격에 후자는 광어랑 값이 같다!
둘 다 다금바리, 붉바리같은 그루퍼과 어종이고 내가 다금바리 붉바리는 비싸서 막 선호 안해도 이건 좋아함
맛은 둘다 광어보다 탱글탱글한 식감
대왕자바리 > 대왕바리 + 다금바리(표준명 자바리) 교잡종인데 단맛 감칠맛 덜한대신 회 조직감이 좋고
능성어 > 단맛 감칠만 대왕자바리보다 좋은대신 회 조직감이 좀 떨어진다
대왕자바리 <<< 그냥 활어로 썰어먹으면 별로라 막 숙성 24시간넘게 하라는 유튜버들이 많은데....
갠적으론 6시간정도만 숙성해서 초장 살짝 찍어먹는게 제일 맛있다
갠적으로 이 자바리과 어종의 가장 큰 장점은 식감과 균형감이라고 생각하는데, 그쯤 숙성하면 얻는거보단 잃는게 많다 봐서.
가격도 싸니까 개인 취향에 따라 여러번 시도해보길 바란다.
2. 그다음엔 대게 사려고 대신씨월드에 갔다
전자는 키로당 2.4짜리 가성비대게
후자는 키로당 3만원짜리 정품
그냥 할머니 생신이라 올 정품으로 살라했는데 저 가성비 상품 좋아보여서 삼
여기도, 1번처럼 경매장에서 물건 떼와 공임비 약간 붙여 파는곳이다
일반적인 소매점보단 확실히 싸서, 나는 여기 아니면 믿음수산 쓰는데... 사장님이랑 친해져서 요즘은 여길 더 많이간다
심지어 저 1번 2번은 딱 붙어있어서 동선상 좋다.
3. 서울수산
사실 어기까지만 해도 양은 충분한데
(대게 1킬로 4마리 + 회 대략 5kg)
뭐 하나 더 하려고 서울수산에 들렸다.
왜? 내가 좀 조합충이거든
오늘 한 저 회 두마리는 '기름진맛' 보단 '입에 짝짝 달라붙는 맛' 에 속하는 생선이다
나나 가족들은 전자보다 후자를 더 좋아하긴 하고(그래서 방어 연어는 안좋아한다) 전자랑 달리 후자는 양 많이 준비해도 안 질려서 ㄱㅊ긴 한데, 그래도 여기 기름진 생선 하나 들어가면 조합이 좋아지거든
여하튼 여긴, 경매장 안거치고 바로 거래처에서 물건 떼오는 도매상이다.
전체적인 가격은 성전물산보다 비싼데, 경매가에 따라 그보다 싼 어종들이 있다.
ex) 지금 저기 2kg짜리 돌돔이 5.9만원임ㅋㅋㅋ
수컷 골라서 먹으면 개이득이거든? 난 이미 먹었다
+ 여긴 A급 활어만 쓴다. 경매장에서 스트레스 안받으니 같은 조건이면 여기가 좋을 수밖에 없다.
벤자리 있길래 두마리만 함
전형적인 여름에 맛있는 생선인데, 조만간 5월 추천어종에서 다룰예정
마리당 700그램 수준으로 상당히 빵빵하다.
4. 회를 구했으면 회를 썰어야한다.
도매상은 싼대신 회를 썰어주진 않기때문
보통은 도매점 고객은 손질전문업체를 쓰는데, 손질전문업체는 킬로당 4000원 받고 손질해주는대신.... 찐빠가 좀 많다
작업량이 많다보니 어쩔수없이 회에 비늘 묻거나 피가 묻는 불상사가 벌어진달까
그래서 나는 아는 소매점에다가 손질을 맡긴다
아무래도 훨씬 깔끔하거든
전문업체랑 달리 킬로당 오천원을 받는데, 친구들끼리 편히 먹을거라면야 손질업체 쓰는게 좋지만 고급어종 먹을때나 오늘처럼 어르신 먹을 회 해야할땐 무조건 여길 쓴다
아니... 할머니 생신잔치에서 내가 준비한 회에 비늘이 씹히면?
어우...
좀 겉보기에도 훨씬 이쁘다
놀랍게도 같은 어종을 뜬 거다.
전자는 위 전라도수산에서, 후자는 손질전문업체에서
개인적으로 도매상 자주 이용하시는 분들이라면 저렇게 새로운 손질루트를 개인적으로 뚫어보는 걸 추천한다
저기가 이름이 마음에 안들어서 가기 싫으시다면, 저기 말고 다른 소매상이라도 말이다.
까놓고 비싼돈주고 돌돔먹을때 막 물맛나고 비늘씹히고 하면 너무 아깝지 않나?
가족이랑 먹는데 살에 생선 피 묻어있어서 비리면 대참사가 아닌가?(물론 대충 돌가자미 친구들이랑 썰어먹을땐 나도 손질전문업체쓴다)
도매상을 매일 쓸수있는 것도 아니고
겨울대방어같은건 개인이 하기 힘들어서.
내가 소매점포에서 먹을땐 3대장보단 저기서 모둠회를 먹는편이다.
아무래도 회 계속 맡기면서 얼굴 익히다보니 잘 해주시거든
여기 맨날 기어오는 덩치큰 빡빡이가 보냈다고 하면, 님들한테도 잘해주지 않을까?
5. 대게도 쪄야한다
옛날엔 북문쪽에 대게 쪄주는곳이 있었는데, 없어졌다
이제 대게 쪄가려면 초장집에서 쪄가야한다
나는 초장집중에 저기 해운대 간다
까놓고 이동네 초장집은 여기나 저기나 별차인 없는데...
저기가 제일 잘 나가거든
남들 하나쓸때 저긴 초장집 세개를 동시에 운영한다
다른 곳보다 공간이 세배란 뜻이다
넉넉한 테이블에서 여유롭게 먹을 수 있다는게 가장 큰 장점
그리고 여기 다니기 전에 초장집 두곳정도 다니던곳이 있는데, 갠적으로 저기 이모님들이 젤 친절하시다
뭐 그래도, 초장집은 안 가고 포장해서 집에서 먹는게 제일 좋다ㅋㅋ
그나마 개인적으로 저기가 제일 낫단뜻
집에 와서..... 대게살을 하나하나 다 발랐다.
아무래도 어르신분들은 직접 까먹는거 안좋아하시니까
네 마리라서 저런거 네개가 나왔는데, 존나 힘들었다
그래도 추천한다.
지금 대게 싸거든. 꽃게보다 싸다.
4인가족이 1인 1대게 해봤자 합쳐서 12만원정도 나올걸
생선은 이런거 두접시가 나왔는데, 미리 떠놓은채로 냉장고에 넣어뒀다
끄트머리가 벤자리
하얀게 대왕자바리(붉바리, 다금바리도 저렇게 나온다)
빨갛고 기름층 뜬게 능성어다
그리고 조금 전 다 먹었다
회 찔끔 남기고 나머지 7명이서 싹싹 쓸어먹음
잔치는 모두 끝났소. 이제 집으로 돌아가시오
해서, 침대에서 글을 남기는 중이다.
이론적인건 1편 2편에서 다 다뤘지만 실제론 어떻게 하는지 알려주고싶어서 3편을 남김
다음 글은 5월 수산물 추천글로 돌아오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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